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고전(古典)에서 길을…] 158

나 외의 남과의 관계를 잘 맺으며 사는 것이 인간관리라 했을 때 가장 가까운 인간 관리는 부부관계를 잘 맺으며 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부부는 남남이 사랑으로 만나 혼인이라는 인륜지대사를 거쳐 일심동체의 관계가 되지만 ‘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 찍으면 ‘남’이 되듯이 헤어지면 남남이 되는 관계이다.

그래서 부부사이는 촌수가 없는 무촌(無寸)인 것이다.

부모와 자식의 인연은 그 어떤 이유로도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로서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기에 천륜(天倫)의 인연이라 하고 부부의 인연은 언제든지 끊어질 수 있는 관계로서 인간으로 맺어진 인연이기에 인륜(人倫)의 인연이라 한다.

이처럼 부부관계는 천륜과는 달리 언제든지 끊어질 수 있는 인륜의 인연이기 때문에 서로 간에 끊임없는 사랑의 노력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백년해로를 위한 인간관리 즉 부부가 함께 살면서 지켜야 할 도리, 부부가 함께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사랑의 방법을 제시해 보겠다.

? ‘비익연리(比翼連里)의 사랑을 하라.’하는 것이다.

뿌리가 서로 다른 나무가 허공에서 만나 한 가지로 합쳐진 연리지(連理枝)처럼 부부도 각기 뿌리가 다른 집안의 자손이 만나 한 몸이 되어 한 가정을 이룬다.

또한 눈도 하나요. 날개도 하나뿐이라 암수 한 쌍이 한데 합쳐야만 양옆을 제대로 볼 수 있고 날수도 있는 비익조(比翼鳥)처럼 부부도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서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함께 의지하며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연리지(連理枝)의 사랑으로 만난 부부는 비익조(比翼鳥)의 사랑으로 살아가야 한다.

? 부부의 사랑은 에로스적 사랑, 필리아적 사랑, 아가페적 사랑이어야 한다.

사랑에는 감각적이고 본능적인 사랑 즉 육체적 사랑인 ‘에로스적 사랑’과 부부와 자식. 형제, 친구 사이에 나타나는 정신적이고 우애적 사랑인 ‘필리아적 사랑’ 인간에 대한 신의 은총. 신에 대한 인간의 믿음처럼 무조건 적이며 헌신적 사랑인 ‘아가페적 사랑’이 있다.

부부 사랑은 이 세 가지 사랑이 모두 다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즉 부부간에는 에로스적 정열에 바탕한 성애(性愛)가 이루어지면서 그 위에 필리아적 우애(友愛)가 깃들어져야 하고 나아가서 서로간의 아가페적 헌신으로까지 승화된 사랑이야 말로 이상적이고 완전한 부부사랑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상적이고 완전한 사랑의 부부가 되기 위해서는 ‘언제까지나 사랑이 식지 않는 연인 같은 부부’ ‘언제까지나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친구 같은 부부’ ‘언제까지나 매력적인 이성을 느끼는 부부’가 되도록 서로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 ‘변화창출의 부부가 되어라.’하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제행무상(諸行無常) 즉 ‘우주만물은 항상 돌고 변하여 잠시도 한 모양으로 머무르지 않는다.’라 하였다.

우주가 돌고 변하는데 소우주인 인간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섭리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부분 상대가 영원히 변치 않기를 바라며 또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며 산다.

특히 연인이나 부부의 사랑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이것은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섭리를 모르기 때문이다. 결혼 전 연인으로서의 뜨거운 열정, 결혼식장에서 백년해로를 맹세하던 그 마음도 세월의 흐름 속에 변하는 것이 우주만물의 섭리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변하는 상대를 탓하거나 원망하지 말고 이러한 변화의 섭리를 알아 새로운 변화를 창출 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부부사랑에 있어서 변화의 징조는 권태기라 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부부에게는 3년의 신혼시절이 지나 첫아이가 생길 때쯤이면 첫 번째로 찾아오는 변화의 징조가 바로 권태기라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사랑을 두뇌의 화학적 작용으로 믿고 있다.

그래서 남녀 간의 가슴 뛰는 사랑도 18∼30개월 지속되다가 그 이후는 사랑의 화학물질이 더 이상 생성되지 않고 사라지게 되므로 사랑의 감정이 변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라는 것이다.

이것은 부부에게 찾아오는 권태기와도 맞다 할 수 있다.

그런데 보통 이 권태기가 되면 서로에게 실증을 느끼고 사랑이 식었다고 서로를 탓하고 원망하게 된다.

자칫 이 권태기를 극복하지 못하여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초래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러므로 서로 실증을 느끼는 권태기라고 여겨지면 상대를 탓하지 말고 당연히 오는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상대에게 신선함과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내 자신이 새로운 변화를 창출하는 지혜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헤어스타일이나 옷, 집안 분위기 등을 바꾸고 침실분위기나 부부잠자리도 변화를 주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또한 부부가 함께 등산이나 여행, 취미생활 등으로서 새로운 변화를 창출할 수도 있겠다.

? 그렇다. 항상 변화를 창출하는 부부생활로 불청객 처럼 찾아오는 권태기를 잘 극복하여 백년해로 하는 부부가 되시기를.

                                                                                        - (인문교양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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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주말반)

A반 (매주 일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연구소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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