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고전(古典)에서 길을…] 141

한자는 뜻글자로서 만물의 이치, 철학, 마음 다스림 등의 뜻이 담겨 있다.
愛(애)자에 대해 살펴보겠다.
필자의 사견임을 전제로 한다.

사랑이란 뜻의 ‘愛’(애)자는 본래 꿇어 앉아 머리를 돌리어 돌아보는 형상의 ‘기(?)자와 마음심(心)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여기에서 ‘어여삐 여기다.’ 즉 ‘사랑’의 뜻이 나왔다 할 수 있다.
‘어여삐 여긴다.’ ‘사랑한다.’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함이 아닌 머리를 돌리어 보는 상대 즉 가족, 연인, 이웃, 국민 등 남을 먼저 생각하고 걱정하고 배려하는 것을 말한다 할 수 있다.
애(愛)는 유학의 기본이념인 인(仁) 즉 측은지심(測隱之心)이라고도 할 수 있다.

? ‘사랑한다.’와 비슷한 말로 ‘좋아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 두 말이 비슷한 것 같지만 말의 정취가 좀 다르다.
‘사랑한다.’는 말은 나 자신 보다는 ‘상대를 위함’에 대한 정취를 더 느끼게 하고 ‘좋아한다.’는 말은 ‘내 자신을 위함’에 대한 정취를 느끼게 한다 할 수 있다.

즉 ‘사랑한다.’는 것은 남을 위한 이타적(利他的)인 것을 말하고 ‘좋아한다.’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한 이기적(利己的)인 것을 말한다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겠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길가에 핀 꽃을 꺾어서 자기 방 화병에 꽃아 놓고 자기 혼자 그 꽃을 감상한다.
그러나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차마 그 꽃을 꺾지 못하고 잘 자라게끔 하여 주며 다른 사람도 그 꽃을 감상하게 한다.
영어로 표현한다면 ‘사랑한다.’는 ‘love’요 ‘좋아한다.’는 ‘like’라 할 수 있지 않을까.

? 자기 자신은 자기가 철저히 좋아해야 한다.
석가모니께서는 태어나서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또 한손으로는 땅을 가리키며 ‘천상천하유아독존, 일체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唯我獨尊, 一切皆苦 我當安之)라고 외치셨다 한다.

이 말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하늘 위와 하늘아래에서 오직 내가 홀로 존귀하고, 일체가 모두 고통이니 내가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라고 해석한다. 위의 글에서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만을 단장취의(斷章取義)하여 ‘우주에서 내가 가장 존귀한 존재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 어느 것보다 나 자신을 가장 좋아하라.’라고 그 뜻을 부여해 볼 수 있다.
‘나 자신을 좋아하라.’는 것은 다른 말로 자기가 자기 자신을 좋아할 수 있게끔 ‘자기 자신에 대해 충실 하라.’라고 말 할 수 있다.
나아가 자기 자신을 철저히 좋아할 수 있는 사람만이 애(愛) 즉 남을 널리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은 가족, 연인, 친지, 이웃 등 남에게 진정한 사랑을 베풀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자기 자신을 철저히 좋아하고 남을 널리 사랑할 수 있기 위해서는 지기추상(持己秋霜) 즉 자기 자신을 지킬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하게 하고 대인춘풍(待人春風) 즉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너그럽게 하여야 할 것이다.

? 철학자 들은 보통 사랑의 형태를 세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는,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언급한 감각적이고 본능적인 사랑, 즉 남녀 간의 사랑 같은 ‘에로스’(Eros)적 사랑,

둘째는, 그리스어로 필로스(Philos) 즉 ‘친구’라는 뜻에서 온 우정, 가족애, 부부애 같은 ‘필리아’(Philia)적 사랑,

셋째는, 기독교적인 의미로 ‘하느님이 인간에게 베풀어 주시는 한없는 은총’ 즉 무조건 주는 사랑, 헌신적 사랑인 아가페(Agape)적 사랑이 있다 한다.

그렇다면 이 세 가지 형태의 사랑 중 어떤 형태의 사랑이 가장 바람직한 사랑일까. 말할 것도 없이 이 세 가지 형태의 사랑이 한데 융합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사랑이라 할 수 있다.

부부애의 경우를 예로 든다면 에로스적 정열에 바탕한 성애(性愛)가 이루어지면서 그 위에 필리아적인 우애(友愛)가 깃들어져야 하고 나아가서 서로간의 아가페적 헌신으로까지 승화된 사랑이야 말로 가장 이상적이고 완전한 부부사랑이 아닌가 한다.
? 이러한 이상적이고 완전한 부부사랑을 이루기 위한 이상적인 부부상을 제시하겠다.
첫째는, 언제까지나 사랑이 식지 않는 ‘연인 같은 부부’

둘째는, 언제까지나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 같은 부부’

셋째는 언제까지나 매력적인 ‘이성(異性)을 느끼는 부부’라 하겠다.

그런데 이러한 부부의 상을 만들며 이상적이고 완전한 부부사랑을 이루며 산다는 것은 도인(道人)이 도통하기 보다 더 어렵다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도(道)가 부부지도(夫婦之道)라 한다.

공자나 소크라테스 같은 성현도 세상의 도는 이루었지만 인생의 가장 기본인 부부지도(夫婦之道)는 이루지 못하였다.

부부가 각자 자기 자신을 좋아하고 즉 각자의 본분과 도리, 삶에 충실하고 서로를 사랑한다면 즉 역지사지(易地思之)하여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 준다면 완전한 부부지도까지는 못 미치더라도 부부의 기본 도리는 지키며 사는 것이 아닐까.

? 그렇다, 나 자신에게 충실함으로써 나를 좋아할 수 있도록 하자, 역지사지(易地思之)로 남을 이해함으로써 남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하자.

 

- (인문교양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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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B반 (매주 목요일 14시 ~ 16시) 대학 + 채근담 

   - (주말반)
          C반 (매주 일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송촌서당 (매주 월, 수 10시 ~ 12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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