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고전(古典)에서 길을…] 142

한자는 뜻글자로서 만물의 이치, 철학 ‘다스림’ 등의 뜻이 담겨 있다.
‘仁’(인)자에 대해 살펴보겠다. 필자의 사견임을 전제로 한다.

‘어질다.’는 뜻의 ‘仁’(인)자를 파자(破字)해 보면, 人(인)자와 二(이)자로 되어 있다.
의미를 부여해 보면, ‘仁(인)은 두(二)사람(人)과의 관례론’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두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지선(至善)의 도리’ 즉 ‘지극히 좋은 도리’가 바로 ‘仁(인)’이라고 풀이 해 볼 수 있다.
그 지극히 좋은 도리는 ‘어짊’인 것이다. 

▲ 인간은 짐승과 달리 하늘로부터 선한 본성을 지니고 태어났다는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의 그 기본은 바로 인(仁)인 것이다.
다시 말해 仁(인)은 인간 세상에 내려준 하늘의 이법(理法)인 천리(天理)인 것이다.

그래서 공자나 맹자 같은 성현은 2500여 년 전에 하늘의 이법인 인(仁)을 받들고 지키며 사는 것만이 ‘삶의 길’이라고 부르짖었던 것이다.

맹자는 ‘順天者 存, 逆天者 亡(순천자 존, 역천자 망)’ 즉 ‘하늘을 따르는 자는 보존되고 하늘을 거역하는 자는 망하니라.’하였다.
이 말의 뜻을 다시 풀이하면 하늘의 이법인 인(仁)의 도리를 지키며 사는 것만이 삶의 길이다. 

▲ 공자의 사상을 한 마디로 인(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仁’이라는 말은 공자가 처음 사용한 것도 아니고 공자만의 전용어도 아니다.

다만 공자는 천(天) 또는 상제(上帝), 조상숭배, 귀신숭배가 극히 자연스러웠던 그 시대에 개인, 가정, 정치에 있어서 인(仁)의 도리를 근본으로 삼아 실천할 것을 주창함으로서 인본사상을 크게 강조하였다.

이처럼 공자는 仁을 삶의 실천철학으로서 굳건히 다졌고 자신의 삶과 학문도 모두 仁에 귀결시켰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공자의 학문을 인학(仁學)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공자는 仁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이런 것이다.’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와 스토리가 담긴 ‘논어’에는 仁자가 무려 105회 나온다.
그 만큼 仁은 여러 가지로 표현되었다. 몇 가지 살펴보겠다. 

▲ ‘巧言令色, 鮮矣仁(교언영색, 선의인)’ ‘꾸며댄 말이나 얼굴빛에는 仁이 없다.’
다시 말해 ‘가식과 허위가 있는 사람에게는 仁이 없다.’ 

▲ 仁者, 先難而後獲, 可謂仁矣(인자, 선난이 가위인의) ‘힘든 일에는 남보다 먼저 나서고 얻는 것은 남보다 뒤에 한다.’
다시 말해 ‘일은 내가 먼저하고 공은 남보다 뒤에 받아라.’ 

▲ 仁은 居處恭(거처공), 執事敬(집사경) 與人忠(여인충) 즉 仁은 일상생활에 공손하면서 일을 처리 할 때는 정성껏 하며 다른 사람에게는 진실하게 하는 것이다. 

▲ 克己復禮爲人(극기복례위인) ‘자기 자신의 사사로운 욕심을 극복하여 예(禮)로 돌아가는 것이 인(仁)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이나 동물적 욕망을 억제하여 사람으로서 지녀야 할 도리 즉 예의와 법도를 지키는 것이 仁을 이루는 방법’이다. 

▲ 己所不欲 勿施於人(기소불욕 물시어인)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 것.’이 ‘인(仁)’이라 했다. 

▲ 공자는 이처럼 仁에 대하여 묻는 자마다 각기 다른 표현으로 설명했으나 무엇보다 仁의 실천을 강조했다.
그래서 공자는 ‘인은 실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인이란 말은 쉽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 했다.
그리고 ‘인을 실천함에 있어서는 스승에게도 양보하지 말아야 한다.’했다. 

▲ 공자께서는 仁道(인도)를 실현하는 그 첫 단계는 ‘가정에서 孝(효)와 悌(제)를 실천하는 것’ 즉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해하는 것’이 인(仁)을 실현하는 우선이라 하였다.
다시 말해 가정에서 효제(孝悌)를 실천하는 사람은 사회나 국가에서도 仁의 도리를 펼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 앞서 仁은 ?+ 二로서 ‘두 사람과의 관계론’ 즉 두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지극히 좋은 도리라 했다.
부모와 자식 간의 仁의 도리, 즉 가장 좋은 도리는 부자자효(父慈子孝) 즉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도리'이다.

부부간의 仁의 도리는 부화부순(夫和婦順) 즉 ‘남편은 가정을 화목하게 이끌고 아내는 남편의 뜻을 받들고 존중하는 도리이다.’

형제간의 仁의 도리는 ‘형우제공(兄友弟恭)’ 즉 형은 아우를 우애하고 아우는 형을 공경하는 도리이다.

친구간의 도리는 ‘붕우보인(朋友補仁)’ 즉 친구 간에는 어짊으로서 서로를 도와주는 도리라 하겠다.

가정에서의 이러한 인(仁)의 도리가 이웃, 사회, 국가로 이어진다면 이야말로 仁의 이웃, 仁의 사회, 仁의 국가를 이루게 됨이 아니겠는가. 

▲ 仁은 상생(相生)이요. 不仁은 상극(相剋)이다.
안타깝게도 이 나라 정치, 사회는 극도의 상극(相剋) 즉 不仁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다.
기업의 不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극하고 있고, 노(勞)와 사(使)의 不仁으로 노동자와 사용자가 상극하고 있고, 정치의 不仁으로 여와 야가 상극하고 있다.
서로가 仁(인)의 도리로써 상생(相生)할 수 있는 날은 요원한 것인가. 

▲ 仁(인)은 애민이물(愛民利物) 즉 사람뿐만 아니라 짐승, 풀 한포기, 기물하나도 소중히하고 사랑하며 함부로 훼손하지 않고 이롭게 육성하는 것이다. 

▲ 그렇다, 仁은 삶의 화두요. 만사지본(萬事之本)이 아니겠는가.
                                                                                           - (인문교양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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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주말반)
          C반 (매주 일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송촌서당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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