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창호의 허튼소리] 경제는 밥(법)먹고 싶어한다

어느덧 가을이다. 조금 이르긴 하지만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는 좋은 계절이다. 여러 가지 과일들이 익어가고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머지않아 들녘은 황금빛으로 물들 것이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흥겹기는커녕 시름이 깊다. 나라 경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일 안하는 국회 언제까지 지켜볼 것인가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소 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냐/

날이 훤히 밝았는데도 늦잠을 자고 있는 머슴아이를 깨우는 내용의 옛 시조다. 조선 선조 때의 문신  남구만이 지었다. 국회의원은 국민들의 머슴에 다름없다. 헌데 그들은 지금 일하지 않고 마냥 놀고 있다.

경제가 어려우면 국회의원들이 더 열심히 일해서 국민들의 시름을 덜어줘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국회는 4개월이 넘도록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은 물론 서민생활안정법안까지 외면한 채 단 한건의 법률안도 처리하지 않고 있다. 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국무총리,대통령까지 나서 경제 살리기에 필요한 법안만이라도 통과시켜달라고 호소해도 소귀에 경 읽기다.

그들은 얼굴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모르고 염치도 없는 것 같다.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위기 상황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범법 혐의를 받는 제 식구 감싸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얼마 전 뇌물혐의를 받고 있는 송 모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시킨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그러면서 세비는 꼬박꼬박 타간다. 게으른 머슴에게 새경을 줘야하는 주인으로서는 부아가 나지 않을 수 없다.

일 않고 놀고먹는 머슴은 바꿔야한다

논밭에 잡초가 무성하도록 일하지 않는 머슴은 쫒아내고 새 머슴을 들여야 한다.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혹자는 현 제도 하에서 그들을 쫒아내고 싶어도 방법이 없지 않느냐 할 지 모른다. 그렇다고 체념만 해서야 되겠는가. 게으른 머슴을 바꾸고 입법부의 독재를 막으려면 주인인 국민들이 힘을 결집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 

국민투표를 통해 국회를 해산하는 새 제도를 만들면 된다. 대통령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제안한 국회해산(안)을 국민들이 알 수 있게 10일 정도 공고한 후, 2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붙여 투표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국회를 즉시 해산하는 것이다. 이후 총선거를 실시해 구성되는 국회는 임기를 새로 개시하도록 하면 된다. 이는 국정감사권과 국정조사권을 가진 입법부에 대한 행정부의 견제를 보장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국민투표로 국회를 해산하는 새 제도 만들자

이러한 제도를 만들자면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 극렬한 저항이 예상된다. 자기들의 운명이 걸린 사안에 대한 관련법의 제.개정을 기피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도도한 민심의 물결을 막아보려는 어리석은 삽질에 불과할 것이고, 오히려 더 큰 국민적 저항만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제 국민들이 모두 나서 일하지 않는 국회를 응징해야 한다. 입법 청원을 하고 이를 줄기차게 밀어붙여 국회 해산 제도를 관철시켜야 한다.

국가원로, 헌법학자, 정치학자들이 나서고, 정치평론가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 사회지도층과 시민단체들도 힘을 보태고, 신문과 방송에서는 특집기사와 특집 방송으로 국민 여론을 고취시켜야 한다. 또, 범국민적 조직체를 만들어 시.도 단위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 국회를 압박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그들이 아무리 입법권을 가졌다 해도 국민들의 결집된 힘을 이길 수 있겠는가?  위대한 민주주의는 위대한 국민만이 창출할 수 있다.

입법부 개혁을 통해 선진국의 문턱을 넘자

양질의 인물들로 입법부를 다시 구성하게 되면 국회가 국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라 믿는다. 또, 입이 험한 막말 꾼과, 불(不)자와 부(否)자도 구분 못하는 무식쟁이를 비롯한 무자격자들을 걸러 내는 계기도 될 것이다. 

물론 정부도 국가 발전과 국민 생활 향상을 위해 역할을 다해야 한다. 사법부도 사회 정의를 실현함에 있어 올곧은 판결로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행정과 사법은 입법부의 법 제정으로부터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국회 개혁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국회가 무능하면 국민들만 피해를 본다.

따라서 개점휴업 상태의 국회를 퇴출시켜 신장개업해야 한다. 국민소득 3만 불을 넘고 선진국 문턱을 넘기 위해서도 일 못하는 입법부를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 전국의 유능한 식자층부터 이에 앞장서 주길 간절히 바란다.  국민들이 흔쾌히 따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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