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의 행복한 인성이야기]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부대표| 동화작가

청소년들이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즐거운 대화가 왠지 이상해 보인다. 바로 욕설과 은어가 넘치는 대화다. 그러다 “지금부터 욕설이나 은어를 쓰지 않고 말해 보세요.” 말이 떨어진다. 남학생은 답답해 머리를 쥐어뜯고, 여학생은 가슴을 두드린다. 서로 대화가 안 통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배경 음악에는 국카스텐의 [어서 말을 해]가 흘러나온다. 욕설과 은어 없이 대화가 안 되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꼬집은 공익광고다.
 

통계를 봐도 청소년들의 욕설수준은 심각하다. 2014년 전국 초, 중, 고 남녀학생 1,26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욕을 습관적으로 쓴다’ 고 25.7%가 답했고 이어서 ‘남이 쓰니까 사용한다’고 18.2%가 답했다. 욕설이 청소년 언어생활의 일부분이 된 것이다. 욕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연령은 초등학교 고학년이 가장 많았고, 지속해서 욕을 한다고 답한 연령은  초등학교 5.5%, 중학교가 17.1%, 고등학교 16.2% 순으로 나왔다. 중학교 넘어가면 10명 중 1명은 욕을 습관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욕설과 은어는 존재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 사이에선 욕설이 친밀감의 표현인 경우도 있고, 집단문화의 일종이라 말한다. 친밀감과 집단문화인 욕설은 하지 말라고 다그치면 더 하고 싶은 게 심리이다. 

말은 음성으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수단이며 사람의 됨됨이를 나타내는 척도다. 우아하고 품위 있는 언어는 사람을 감동시키며 믿음을 주게 된다. 바르고 고운 말씨는 때로는 꽃이 되어 주변을 향기롭게 만든다. 거칠고 상스러운 말씨는 가시가 되어 사람에게 상처를 입힌다. 바르고 고운 마음에서 나오는 말투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개인의 소중한 재산이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자신을 품격 있는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자신의 품격을 만드는 언어도 습관이다. 욕설과 은어가 베여있으면 자신도 모르사이에 쏟아내기 마련이다. 자녀가 정말 중요한 자리에서 자신도 모르게 욕설과 은어를 사용하여 말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개인적 불이익은 물론, 가정 역시 이미지가 깎인다.

문제의 심각성은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욕설들이 성장기 청소년들의 뇌세포 생성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전전두엽이 장애를 받게 되면 성인이 되어도 회복이 되지 않는다는 심각성을 알아야 한다. 작은 자극에도 감정 조절을 못해,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느낀 나머지, 잔인하고 격멸적인 욕설인 ‘또래 언어’들을 생산하게 된다. 그래서  인격 형성에 악영향을 가져와, 각종 청소년 범죄를 낳기고 한다. 사람의 마음속에 보이지 않는 상처를 남기면서 정신과 영혼까지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 부모의 언어습관 점검 후 아이에게 욕설이나 은어의 어원을 교육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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