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이주민, 어디에서 왔나…첫마을 입주부터 2016년 8월까지 순이동자수 분석

세종시 인구가 9월말 현재 24만 명(외국인 포함)을 돌파했다. 지난 2012년부터 집중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한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내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면서 전입자가 빠르고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세종시 인구는 어느 지역에서 이사 온 사람들일까?

2012년부터 대전인구 5만 1048명 흡수

2012년 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타 시·도의 세종시로 순이동자수 현황. 통계청 이동인구 통계 분석(세종포스트)
본보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통계청 ‘시‧도간 인구이동 자료’를 분석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첫마을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한 2012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4년 8개월간 세종시 밖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세종시로 전입해 들어온 순이동자수는 13만 4734명(외국인 제외)이었다.

인구이동 통계는 출생과 사망 등 다른 인구 증감요인이 반영되지 않은 전입‧전출자만을 감안한 수치다. 같은 기간 증가한 세종시 인구규모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이유다. 다만 어느 지역 전출자들이 세종시 인구를 채워가고 있는지 힌트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세종시로 가장 많은 인구를 전출시킨 도시는 단연 ‘이웃 대전’이다. 대전에서 세종으로 순이동 한 인구는 2012년 1월 561명을 시작으로 지난 8월까지 5만 1048명에 달했다. 세종시 전체 전입인구의 37.9%에 해당하는 수치다. 세종시 세대 당 평균인구 2.59명을 대입해보면 2만 세대에 가까운 규모다. 순이동은 전입과 전출의 차이를 의미한다.

같은 셈법으로 순이동자수를 분석하면 경기도(2만 1941명, 12.1%), 서울(1만 6269명, 12.1%), 충북(1만 4889명, 11.1%), 충남(1만 4356명, 10.7%) 등의 전출자가 많았다. 이밖에 인천(2969명), 전북(2651명), 광주(1792명), 경남(1519명), 대구(1515명), 부산(1504명), 경북(1489명), 전남(1128명), 강원(1071명), 울산(376명), 제주(217명) 순이었다.

전입인구 10명 중 충청권 6명, 수도권 3명

2012년 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권역별 세종시로의 순이동자수. 통계청 인구이동 통계 분석(세종포스트)
권역별로 봐도 충청권이 압도적이다. 충청권에서 세종시로 움직인 순이동자수는 8만 293명으로 전체 전입인구의 59.6%에 이른다.

수도권 전출자도 4만 1179명(30.6%)이었다. 수도권에 거주하던 중앙부처 공무원과 그 가족들이 행복도시로 얼마나 이주해왔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정부대전청사가 공무원 이주까지 10년 이상 걸렸던 걸 비춰보면 행복도시가 얼마나 빠르게 정착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세종시 이주민 10명을 가정하면 충청권 출신이 6명, 수도권 출신이 3명꼴이다.

이웃들의 위기감 증폭… 행복도시 인구 50만 낙관 못해

충청권 인구의 세종시로의 순이동자수 추이. 2014년 1만 9180명에 이어 2015년 3만 4336명으로 최고점에 이르렀다.
세종시 인구 증가는 이웃 자치단체의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위기감이 가장 큰 이웃은 단연 대전이다.

대전시 인구는 2014년 7월 153만 6349명에서 지속적으로 증감을 반복하다가 지난 9월말 현재 151만 6241명으로 2만여 명 줄어들었다. 2011년 말 수준이다. 행복도시에 입주물량이 대거 쏟아진 2014년과 2015년 두 해에만 무려 3만 3453명이 세종시로 순이동했다.

세종시 인구 증가에 전국 네 번째로 기여도가 높은 충북도 위기감이 크기는 매한가지. 청주는 청원군과 통합 이후 오송‧오창생명과학단지 등 개발호재를 매개로 메트로폴리탄을 꿈꾸고 있지만 세종시가 걸림돌이다. ‘세종시 빨대효과’란 말이 대전보다 오히려 충북에서 더 많이 나올 정도다.

충남은 상대적으로 걱정이 덜한 편이다. 세종시와 인접한 공주시에서 인구가 현격하게 줄었지만 사실상 수도권에 편입된 천안‧아산 등 북부권과 서해안권, 내포신도시 등 다른 인구 유입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충남과 충북의 2012년 세종시로의 순이동자는 각각 2440명, 827명이었지만 갈수록 충북이 충남에 비해 증가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세종으로의 순이동자는 충북이 6753명, 충남이 5479명이었다.

세종시 인구 증가율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정부세종청사 공무원 이주가 한계점에 다다랐기 때문. 주변도시에 대한 ‘빨대효과’에만 기대서는 2030년까지 행복도시 인구 50만 명을 낙관할 수 없어서다.

양동철 세종시부동산연합회 회장(세종해냄 대표)은 “앞으로도 당분간 세종시 인구는 대전시와 충북 등 인근 지자체에서 유입되는 인구들로 대부분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과 대학 등 자족기능 확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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