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의 행복한 인성이야기]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부대표| 동화작가

서울 유명대학에서 ‘화장실 막말녀’가 네티즌을 뜨겁게 했다. 여자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고 있던 여대생이 미화원에게 막말을 한 일이다. 화장을 고치고 있던 여대생은 먹다 남은 우유를 세면대 위에 올려놓는다. 미화원이 우유를 치우지 않자 여대생은 따지듯 ‘이건 왜 안 치우냐?’ 물었다. 미화원이 우유가 남아서 안 치웠다 말하자 여대생은 ‘더럽다. 꺼져라’며 화를 낸다. 상황을 정리하고 강의실에 앉아 있는데 미화원이 강의실에 들어오자 ‘이 아줌마가 미쳤나. 빨리 꺼져라’ 며 막말을 쏟아냈다.
 

미화원 딸이 인터넷에 사건을 도와 달라 호소했다. 마침 화장실에 있던 누군가 대화를 녹음한 걸 인터넷에 올려 사건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해당 학교, 학과 홈페이지는 네티즌의 비난 글을 쏟아냈다. 결국 여대생은 눈물을 흘리며 미화원께 사과하며 사건은 종결되었다.   여대생의 잘못된 인성과 그것을 언어로 표현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더 큰 일은 여대생의 신상정보가 지금도 인터넷에 지금도 떠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인성의 문제와 잘못된 언어습관으로 평생 낙인이 찍힌 한 예이다. 언어습관은 자신을 드러낸다. 습관에 욕설이 있다면 그것은 욕설 속에 자신이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 가르치던 아이가 심한 욕설을 했다. 시간, 장소, 상대를 가리지 않았다. 심한 욕을 먹은 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날 욕의 어원을 공부했다. 어느 날 그 학생의 입에서 욕이 나오자 작심을 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학생의 욕을 따라했다. 토시하나 바꾸지 않고 억양까지 그대로 따라했다. 그리고 욕에 대해 풀이해 주기 시작한다. ‘그것은 남자의 성기를 말하는 것이란다.’ ‘그것은 여자의 성기를 말하는 것이란다.’ ‘그것은 엄마를 심하게 욕하는 것이란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자연스럽게 욕을 따라하는 것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거기에 욕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와 욕의 어원과 해설까지 들으니 더 이상 욕을 할 수가 없다. 아이들은 뜻을 모르고 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언어습관도 점검해야 할 일이다. 언어학자들은 보통 생후 18개월을 전후해 부모의 언어습관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영유아기에 듣는 부모의 공격적인 언어는 아이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지만 정작 말을 한 부모는 이를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아이들의 욕 문화는 친구들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죽겠다" "내가 못살아" "끝까지 못할 거면 하지 마!" "내가 너를 낳고 미역국을 먹었다니."
 "네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내가 뭘 더 바라겠니?" "너 계속 바보처럼 굴 거야?"
 
혹시 자녀에게 이렇게 비아냥거리거나 악담을 한 적이 있는가. 만약 그런 부모라면 아이의 성공을 돕기는커녕 자녀를 망치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런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충분한 자신감도,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인 자존감을 갖기 어렵다.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자존감이 바닥이면 사회에 적응하기도 어렵다. 부모들의 이런 언어습관은 아이들의 미래를 망치는 길이다.
 
말은 마음을 보여주는 거울이다. 말에 따라 마음도 달라진다. 아이의 잘못된 욕설이나 은어를 원래의 언어로 알려주며 고쳐나가자. 또한 부모의 언어습관도 점검할 일이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