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용 칼럼] 한윤교씨 “대전시 협조해주면 10개 유치”

김학용 주필
지역 프랜차이즈 업체 가르텐의 한윤교 대표(53)가 대전시에 대해 가지고 있는 바람을 소개하려 한다. 기업 민원은 아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아이디어다. 이 기사가 터무니없는 것이라면 필자의 식견과 판단력이 부족해서 그의 주장을 과대평가한 것일 뿐이다. 그러나 필자는 대전시가 귀를 기울여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프랜차이즈 100대 업체, 대구 8개 대전 1개

한 대표는 생맥주 프랜차이즈 업체 가르텐의 CEO다. ‘냉각 테이블’ 아이디어로 회사를 차려 연매출 300억원 규모로까지 키웠다. 작년에는 매경이 선정하는 100대 프랜차이즈 업체에 들어간 기업이다. 2만2000개 프랜차이즈 업체 중 100등 안에 드는 대전 업체는 가르텐이 유일하다.

국내 100대 프랜차이즈 업체가 전부 서울에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수도권에 본사를 둔 곳은 60개 남짓이고 나머지는 지방에 있다. 100대 업체가 부산에는 10개 이상이고 대구에도 8개나 된다. 전북과 제주 역시 프랜차이즈 업종이 활기를 띠는 지역이다.

프랜차이즈는 ‘음식문화’를 개발하고 ‘특화된 서비스’로 고객을 끄는 업종이다. 첨단기술보다는 아이디어와 브랜드로 승부하는 분야다. 따라서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도 얼마든지 성공이 가능한 업종이다. 중국까지 유행을 불러온 ‘치맥(치킨+맥주)’의 원산지는 서울이 아니라 대구다.

지방에서 돌풍 일으키는 프랜차이즈 사업

지방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 바로 대구다. ‘치맥’이 히트를 치면서 전국적으로 경쟁력을 갖는 업체가 대구에서 줄지어 나왔다. 프랜차이즈가 지역 경제에 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섬유산업의 쇠락으로 죽어있던 대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북도 강세지역이다. 유명한 임실치즈피자는 전북이 소재지다.

대전은 프랜차이즈의 불모지다. 가르텐도 원래는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었다. 2013년 대전으로 내려오면서 비로소 100대 프랜차이즈 업체를 갖게 되었다. 한 대표는 대전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뒤 서울로 진출해서 규모를 키워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프랜차이즈 사업 대전이 가장 유리한 이유

프랜차이즈에 관한 한, 대전이 서울보다 불리할 게 없다고 판단했다. 우선은 대전이 서울보다 임대료가 훨씬 저렴하다. 그는 대전으로 내려오면서 사무실 임대비용을 월 2500만원이나 줄였다. 절반 정도 줄었다.

대전이 지리적으로 중앙에 위치해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그는 “프랜차이즈 업종은 지점(가맹점) 인력에 대한 교육이 많아 대전이 어떤 지역보다도 좋은 조건을 갖췄다”고 말한다. “대전은 프랜차이즈의 메카가 될 수 있다”고 그는 확신한다.

대전시가 여건만 조성해준다면 수도권에서 대전으로 내려올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많다고 했다. 연간 100억~150억 매출이 가능한 업체 10개 정도는 유치해올 수 있다고 그는 자신한다. 그의 말이 실현된다면 대전에는 연간 매출액이 1000억~1500억 원에 이르는 기업이 하나 생기는 셈이다.

한윤교 가르텐 대표

한윤교 대표 “대전시 도와주면 10개 유치해오겠다”

고용 창출과 세수 증대 등 지역경제 기여 효과로는 대전 지역 건설업체 2위인 금성백조(연 매출 3000억)를 훨씬 능가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또 돈이 전국에서 대전으로 들어오게 될 뿐 아니라 대전으로 교육 받으러 오는 인력들이 많아 지역경제를 살찌우게 될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현실화되려면 대전시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전시가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우선은 임대료를 일정기간이라도 적절한 수준으로 보장해주는 게 필요하다. 대전시가 30억원 정도를 대면 가능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그는 대전시가 ‘프랜차이즈 타운’ 같은 것을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사무실이 여러 곳으로 분산돼도 문제는 없다. 그러면 자신이 10개 정도는 유치해오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그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무엇보다 대전시 공무원들의 소극적 태도가 문제다. 대구시가 프랜차이즈 사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교육프로그램을 대전시 공무원들에게도 갖다 줬지만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지금도 그런 상태다. 이 때문에 기자한테까지 이 문제를 하소연하게 되었을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 하는데 대전은 못하는 ‘지원’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지원 문제가 제조업과 다른 점은 있다. 대전시 공무원은 “자치단체는 프랜차이즈 같은 ‘소비성 사업’에 지원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했다. 이게 대전시의 기본 입장 같다. 그러나 다른 시도에선 사실상 프랜차이즈 사업을 제조업으로 등록하는 방법으로 지원한다고 한다.

대전시도 편법을 쓰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만 명분이 충분하다면 대책은 나올 수 있다. 공무원 차원에선 어렵다면 시장이 나서야 한다. 시장까지 법조문 타령만 한다면 시민들이 선거로 시장을 뽑을 이유가 없다. 관선시장보다 나을 게 없다.

대전시는 돈 핑계도 대고 있는 것 같다. 이건 더 말도 안 된다. 원도심을 활성화 한다며 160억원이나 들여 만든 ‘스카이로드’는 원도심의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어린애들도 한번 구경으로 끝날 구경거리를 상가 활성화 대책으로 내놓은 것은 대전시의 판단 미스가 아니다. 처음부터 누군가의 배만 불리는 사업이었다.

스카이로드 비용 5분 1만 들여도 가능

한 대표의 주장대로라면 그 돈의 5분의 1만 들여도 큼직한 업체 10개를 대전으로 끌고 올 수 있다. 그의 아이디어가 현실적으로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더는 알지 못한다. 대전시가 검토해보면서 추진해봤으면 한다. 결과는 무엇보다 대전시의 ‘자세’에 달렸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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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에게 개인 사업을 하는 분이 이런 일에 왜 그리 열심이냐고 물어봤다. 그는 “대전이 고향이고 대전에서 성장했는데 뭔가는 고향에 돌려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그는 프랜차이즈협회 대전충남지부장을 맡고 있다. 협회를 활성화시켜야 하는 지부장의 소임도 있을 것이다. 그는 회사 직원들과 함께 매월 2번씩 독서 시간을 갖는 ‘독서경영’을 하고 있다. 기업이나 개인이나 공부가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했다.

*기자는 한 대표를 그제 처음 봤지만 디트뉴스의 광고주다. 그 보답으로 가르텐을 홍보하는 데 그친다면 민망하고 부끄러운 기사다. 하지만 그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걱정할 일은 아니다. 걱정은, 혹여 이 기사 때문에 가르텐이 대전시 공무원들 눈밖에 나는 결과만 초래하는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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