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신년교례회 부지사가 대신 참석…관가에선 "이건 아닌데"

안희정 충남지사의 신년 초 해외 출장을 놓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도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것이라며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지역 관가에서는 시기 상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

6일 도에 따르면 안 지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6’을 살피고, IT(정보기술)의 메카인 실리콘밸리를 보기 위해 4일부터 12일까지 출장길에 올랐다.

안 지사를 비롯해 김하균 경제산업실장과 조원갑 정책기획관 등 10여명이 동반했으며, 비용은 1인당 500~600만 원 씩, 최소 5000만 원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CES는 사물인터넷과 스마트홈, 스마트카 및 자율주행 등이 키워드로 제시됐으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 기아자동차 등이 참가해 혁신기술과 신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를 비롯한 방문단은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2개 팀으로 나뉘어 콘퍼런스에 참가하고 전시 부스를 참관할 예정이다.

안 지사는 출국 직전 기자들과의 티타임에서 “(자동차 산업이 망한 미국의 디트로이트와는 달리) 핀란드는 노키아가 망하고 나서도 국민경제가 돌아가고 있다”며 “산업계 동향을 현장에서 보면 경제산업비전과 관련된 문제의식을 더 깊이하고, 우리 직원들이 이를 더 구체화시키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돼 출장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요 기관·단체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도민의 안녕과 지역발전을 염원하는 신년교례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부적절한 출장이라는 지적이 관가(官家)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안 지사의 해외 출장으로 4일 홍성에서 열린 여성계 신년교례회와 6일 도청에서 개최되는 <대전일보> 주최 신년교례회, 그리고 7일 열리는 충남북부상공회의소 신년교례회에는 송석두 행정부지사와 허승욱 정무부지사가 번갈아 참석할 것으로 확인됐다.

신년교례회 주최 측 인사는 “역대 행사 중 도지사가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기관 관계자는 “새해 도민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자리에 충남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안 지사가 자리를 비우는 것은 적절치 않은 일”이라며 “CES 참석은 실무 책임자들에게 맡겼어도 충분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