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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지방자치 구원투수 기대
공무원노조 지방자치 구원투수 기대
  • 김학용 주필
  • 승인 2014.07.0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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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노조 성명서 주목
  김학용 주필  
 김학용 주필

지난 6.4 선거는 사실은 ‘지방선거’가 아니었다. 현직 대통령을 평가하고, 여당과 야당에 대해 점수를 매기는 ‘중앙선거’였다. 세월호 영향과 대통령 지지율의 등락에 따라 후보들이 울고 웃는 가운데 선거가 끝났다. 

단체장이 독선과 부패에 빠지는 이유

이런 식의 선거에선 후보의 능력이나 도덕성은 중요하지 않다. 국회의원 등 공천권을 쥔 사람에게 잘 보이면 묻지도 않고 공천한다. 이렇게 해서 자치단체장이 된 사람일수록 성실하게 일할 가능성은 낮다. 운만 좋으면 실적에 관계없이 4년 뒤에도 당선될 수 있을 텐데 열심히 할 이유가 없다. 이런 자치단체장들은 독선과 부패의 늪에 빠지거나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4년을 허송한다.

주민들도 작금의 지방자치가 이런 상태에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러나 시장 군수 구청장이 검찰에 불려다니는 모습을 보기 전에는 자기 고장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거의 모른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아무리 개판을 쳐도 한통속인 지방의원들이 입을 다물고 있고 자치단체장에게 손을 벌려 먹고사는 지방언론도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선거가 ‘중앙선거’와 ‘운(運)선거’로 치러지고 있는 데는 이런 이유도 크다.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4년 간 치적을 주민들이 제대로 알 수 있다면 지방선거는 훨씬 의미있는 선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보다 유능한 인재들이 지방자치의 주역으로 나설 수 있다.

지방언론 제 역할 못하면 ‘어둠속의 지방자치’ 못 벗어나

어떻게 해야 주민들이, 자기 지역 자치단체장이 일을 제대로 하는지 못하는지 알 수 있을까? 가장 큰 책임은 언론에 있다. 특히 지역의 실상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지방언론의 책임이다. 지방언론이 건강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지방자치는 백년하청이다.

안타깝게도 지금 지방언론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자치단체장이 지방언론의 최대 ‘스폰서’로 올라서면서 언론은 비판과 감시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지방언론이 한통속이 되면 주민들은 자기 지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자치단체장은 자신의 ‘이미지’에만 신경을 쓰게 돼 있다. ‘일’은 뒷전이면서 ‘말’만 중시하게 돼 있다. 일에만 매달려도 눈코 뜰 새가 없을 시도지사들이 앞다퉈 책을 내고 인터넷에 글을 올리며 SNS에 빠져 시간을 보낸다. 어떤 단체장들은 문자를 주고받느라 간부회의 중에도 스마트 폰에 손이 가 있다.

4년~8년 지나도 단체장이 무슨 일 했는지 몰라

시도지사와 군수 구청장이 이런 식으로 일하면 4년 임기를 다 채워도 실적이 있을 수 없다. 타고난 운이나 득표의 기술로 재선 삼선까지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세울 업적이 없으니 다음 선거가 돌아오면 곤혹스럽기 그지없다. 

지금의 지방자치에선 주민의 대표인 자치단체장을 뽑을 때도, 그가 재직중일 때도, 심지어 그가 임기를 다 채우고 물러날 때까지도 주민들은 그가 누군지를 잘 모른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그가 시장으로서 도지사로서 군수 구청장으로 무엇을 했는지 거의 모른다.

언론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어둠 속에서 죽어가고 있다. 운좋게 단체장이 된 사람은 독선 혹은 무능으로 4년을 보내면서 자기 사람 심기에게 열을 올리고, 부패와 혼선으로 세금만 낭비하다 물러난다. 이런 자치단체장들이 전국에 부지기수다. 지방자치가 어둠속에 벗어나지 않는 한 이런 상태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공무원 노조, 지방행정 투명성 높이는 역할 기대

이 점에서 나는 지난 주 대전시공무원노조가 발표한 성명서를 주목해 보고 있다. 노조는 새 시장에게 갈등을 화합하고, 낙하산 인사 보복성 인사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면서 시의원들에게는 인사와 이권에 개입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시장과 시의회(시의원)에 대한 평가를 매년 실시하여 시민에게 밝히겠다고 다짐했다. 노조는 새로 취임하는 권선택 시장을 겨냥해서 낸 성명서는 아니라고 했다. 6개월 전부터 준비해온 것이라고 한다.

여황현 노조위원장은 “인사 문제가 강조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보다는 지방행정의 투명성과 객관적 평가에 노조가 노력해보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대전시 노조는 지난 몇 년 동안 간부들을 평가, ‘베스트 공무원’과 ‘워스트 공무원’을 뽑으면서 정작 최고 책임자인 시장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조의 새 집행부는 시장과 시의회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시도해보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위해 시민 언론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기구를 구성해서 평가의 항목과 방법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만든 평가 시스템으로 적어도 매년 1번씩 평가하고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겠다는 게 노조의 생각이다. 대전시뿐 아니라 충남 세종 충북 등 다른 자치단체 공무원노조와도 연대하여 4개 광역자치단체를 공동 평가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물론 이는 다른 노조가 동의해야 가능할 것이다. 각 시군 시군구 공무원노조와 시도 교육청노조도 대전시 노조처럼 해보면 좋겠다. 궁극적으로 전국 지방공무원노조가 지방자치의 운영의 한 축을 맡으면 어떨까 한다.

이른바 ‘공무원 노조의 단체장 평가제’가 가능해진다면 어둠속에 방치돼 있는 지방자치를 보다 투명하게 하고 지방행정을 민주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노조 구성원 자신들이 자치단체장 인사권 아래 있다는 점에서 노조의 역할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게 가능하다면 ‘최고의 지방권력’ 자치단체장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행정의 투명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는 수단이다. 공무원 노조가 제2의 지방의회 기능도 할 수 있다. 노조가 단체장은 물론 지방의회까지 감시하면서 지방행정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불신받는 지방의회 대신해서 단체장 감시를

교육공무원 노조인 전교조가 권력투쟁 기구처럼 된 것은 아쉽지만 교육현장을 보다 투명하게 하고 민주화하는 데 기여한 건 사실이다. 지방공무원 노조도 지방행정을 민주화하고 지방자치를 살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노조의 소임은 공무원의 권익을 지키고 향상시키는 데 있지만 지방자치를 살리는 구원투수 역할에 나선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다만 노조는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또 하나의 ‘권력기구’로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노조가 공무원 자신들의 이익에만 너무 집착하면 공정하고 객관적인 감시가 어렵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가령, 단체장의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는 것은 맞지만 공무원의 승진 기회 때문에 필요한 ‘공직 개방’까지 반대한다면 시민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지방자치에 대한 노조의 역할에는 제도적으로도 여러 제약이 있겠지만 그래도 나는 공무원노조가 지방자치를 살리는 데 앞장서 봤으면 한다. 특히 불신받는 지방의회를 대신하는 역할을 하면서 지방자치를 어둠속에서 건져내는 노력을 해봤으면 한다. 권선택 시장은 대전시 공무원노조와 함께 죽어가는 지방자치를 구하는 데 앞장섰으면 한다.

[대전시 공무원노조가 발표한 성명서]

- 市 노동조합 … 민선6기 당선인 시?의정 활동 이행평가 매년 실시 -

지난 6?4 지방선거를 통해 시민을 대표하는 민선 6기 대전시장과 대전시의원으로 당선되신 것을 대전광역시청공무원 노동조합원(위원장 여황현)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우리 노동조합(제4대)은 지난해 9월 “시민의 행복한 삶, 조합원과 함께”라는 슬로건 아래 소통과 화합, 관행개선, 직장분위기 개선을 주요 실천과제로 삼아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앞으로 펼쳐질 민선6기 대전시정은 우리 노동조합의 목표와

가치실현, 실행력 확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바 대전시장 당선인과 대전시의원 당선인에게 다음과 같이 바라는 바입니다.

첫째, 당선인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선거로 인하여 둘로 나눠진 지역의 민심, 경쟁과 갈등의 구조를 봉합하고 치유하는 일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의 행복과 지역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공무원을 지시와 감독의 대상이 아닌 시정운용의 동반자로서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는 믿음과 신뢰의 마음가짐에서 출발된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둘째, 과도한 권력과 권한을 남용하여 조직을 무기력화해서는 안된다.

선거 후보자 시절 당선을 위하여 선심성 공약이나 여론몰이용의 보여주기 식 약속을 하였다면 이제는 책임감을 갖고 그 실행여부에 대해 꼼꼼히 따져 봐야한다. 무조건적인 사업추진이나 갈아엎기 식의 정책결정은 조직의 무기력을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시민에게 그 피해가 오롯이 전가되기 때문이다.

특히 민선6기 대전시장 당선인에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한다.

첫째, 시장당선을 위해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인사들에 대해 어떠한 명분으로든 공직으로의 낙하산 인사가 단행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기존선거로 인해 임용된 공무원들도 그 거취를 명확히 결정해야 한다.

공무원은 대개 9급으로 시작하여 5급에 이르기까지 30여년 이상의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도 쉽지 않건만 선거공신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쉽게 이 자리를 차지하곤 한다. 공직은 더 이상의 선거 전리품도, 당선자의 사유물도 아니다. 따라서 이로 인한 공직자의 사기저하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둘째, 선거에 따른 보복성 인사나 정실 인사, 줄서기 인사가 있어서는 안된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 했다. 일하는 조직, 유능한 조직, 신바람 나는 조직의 출발점은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다. 또한 누구나 공감하는 인사운용으로 발탁인사의 경우 발탁에 대한 사유를 전 공무원에게 밝혀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시민들을 위한 의정활동에 충실할 것을 대전시의원 당선인에게 요구한다.

첫째, 집행부 인사에 개입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인사철만 되면 집행부 인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온 것이 사실이다. 승진인사는 말할 것도 없고 어느 자리로 보내라는 구체적 주문까지 일삼아 왔다. 앞으로는 시의원이면 시의원답게 집행부의 견제기능과 시민의 대변자적 역할에 충실하기 바란다.

둘째, 회계 및 영리목적인 이권에 개입해서는 안된다.

그동안 일부 시의원들이 회계나 영리목적의 이권개입이 있었던 사례를 참고하여 앞으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투명한 의회, 신선하고 참신한 의정 활동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우리 대전광역시청공무원노동조합에서는 앞에서 제시한 사항에 대하여 매년 평가하고 그 결과를 시민에게 공포할 것을 선언한다.

이를 위해 시장과 시의원 당선인들이 민선6기 취임이후 어떻게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전?충남?충북과 연대하고 시민과 언론,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평가항목을 선정하여 구체화 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대전시장과 시의원 당선인은 시민의 눈이 항상 시정과 의정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민선6기 중간에도 준엄한 평가를 받게 될 수 있음을 절대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

2014. 6. 24

대전광역시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여황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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