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고전(古典)에서 길을…] 162

부부가 살면서 겪게 되는 갈등이나 다툼을 푸는 지혜가 되는 부부십계명(7∼10)을 권하겠다.

7. ‘신선함과 매력을 잃지 않도록 하라.’하는 것이다.

서로의 눈에 사랑의 콩깍지가 쓰이는 연애시절이나 신혼 때는 상대방 입술에 묻은 고추장도 빨간 립스틱으로 보였고 담배연기 내 뿜는 그 모습이 무척 낭만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러다가 사랑의 콩깍지가 벗겨지는 어느 때부터인가 빨간 립스틱으로 착각하였던 입술의 고추장은 그저 지저분하게 입술에 묻은 고추장으로, 낭만적인 담배연기는 건강을 해치는 공해물질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때부터 상대의 싫은 모습, 지저분한 모습, 추한 모습이 서서히 클로즈업되어 상대의 신선함과 매력을 잃게 한다.

어찌 보면 이러한 사소한 것이 부부의 정을 멀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느 날 술에 만취되어 술 냄새 풍기며 코를 골며 곯아떨어진 남편의 모습에 정이 떨어졌다는 부인도 있고 어느 날 아침 화장하지 않은 아내의 부스스한 얼굴을 본 순간부터 아무리 예쁘게 화장을 해도 예뻐 보이지 않다는 남편도 있다.

행복한 결혼의 비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칠순을 넘긴 어느 할머니는 ‘나는 지금까지 아직 화장하지 않은 얼굴을 남편에게 보인 적이 없어요.’라 하였다.

그렇다, 일심동체 평생반려자인 부부이지만 싫은 것은 싫고 좋은 것은 좋은 것이다.

그러므로 서로에게 싫은 모습 보여주지 않고 좋은 모습 보여주도록 노력하고 신선함과 매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부부의 도리요 예의며 부부 행복의 비결이 아닐까한다.

8. ‘서로 돌아눕지 말라.’하는 것이다.

부부사랑에 있어서 육체적 사랑인 ‘에로스적 사랑’ 우애(友愛)적 사랑인 ‘필리아적 사랑’ 무조건 적이며 헌신적 사랑인 ‘아가페적 사랑’ 이 세 가지가 모두 갖추어져야 이상적이고 완전한 부부사랑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3가지 사랑 중에서 육체적 사랑인 ‘에로스적 사랑’은 금기시하거나 감추려하고 별로 중요시 하지 않는 부부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부부갈등의 요인 중 드러내 놓지 않아서 그러지 육체적 사랑에 대한 불만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마누라라는 말은 ‘부부가 함께 마주보고 누워라’라는 뜻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부부는 죽을 때까지 항상 침대에서 돌아줍지 말고 함께 마주보고 누워라.’하는 것이다.

부부잠자리 형태를 세대별로 유머스럽게 나타낸 글을 보니까 20대 부부는 포개서 자고, 30대 부부는 마주보고 자고, 40대 부부는 천장보고 자고, 50대 부부는 등 돌리고 자고, 60대 부부는 딴방에서 잔다라고 유머스럽게 표현했다.

그러나 부부는 나이가 먹을수록 서로가 마주보고 누워야 한다.

부부가 침대에서 서로가 등을 돌리고 돌아눕는 순간 부부는 멀어지는 것이고 마주보고 누우면 서로간의 갈등이나 불만 잘못도 다 풀어지고 용서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부서로가 육체적 사랑 즉 에로스적 사랑을 중요시 하고 노력해야 한다.

‘신승철’의 ‘남편인가 타인인가’라는 책과 ‘마광수’의 ‘운명’ ‘성애’라는 책에 보면 이러한 부부의 육체적 사랑을 비롯한 부부사랑에 대한 좋은 내용이 있기에 권해 드린다.

9. ‘두 집안을 늘 생각하라.’하는 것이다.

부부란 뿌리가 다른 각각의 나뭇가지가 허공에서 하나로 합쳐진 연리지(連理枝)처럼 부부도 서로 뿌리가 다른 두 집안의 자손이 사랑으로 만나 한 몸이 되어 한 가정을 이루며 사는 것이므로 부부의 인연은 두 사람만의 인연이 아니라 두 집안의 인연인 것이다.

그러므로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나 다툼은 자칫 두 집안으로 까지 비화될 수 있음을 염려하여 절대 오래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나 다툼이 생겼을 때 자칫 감정에 휩쓸려 경솔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각자의 집안을 떠 올려 처신에 신중함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10. ‘처음 사랑을 상기하라.’하는 것이다.

  사랑은 이상이고 환상이다.

그러나 결혼생활은 냉엄한 현실이다.

그러므로 달콤한 허니문의 시간이 지나면 곧바로 현실적인 결혼생활에 돌입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갈등과 슬픔과 좌절의 일도 수 없이 겪게 된다.

그리고 지금의 결혼생활과 상대에 대한 후회와 원망도 하게 된다.

이럴 때 마다 달콤하고 환상적이었던 연애시절, 둘이서 꿈과 희망을 안고 처음 시작했던 신혼시절을 상기하라하는 것이다.

그 한 방법으로 부부가 함께 둘이서 사랑을 꽃피웠던 추억 어린 그곳 그리고 달콤했던 신혼 여행지를 찾아 처음의 그 사랑, 그 열정, 그 다짐, 그 희망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거기에서 부부가 함께 존재해야 할 이유와 앞으로의 삶에 대한 지혜가 나올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처음사랑’이 그 답인 것 같다.

? 그렇다. 사랑도, 일도 늘 ‘처음 마음처럼.’ !

                                                                                     - (인문교양 강사) - ==========================================================================

   
 

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주말반)

A반 (매주 일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연구소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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