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간염바이러스 증식 억제법 및 감염세포 치료법 기대

위쪽 세포는 바이러스가 감염되지 않아서 면역세포에 의해 쉽게 파괴가 되지만, 아래 세포는 감염된 바이러스가 보호막을 둘러서 면역세포의 공격으로부터 파괴되지 않고 생존하여 결국 만성에 이르게 한다는 내용.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는 김균환 교수(건국대) 연구팀이 B형 간염바이러스로 인한 만성 감염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을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김균환 교수[교신저자]

신구철 연구교수[제1저자]

B형 간염바이러스는 만성간염과 간경화, 간암 유발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진 간염바이러스의 일종이다.

B형 간염바이러스는 만성간염의 원인 중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세포가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면역반응이 일어난다.

면역반응은 바이러스나 세균과 같은 병원체 감염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전이다.

이 반응을 통해 인체는 병원균이 감염된 세포를 제거하거나 세포 내부에서 병원체의 증식을 저해한다.

그러나 면역반응에 의해서도 감염세포가 제거되지 않은 채 바이러스가 계속 증식하며 염증을 유발하면, 간세포는 점점 더 파괴되어 비정상조직(반흔조직)으로 변한다.

이와 같은 현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간의 염증 상태를 만성감염이라 말한다.

만성감염이 지속될 경우  간경화나 간암과 같은 치명적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반흔조직이란 간 손상과정에서 간세포(hepatocyte)가 사멸된 부위에서 간성상세포(hepatic stellate cell)로 대체됨으로서 간이 원래 기능을 못하도록 바뀐 조직을 뜻한다.

이러한 면역반응에 의해서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간세포가 제거되지 않고 어떻게 생존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김균환 교수팀은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이 인체의 면역반응을 어떻게 회피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전을 밝혔다.

B형 간염환자 간 조직에서의 바이러스 단백질(HBx)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서 자가포식(Autophagy)을 촉진시켰다.

B형 간염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 사진 및 모식도

이렇게  촉진된 자가포식 현상은 TRAIL 수용체(receptor)를 분해시킨다.
 

자가포식(Autophagy)은 세포 내에서 손상된 소기관과 단백질 찌꺼기를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현상이다.


 TRAIL은 다양한 면역세포에서 생성되는 감염세포 사멸물질이다.

이는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 표면의 TRAIL 수용체와 결합해 해당 감염 세포를 사멸시킨다.

TRAIL 수용체는 감염 세포 표면에 존재하며 TRAIL과 같은 감염세포사멸물질이 감염세포와 잘 결합할 수 있도록 활성화한다.


그러나 위처럼 HBx에 의한 자가포식 현상이 감염세포의 TRAIL  수용체를 없애면, TRAIL이 감염 세포와 결합할 수 없게 된다.

즉, 인체가 면역반응을 일으켜도 TRAIL 수용체가 분해된 감염세포는 TRAIL과 결합할 수 없으므로 사멸하지 않고 생존하게 된다. 이러한 염증 세포가 지속되면 만성감염 상태로 이어지는 것이다.

교수팀은 HBx가 유발하는 자가포식 현상을 억제하면 TRAIL 수용체가 세포표면에서 증가돼 TRAIL의 공격을 받은 감염세포의 사멸이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균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B형 간염바이러스의 인체 면역반응 회피 원인과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의 생존 이유를 설명하는 기전을 밝힌 것”이라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는 보호하면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법 개발이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교육부 소관 사업)의 지원을 통해 거둔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세포생물학 전문지 오토파지(Autophagy)에 10월 14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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