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고전(古典)에서 길을…] 110

<여설> 부모와 자식관계의 고전적 의미는 부자자효(父慈子孝) 즉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관계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부모는 자식을 위하고 자식은 부모를 위하는 이타적(利他的),
희생적의미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즈음의 부모와 자식 관계는 다소 이기적, 타산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다시 말해 자기 삶의 가치를 자식위한 사랑이나 부모위한 효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의 가치에 더 무게를 두는 것 같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 필자가 노인 대학에 가서 종종 특강을 하고 있는데 지금부터 십여 년 전만 해도
   노인  어르신들께‘소원이 무엇이냐.’고 여쭈어 보면 대부분이 자식 잘되는 것이라
   하셨는데  몇 년 전부터는 한분도 빠짐없이 이구동성으로 ‘건강하게 사는 것’
   이라고  말씀하신다.

? 요즈음 신조어로 ‘노년의 5복’이라는 말이 있다.
   첫째는 ‘건강’이고,
   둘째는 ‘배우자와 함께 백년해로하는 것’이고.
   셋째는 ‘돈’ 즉 ‘노후를 즐길 수 있는 경제적 여유’이고,
   넷째는 ‘소일거리가 있는 것’이고,
   다섯째는 ‘함께 벗 할 수 있는 친구’라 하였다.
이 다섯 가지 항목 중 어디에도 자식사랑에 대한 것은 없다.

이것이 바로 자식위한 삶의 가치에서 내 자신을 위한 삶의 가치로 변하고 있는 
요즈음 세태에 부모 모습이 아니겠는가.
인간은 누구나 일명일생(一命一生)의 삶을 산다.
즉 하나 밖에 없는 목숨을 가지고 단 한번뿐인 자기만의 삶을 사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부모가 되었건 자식이 되었건 각각 그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고유하고도
존귀한 자신만의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명일생의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해 아낌없이 살아야 한다.
만약 인간이 두 번의 삶을 살 수 있다면 한번은 자식 또는 부모를 위해 살고 나머지
한번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 수 있겠지만 그러할 수 없는것이 신의
섭리이기에 우리는 한 번의 삶에서 이 두 가지를 다 하여야 한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인생의 전반기를 나이로 볼 때는 60대 전이고
가정적으로 볼 때는 자녀를 혼인시키기 전이고 사회적으로 볼 때는 직장이나
사업에서 은퇴하기 전까지라 할 수 있다.
이때는 가정과 자식을 위해 나 자신을 희생하는 삶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자녀가 혼인을 하여 독립하고 사회적으로 은퇴한 후인 60대
이후는 인생의 후반기로서 이때부터는 죽을 때까지 행복하고 아름다운 나의 인생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사람이 이 세상에 왔다가 한 평생을 자식이나 부모위해 즉 남을 위해 살다가 정작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보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지 못할 저 세상으로 간다면 이 얼마나 억울하고 또 원통하겠는가.
그러므로 내가 지금 후반기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한다면 한시의 양보도 하지 말고 무조건 내 자신의 행복과 아름다운 인생을 위해 사는데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자식의 입장이라면 부모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후반기 인생을 위해 관심과 후원을 다 해드려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자식사랑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부자자효‘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한편의 글을 소개 하겠다.

? 우리는 살아오다 어느 날 문득 노년을 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머리카락은 희끗희끗 반백이 되어있고 생각과 말과 몸은 마음같이 움직여 주지
  않고…

 ? 자신의 노년은 그 어느 누구도 대신해 주지 않는다.
   당신이 진정으로 후회 없는 노년을 보내려거든 자신의 것을 스스로 개발하고
   스스로   챙겨라.
   그리고 반드시 한두 가지의 취미 생활을 가져라.

? 산이 좋으면 산에 올라 세상을 한번 호령해보고 물이 좋으면 강가에 앉아
   낚시를 해라.
   운동이 좋으면 어느 운동이든 땀이 나도록 하고 책을 좋아하면 열심히 책을 읽고
   글을 써라.

? 인터넷을 좋아하면 정보의 바다를 즐겁게 헤엄쳐라. 좋아하는 취미 때문에 식사
   한 끼 정도는 걸러도 좋을 만큼 집중력을 가지고 즐겨라.
   그 길이 당신의 쓸쓸한 노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중요한 비결이다.

? “악처가 효자보다 낫다.”는 옛말은참고할 만하니 식어가는 부부간의 사랑을
   되찾아  뜨겁게 하라.
  그리고 이 나이는 사랑보다 겹겹이 쌓여진 묵은 정으로 서로의 등을 씻어 주며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 가족을 너무 의지하지 마라. 그렇다고 가족의 중요성을 무시하라는 것은 아니다.
  움직일 수 있는 한,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의지하는 건 절대 금물이다.

? 자식들에게 너무 기대하지 마라.
  자식에게서 받은 상처나 배신감은 쉽게 치유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를 만족시켜 주는 자식은 그렇게 많지 않다.
  기대가 큰 자식일수록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 자식들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간섭하지 마라.
  자식들은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따로 있다. 도를 넘지 않는 적당한 관심과
  적당한 기대가 당신의 노년을 평안과 행복의 길로 인도 할 것이다.

? 그래도 자식들을 가까이에 두며, 친척들은 멀리하지 말고 진정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함께할 벗이 있다면 당신의 노년은 화판에 그려 진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울  것이다.

? 그렇다, 위의 글처럼 일명일생의 인생에서 후반기 인생의 의미와 삶의 지혜를 깊이
   되새겨 허망한 후반기 인생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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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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