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고전(古典)에서 길을…] 159

가장 가까운 인간 관리인 부부관계를 잘 맺는 방법은 부부지도(夫婦之道) 즉 부부의 도리를 잘 지키는 것이다.
부부지도(夫婦之道)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도(道)이지만 또한 가장 이루기 어려운 도(道)라 할 수 있다.
공자나 예수, 석가와 같은 성현도 세상의 도는 이루었지만 부부지도는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제일 이루기 어려운 도(道)가 부부지도(夫婦之道)가 아닌가 한다. 부부지도를 실천하는 몇 가지 방법을 권해드리겠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부부지도를 이루어라.’하는 것이다.
공자의 말씀 중에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말이 있다.
즉 ‘남과 조화를 이루지만 자기의 정체성을 버리고 남과 똑같이 되려하거나 남을 나와 똑같이 되게 하려 하지마라.’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꽹과리, 장구, 북, 징의 4가지 악기를 가지고 연주하는 사물놀이는 각각의 악기가 고유소리를 내면서도 전체적인 음의 조화를 이루니 사물의 화이부동이라 할 수 있다.
부부의 화이부동(和而不同)도 마찬가지다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해서 부부각자의 개성과 뜻, 취미 등을 하나로 통일 시키라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부부각자의 개성과 뜻, 취미 등을 서로가 인정하고 존중해 주어 오히려 그것을 잘 조화시켜서 가정을 평화롭게 이끌어 나가도록 하는 것이 부부지도요 일심동체의 참뜻이라 할 수 있다.

눈과 날개가 각각 하나씩인 암컷 새와 수컷 새가 서로 짝이 되어 상대의 눈이 되어주고 날개가 되어주어 함께 난다는 전설상의 비익조(比翼鳥)처럼 부부도 각자가 지닌 장점으로 상대의 모자라는 점을 보완하고 채워서 함께 가정과 세상을 일구며 살아가는 것 또한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부부지도(夫婦之道)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흔히들 남녀가 연인관계에서 부부관계로 맺어지면 상대를 자기의 분신(分身)이라 하면서 마치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려 한다.
그래서 상대를 자기화(自己化)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부모가 자식에게도 마찬가지다. 부부갈등의 원인으로는 성격차이에서 오는 것이 제일 많다고 한다.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허공에서 만나 한가지로 합쳐진 연리지(連理枝)처럼 부부도 집안 뿌리나 환경, 성격, 취미 등이 전혀 다른 남남이 만났으니 성격차이는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격이 맞지 않는다고 서로를 탓하며 무조건 자기에게 맞춰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부부인연의 이치를 모르는 소치이며 그러한 부부는 갈등만 깊어질 뿐이다.

그러나 부부의 인연이기 전에 각자는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의 인격체라는 이치를 알아 서로의 개성과 인격을 이해하고 존중해 준다면 그 부부는 화목을 이룰 것이다.
부부가 서로의 개성과 뜻, 취미 등을 이해하고 존중해 줄때 진정한 부부일심동체가 될 것이고 조화를 이루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부부지도(夫婦之道)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상경여빈(相敬如賓)의 부부지도(夫婦之道)가 되어라.’하는 것이다.
‘부부가 서로 공경하기를 손님같이 한다.’는 뜻의 상경여빈(相敬如賓)은 후한서(後漢書)에 나오는 말로 그 유래는 다음과 같다.

춘추시대 진나라에 ‘서신’이라는 대부가 노나라 사신으로 파견되어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밭에서 김을 매고 있는 한 사내를 보게 되었다.
때마침 아내로 보이는 여인이 새참을 들고 와서 그 사내에게 깍듯이 인사를 하고 가지고 온 새참을 두 손으로 공손히 받들어 올리는 것이었다.

그러자 사내도 똑같이 예를 갖추어 새참을 받는 것이었다.
서로 손님 대하듯 예를 갖추고 공경하는 부부의 모습에 감명을 받은 ‘서신’은 훗날 그 사내를 왕에게 추천하였는데 그가 바로 진나라 공신으로서 명성을 날린 ‘극결’이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 허물없는 남은 바로 남편이며 아내이다.
가깝고 허물이 없을수록 분별과 예의를 지켜야 한다.

그래서 부부유별(夫婦有別)이라 했다.
즉 남편과 아내의 역할에는 분별이 있어 남편은 남편으로서의 역할과 일, 아내는 아내로서의 역할과 일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요.
또한 부부는 더 할 수 없는 가까운 사이므로 자칫 서로의 말이나 행동에 있어서 예의와 분별을 잃어버릴 수 있으므로 서로 간에 예의와 공경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 부부가 서로 지켜야 할 예의에는 말의 예의가 그 우선이라 하겠다.
부부가 서로 심하게 언쟁을 하거나 감정이 격해질 때 무심코 하는 상처의 막말은 절대 금해야 한다.

어느 연구소에서 부부가 서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말의 순서를 발표했는데
1. 욕설
2. 서로의 약점을 건드리는 말.
3. 상대집안에 대한 흠.
4. 인격을 무시하는 말.
5. 과거를 들추는 이야기.
6. 바람피운 이야기.
7. 다른 사람과의 비교.
8. 결혼을 후회한다는 말. 등 이었다.

이러한 상처의 막 말은 상대의 가슴을 찌르는 비수로서 서로가 화해를 했다 해도 두고두고 응어리로 남게 되고 또한 파탄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 그렇다, 차라리 베개를 던지는 한이 있더라도 상대의 가슴을 찌르는 막 말은 절대 안 된다!

- (인문교양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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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주말반)

A반 (매주 일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연구소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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