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 대자보... 지역대학 교수·학생들도 '준비 중'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의혹이 짙어지는 가운데 교수와 학생들의 시국선언이 대학가로 확산되고 있다. KBS 뉴스 화면캡처.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의혹이 짙어지는 가운데 교수와 학생들의 시국선언이 대학가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충남대를 비롯한 대전지역 대학 교수와 학생들도 시국선언 참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청주대 분회 소속 교수들은 성명을 내고 “대통령은 스스로 하야하든지, 그것이 초래할 혼란이 우려된다면 국회가 천거한 신망 있는 인사를 총리로 임명해 국정을 일임해야 한다”며 결단을 촉구했다

이후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져 성균관대 교수 30여명은 27일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며 ‘내각 및 청와대 비서진 사퇴’와 ‘거국 중립 내각’ 구성을 주장했다.

교수들은 “‘국기를 문란시킨 비정상’의 사태를 접하고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며 “대통령은 가능한 빨리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을 전부 사퇴시키고 거국 중립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나랏일을 걱정하는 성균관대 교수 일동’ 명의의 선언문에서 성대 교수들은 “이것이 더 이상의 사회 혼란과 국격(國格) 추락을 방지하는 길”이라며 “이 제안을 받아들일 때 대통령으로서 그나마 나라에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대 교수들도 이날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는데 "비선 실세에 의한 국정농단은 봉건시대에서도 볼 수 없었던 것으로 민주공화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정체성마저 흔들고 있다"며 "국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국가를 혼란에 빠뜨린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책임을 지고 하야하라"고 압박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대학가가 술렁이는 가운데 이화여대와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경희대, 건국대, 한양대, 한국외대 학생들의 시국선언을 시작으로 고려대와 동국대, 서울대, 성균관대, 숭실대, 연세대 등도 시국선언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양대 총학생회는 27일 "평범한 대학생들에게는 '비선실세의 딸' 정유라가 받아온 온갖 특혜 의혹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개인의 부정한 입학과 학점 보장을 위해 대학본부와 교수, 교육부까지 동원해 왔다는 정황은 도대체 우리가 발 디딘 대학에 양심이란 어디에 있는가를 되묻게 만든다"고 개탄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도 같은 날 "우리는 2012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자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지만 대선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은 최순실이 됐다"며 "최순실 사태는 국정농단을 넘어 민주주의에 대한 파괴행위이며 국가의 뿌리를 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배재대에는
배재대 "경각심 갖고 목소리 높여야" 대자보

대학가 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의 시국선언과 집회가 확산되는 가운데 대전지역 대학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배재대에는 '정의로운 사회를 원하는 대한민국 청년' 명의로 "최순실의 꼭두각시 때문에 국민은 세월호, 메르스, 청년실업, 가계부채 등 고통을 받아왔다"면서 "1980년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그 시절 청춘들처럼 우리도 경각심을 갖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내걸렸다. 

대전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교수들의 시국선언과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준비되고 있다"고 했고 또 다른 학교 관계자는 "아직 특별한 움직임은 없지만 이번 주말 대규모 집회들이 열리면 지역 대학가에도 시국선언과 집회가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교수와 학생들의 시국선언 뿐 아니라 시민단체들의 비판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오는 29일 오후 6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20만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의 시국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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