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239>

국가나 조직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나 조직원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것이다. 신뢰야말로 지도자의 생명이며 힘이다. 지도자의 신뢰는 바로 지도자의 솔선수범리더십에서 비롯된다 하겠다.

지도자가 국민이나 조직원의 맨 뒤에서 ‘돌격 앞으로’가 아니라 맨 앞에 서서 ‘나를 따르라’의 솔선수범리더십은 국민이나 조직원에게 감동과 신뢰를 주고 따르게 한다. 改(고칠 개)자를 파자(破字)하여보면,‘자기(己)를 쳐서(攵) 자기부터 고쳐라’고 풀이해 볼 수 있다.

즉 국가나 조직의 지도자가 개혁을 부르짖기 전에 지도자 자신부터 먼저 개혁의 솔선수범을 보이라는 것이다. 지금 이 나라에는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도자나, 정치인을 볼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네들이 발휘하는 솔선수범리더십은 하나 같이 국민을 위한다고 떠들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모두가 정치적 야욕, 정권투쟁에 귀결돼 있음에 국민들은 불신하고 있음이라하겠다.

또한 앞에서는 개혁과 솔선수범을 부르짖으면서 뒤에서는 반개혁적이고 반 솔선수범적인 짓거리로 자신의 사욕을 탐하고 있으니 국민은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오로지 진정한 솔선수범의 리더십으로서 신뢰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서의 하나인 대학(大學)에 혈구지도(絜矩之道)라는 말이 나온다. 혈구지도(絜矩之道)는 ‘자(矩)를 가지고 물건을 재는(絜之) 방법(道)이란 뜻으로 자로 물건을 재듯이 내 마음을 자로 삼아 남의 마음을 잰다. ’또한‘ 내 처지를 생각해서 남의 처지를 헤아린다’는 뜻으로 해석 할 수 있다.

대학에서는 혈구지도(絜矩之道)를 군주의 평천하(平天下) 즉 나라를 태평하게 다스리는 통치의 방법으로 제시 하였다. 혈구지도에서 제시하고 있는 지도자의 리더십은 ‘솔선수범 리더십’이라 하겠다.

▴ 지도자의 솔선수범 리더십은 감동과 신뢰를 준다.

솔선수범 리더십은 옷이나 기물을 만들 때 곡자(직각자)를 대고 그려서 모양이 그대로 되게 하는 것처럼 지도자 자신이 솔선수범하여 국민이나 조직원이 따르게 하는 것이라 하겠다.

대학에 보면 ‘군주가 노인을 섬기는 마음을 지니고 그러한 정책을 펼치면 백성들이 감화하여 나라에는 효의 기풍이 일어나고, 군주가 윗사람을 공경하는 마음을 지니고 그러한 정책을 펼치면 백성들이 감화하여 나라에는 공경의 기품이 일어나고, 군주가 고아나 홀아비, 홀어미 같은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지니고 그러한 사람들을 구휼(救恤)하는 정책을 펼치면 백성들이 감화하여 나라에는 자애의 기풍이 일어나는 것이니 군주가 혈구지도로서 나라를 다스리면 백성들은 군주를 배신하지 않고 따르기 때문에 평천하(平天下) 즉 나라를 태평스럽게 다스릴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지도자의 솔선수범리더십은 감동과 신뢰를 주어 국가나 조직을 태평스럽게 이끌 수 있는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솔선수범의 밑거름이다.

지도자가 국민이나 조직원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솔선수범리더십이 필수적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도자는 지신의 입장이 아니라 국민이나 조직원의 처지에서 헤아리고 이해하려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남의 처지를 먼저 헤아려서 내 처지로 미루어야 하는 것이다.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경공(景公)은 따뜻한 방에서 여우 털로 만든 옷을 입고 눈 오는 바깥을 보며 재상인 안자에게 말했다. ‘올해는 눈이 많이 내렸지만 봄 날씨처럼 조금도 춥지 않아’ 그러자 안자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옛날의 현명한 군주들은 자기가 배불리 먹으면 누군가가 굶주리지 않을까를 생각하고 자기가 따뜻한 옷을 입으면 누군가가 얼어 죽지 않을까를 걱정했습니다’라고 했다.

이 이야기처럼 군주가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백성의 처지에서 헤아리지 못하면 즉 역지사지의 자세가 되어있지 않으면 백성을 위한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지도자는 국민, 국민은 지도자, 여당은 야당, 야당은 여당, 행정기관은 주민, 주민은 행정기관, 사용자는 근로자, 근로자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즉 자기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서 역지사지하여 헤아리고 이해할 때 소통이 이루어지고 지도자는 진정한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렇다. 솔선수범하고 역지사지하는 나, 그리고 지도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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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토요반)
C반 (매주 토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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