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232>

나라에는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국가 전략이 필요하며 사람에게는 인생 백년대계를 위한 인생전략이 필요하다.

세계에서 중국만큼 원대하고도 치밀한 국가전략으로 발전한 나라도 없는 것 같다. 19세기 열강의 식민지배까지 받으며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던 중국이 오늘날 미국과 쌍벽을 이루는 강대국으로 급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1978년부터 등소평이 개방개혁을 시작하면서 세웠던‘도광양회’전략이 그 원동력이 되었다 하겠다.

▴ 우리도‘도광양회’의 국가전략으로서 국가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도광양회(韜光養晦)는 ‘빛을 감추고 어둠속에서 힘을 기른다’는 뜻의 고사성어로 자신의 재능(뜻)을 밖으로 드러내지 말고 실력을 쌓으면서 때를 기다리라는 뜻이다.

이 고사성어는‘삼국지’에서 유래하였다. ‘유비’가 본격적으로 자기 세력을 규합하지 못하던 시기에 ‘조조’의 식객으로 있었던 때가 있었다. ‘유비’의 가능성을 본 조조는 유비를 정성과 예의를 다해 대접했다.

그러나 조조의 부하들은 한사코 유비를 죽여서 후환을 없애야 한다고 간언했고 이에 조조는 유비의 그릇과 야심을 알아보기 위해 유비를 시험해 보기로 한다. 조조는 어느 날 한가로이 밭농사를 짓고 있던 유비를 불러 함께 술자리를 했다. 이런저런 환담을 나누던 중 조조는 유비에게 큰 소리로 "천하의 영웅은 그대와 나 단 둘 뿐이네."라고 말했다.

유비는 이 말을 듣자마자 깜짝 놀라 숟가락을 떨어뜨렸고 때마침 천둥 번개가 치자 더더욱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조조는 이러한 유비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한 후 유비는 그릇이 작아 도저히 천하의 영웅이 될 자격이 없다는 확신을 해버리고 유비에 대한 경계심을 풀었다.

하지만 이는 조조가 경계심을 풀도록 일부러 몸을 낮춘 유비의 계책이었다. 만약 이때 유비가 조조 앞에서 졸장부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영웅의 모습을 보였다면 분명 유비는 조조에게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위기를 넘긴 유비는 실력이 길러 질 때까지 도광양회하면서 때를 기다려 훗날 조조와 중원의 패권을 다투게 되었고 적벽대전에서 조조를 크게 물리쳤다.

1979년 미국을 방문한 ‘등소평’은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야구를 관람하는 등 미국지도자들의 환심을 사기위해 온갖 제스처를 썼다.

이처럼 등소평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에게는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풀도록 하는 한편 국내적으로는 흑묘백묘(黑猫白猫) 정책으로서 내실을 기하는데 총력을 다했다. 그 결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중국에 많은 돈과 기술을 지원하였고 그것이 오늘날 세계 강국의 중국을 만드는 토대가 된 것이라 하겠다.

우리나라의 대외전략에 있어서도 ‘도광양회’ 전략이 필요한 것 같다. 예를 들어 독도문제에 있어서 상대국 일본은 은밀하고도 치밀하며 그리고 꾸준하게 ‘독도’전략을 진행해오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전략도 없이 일본이 도발해 오면 그 때가서 냄비근성으로 불끈 달아오르기만 할뿐, 얼마 안가서 유야무야 되곤 한다. 우리나라의 국가정책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되었을 때만 반짝 끊어 오르는 냄비전략이 아니라 도광양회의 국가전략으로서 치밀하고도 지속적이고 그리고 내실 있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도광양회’의 인생전략으로서 성공, 승리의 인생이 되도록 해야 한다.

뜻이나 목표를 세웠으면 이루어지기 전에 함부로 드러내지 말고 남모르게 실력을 갈고닦으면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 즉 ‘도광양회’하면서 뜻을 펼칠 기회를 잡아야 한다.

직장인은 서로가 선의의 경쟁자이다. 경쟁에서 앞서고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도광양회’ 전략으로서 승리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입사하였을 때 먼저 그 회사의 승진시스템을 파악하여 남모르게 그에 대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야 할 것이다.

성공한 어느 직장인의 예를 들어 보겠다. 신입사원으로 출발하여 주임, 대리까지는 큰 과오가 없는 한 자동승진이 되나 승부는 과장에서 이루어진다는 회사의 인사시스템을 파악한 그는 어학공부, 발표능력, 프레젠테이션, 업무에 대한 전문적 실력을 쌓는 등 무려 7년을 남모르게 준비하였다.

어느 날 사장이하 전 직원이 참석하는 ‘업무능력평가대회’가 열렸다. 그는 그 동안 숨겨왔던 모든 실력을 발휘함으로써 그 능력을 크게 인정받았다. 그 후 그는 초고속으로 승진하여 지금은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임원이 되었다. 성공한 이 직장인처럼 신입사원으로 들어와 7년이라는 시간을 그냥 덧없이 흘려보냈다면 그는 승리자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7년의 시간을 ‘도광양회’의 전략으로서 실력을 쌓고 기회를 기다렸기 때문에 그는 성공한 직장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 그렇다. 인생은 도전과 경쟁의 연속이다. ‘도광양회’로서 성공, 승리의 인생이 되어야하지 않겠는가.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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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토요반)
C반 (매주 토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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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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