충남도가 충남도체육회 사무처장에 도 고위직 인사를 내정하고,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정자 A씨는 충남도에서 자치행정국장 등 요직을 지냈지만 체육 관련 경험은 없다. 지원자 중에 체육 분야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이 있었는 데도 무경험자를 내려보내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인사는 당사자가 원치 않은 ‘밀어내기 낙하산’이라는 후평도 나오고 있다. 석연치 않은 임명 과정은 이런 인사평을 뒷받침한다. 공모 결과 7명이 지원하고 그 중 4명이 면접을 봤으나 충남도는 적임자가 없다며 재공모를 실시했다. 여기에 A씨가 원서 마감 5분 전에야 서류를 내고 사무처장으로 내정을 받았다.

도청 공무원들은, 정년을 1년 반 남겨둔 A씨가 체육회로 갈 생각이 없었으나 도가 A씨를 밀어낸 것으로 보고있다. A씨는 “체육 전문가가 아니어서 망설였지만 선발 과정을 보고 지원을 결심했다”며 특혜도 아니고, 밀려난 것도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인사에 대한 현직 공무원의 말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시도에선 승진 TO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이런 식의 밀어내기 낙하산 인사가 종종 이뤄진다. 임기가 남은 당사자는 내키지 않지만 승진 자리가 늘어나는 것이어서 경쟁자와 다른 공무원들은 좋아하는 인사다. 이번 인사도 그런 의혹이 짙다. 체육회를 이끌어갈 적임자를 뽑는 게 아니라 고위직의 승진 자리 하나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썼다는 얘기다.

이번 공모에는 생활체육협의회 중앙본부에서 20년 넘게 일한 체육 행정의 베테랑도 지원했다고 한다. 축구선수로 활약하는 등 엘리트 체육 경험까지 갖추고 있다.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있다는 얘기도 들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충남도는 마땅한 사람이 없다며 그를 탈락시키고 도 고위직 인사를 앉혔다.

충남도 체육회는 작년말 생활체육협의회와 합쳐지면서 연간 예산이 120억 원이 넘고 회원수가 수십 만 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으로 재탄생했다. 이런 점 때문에 대선에 도전하고 있는 안희정 지사 자신의 ‘정치적 필요’에 의한 인사로 보기도 한다. 무리한 낙하산 인사가 이뤄지면서 나오는 의구심이다.

본인 원했든, 밀어내기든, 도지사의 필요에 의한 것이든 낙하산 인사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에겐 딱지를 놓고 본청 공무원을 내려꽂은 전형적인 낙하산이다. 도 관계자는 심사위원을 5명에서 7명으로 늘려 공정성을 기했고, 도지사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회원수가 수십만인 조직을 관리할 사람을 뽑는 데, 인사권을 가진 대선후보 도지사가 몰랐다는 말이니 곧이들을 사람은 없다. 이런 뻔한 거짓말, 낙하산 구태, 이런 것들 안하는 정치 한번 해보겠다는 게 안희정 지사가 외치는 시대 교체 아닌가? 그가 떠오르는 대선후보여서 이번 인사는 더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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