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는데’, 바뀔 준비가 되어있는데’, 아빠가 될 준비가 되어있는데."

나우영화치료연구소가 상상시네마클럽에서 상영하고 있는 영화 <디센던트>는 남편인 변호사 맷의 이런 대사로 시작된다.

화면마다 바뀌는 자연풍경에서 광활함, 공허함, 받아들임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정의 변화를 자신의 몫으로 남겨놓고 영화는 진행된다.

맷의 아내가 보트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고, 그 상태로 주어진 생명의 시간이 짧아지자 그 모든 것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엄마의 소식을 알리고자 큰 딸을 찾아간 맷, 결국 큰 딸은 ‘망할 엄마’라는 단어로 분노의 감정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큰 딸의 분노는 여기에 있었다. 크리스마스 때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눈 엄마, 그런 다음 그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 그 속의 진실을 들은 맷은 미친 듯이 그 남자를 찾으러 간다.

늘 일에 바빴던 맷. 자식들에게는 존재가치가 없었던 아빠의 자리, 아내에게도 어떤 의미의 남편이었을까. 영화는 이를 관객 각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결국 아내의 생명은 안락사로 결정이 되고, 남편은 그 아내를 안으며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사랑하는 감정의 정도에 따라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슬픔의 크기가 다르다고 말을 한다. 쉽게 떠나보낼수록 현실로 돌아오는 시간은 빠르다. 가슴에 남는다는 거! 그것이 사랑이란 이름이든 애증이란 이름이든 어떠한 존재 자체의 형태라는거! 그 어떤 것도 소중하다라는 것이다.

상담에서 말하는 과잉은 모든 문제의 원인이 된다. 과잉보호, 사랑도 과하면 집착이 돼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부모와 자식간이든, 부부간이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조차도 정말 중요하게 작용되고 있는 부분이다.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어떻게 들으면 약간 비관적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상당히 소중한 단어임을 확실하다. 요즘엔 이런 문장도 흔히 보인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세요’.

사람 관계는 아무리 잘해주고 아껴준다고 해도 떠날 사람은 떠나게 되어 있고, 아무리 악하게 내 쫓으려 해도 내 옆에 있을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흔히 우리가 후회하는 것은 옆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하지 않을 때 미련이 남게 된다. 작은 것에 감사하며 행복해 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지만, 그리 어렵지 않다는 사실.

지금 바로 내 옆을 보세요.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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