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고전(古典)에서 길을…] 160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도(道)이지만 공자나 석가, 예수 같은 성현도 이루지 못한 도가 부부지도(夫婦之道)이다.
이처럼 이루기 어려운 부부지도를 지켜나가기 위한 부부십계명(夫婦十誡命)을 권하겠다.

이 부부 십계명은 부부가 살면서 겪게 되는 갈등과 다툼을 푸는 지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 ‘부부가 동시에 화를 내지 말라.’
부부가 서로에게 화를 낼 때가 생길 것이다.
이때 절대 명심해야 할 점은 두 사람이 동시에 화를 내지 말라는 것이다.
마치 공을 던지는 사람이 있으면 받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한쪽에서 화를 내면 또 한쪽에서는 한발 뒤로 물러서서 화를 받아주라는 것이다.

서로를 향해 동시에 공을 던지면 두 사람 모두가 다치게 되는 것처럼 두 사람이 동시에 화를 내게 되면 갈등과 다툼이 심해져 가정의 평화가 깨지게 된다.
그러므로 화를 낼 경우라면 교대로 화를 내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아무리 화가 나도 집에 불이 났을 때 외에는 고함을 지르지 말 것이며 한 사람이 소프라노로 화를 내면 한 사람은 베이스로 받아 싸움소리도 하모니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2. ‘미안해 여보’ ‘알았어. 당신’이 최고의 대화이다.
기네스북에 세상에서 가장오래 함께한 부부로 기록되어 있는 한 영국 노부부에게 기자가 물었다.
 ‘83년 동안 한결 같이 행복하게 산 비결이 무엇입니까.’
노부부가 말했다. 
‘그저 딱 두 마디만 자주 말하면 돼.’ ‘미안해 여보’ ‘알았어. 당신’

이 두 마디의 말이야 말로 서로의 갈등과 다툼을 풀고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안아주고 감싸주는 최고의 대화라 할 수 있다.

2. ‘아내와 남편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
아내를 어머니와 비교한다든지 남편을 친정아버지나 오빠와 비교하지 말며 특히 결혼 전 이성친구와 비교하는 것은 파탄의 지름길이다.
여보(女寶)는 ‘보배와 같이 귀중하고 소중한 사람’이요.
당신(當身)은 ‘마땅히 내 몸과 같은 사람’이라 풀이 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여보’가 최고의 아내이고 ‘당신’이 최상의 남편이라는 기쁨과 긍지로 살아가야 한다.
‘이집 저집 해도 내 계집이 최고요, 이 방 저 방해도 내 서방이 최고라네.’

4. ‘절대 상대편 가슴에 응어리지게 하는 말이나 욕설은 하지마라.’
부부가 서로 심하게 언쟁을 하거나 감정이 격하였을 때 한 상처의 막말, 욕설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병의 물이 되어 아무리 화해를 했다 해도 그 말은 두고두고 가슴에 응어리로 남게 된다.

몇 가지 예를 든다면,
‘너 뭐 제대로 하는 게 있어.’
‘네 식구들 다 왜 그 모양이냐.’
‘당신 하는 일 다 그 모양 그 꼴이지.’
‘참 복도 지지리 없지 어떻게 너 같은 사람 만났을까.’
‘그때 내가 속았지.’
‘너, 나한테 해준 게 뭐 있어.’ 등등의 말이다.

그러므로 화가 복 받쳐 참지 못하겠거든 차라리 베개를 던질지언정 감정에 복 받치는 막말이나 욕설은 절대하지 말아야 한다.

5. ‘갈등이나 분노를 품고서 침대에 들지 마라.’
부부간의 갈등이나 분노, 원망의 마음은 절대 오래가서는 안 된다.
체기(滯氣)를 오래 방치하면 고치기 어려운 큰 병이 되는 것처럼 부부간에 사소한 갈등이나 분노, 원망의 마음을 그대로 놔두면 어느덧 부부사이를 단절 시키는 벽이 되고 만다.

그래서 무늬만 부부처럼 사는 윈도우 부부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소한 부부갈등, 분함, 원망의 마음은 가급적 빨리 풀고 화해를 해야 한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란 속담처럼 아무리 복잡하게 얽힌 서로간의 갈등이나 분노 원망의 마음도 쉽게 풀 수 있는 사이가 바로 부부 사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다가 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먼저 웃으면서 손을 내 밀어야 한다.
그날의 갈등이나 분노의 마음은 하루를 넘기면 이틀이 가고 이틀을 넘기면 나흘간 지속되는 것이니 그날 잠들기 전에 갈등과 분노, 원망을 풀어야 한다.

6. ‘역지사지(易地思之)로 갈등을 풀어라.’
서로의 입장을 바꿔 생각하여 상대를 너그럽게 이해하라는 뜻의 역지사지(易地思之)는 남과의 관계를 맺는 인간관리에 있어서 최고의 덕목이라 할 수 있다.

가정에서도 남편은 아내의 입장에서, 아내는 남편의 입장에서,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입장에서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입장에서, 부모는 자식의 입장에서 자식은 부모의 입장에서 이렇게 서로의 입장을 바꿔서 서로를 이해한다면 가족 간에 화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부부관계에 있어서도 갈등이나 원망 분함의 마음이 생길 때는 상대를 원망하거나 탓하기 전에 먼저 화내는 상대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고 이해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곤히 잠자는 아내를 깨워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주방으로 가는 남편, 밤늦게 귀가한 남편에게 꿀물을 타주면서 건네는 아내의 따뜻한 미소와 눈빛 바로 이것이 서로의 힘든 입장을 이해하고 위로해 주는 역지사지의 부부모습이 아닐까.

? 그렇다. ‘미안해 여보, 알았어. 당신’은 부부의 최고 대화이며 역지사지(易地思之)는 부부 갈등에 최고의 묘약이다. 
- (인문교양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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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주말반)
A반 (매주 일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연구소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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