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 매칭사업 도비 평균 지원 30%..지방재정난 '부채질'

충남도가 도지사 공약사업을 무리하게 확대하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 재정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기자는 지난달부터 안희정 지사의 복지보건국 공약 이행실태를 기획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보호자 없는 병실을 비롯해 심야 응급약국, 우리 마을 주치의 등이다.

이 중 보호자 없는 병실과 우리 마을 주치의 사업의 공통점은 충남도와 도내 시·군 매칭사업이다. 문제는 도비와 시·군비 분담률에 있다. 명색이 도지사 공약사업인데 도비는 30%만 들이면서 생색을 내고 있다.

도지사 공약사업에 도비 지원은 30%만..나머지는 시·군이 '알아서'

마찬가지로 지사 공약사업인 행복 경로당 사업. 이 역시 도비 30%, 시·군비 70%로 정해져 일부 지자체 반발이 심했다. 이렇다보니 거점 경로당을 만들어 무료 식사와 방문 진료, 프로그램 진행 등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매칭 사업은 아니지만, 지난 2010년 7월 도 약사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운영 중인 심야 응급약국. 지난해 11월부터 안전상비의약품이 24시간 편의점에서 구입 가능해지면서 사실상 ‘유야무야’해졌다. 충남도는 이 사업에 한 푼의 예산도 지원하지 않았다.

예산 없다면서 사업은 오히려 확대..피해는 고스란히 '도민 몫'

앞서 거론했던 보호자 없는 병실은 지난해 4개 의료원 시범 사업을 거쳐 올해 3월부터 충남 15개 시·군으로 확대했다. 당초 안 지사가 후보자 시절 계획했던 이 사업의 소요 예산은 총 45억 1774만원이며, 도비 부담은 전체 도 예산의 0.07%인 22억 5872만원(50%)이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전 시·군으로 확대한 사업 예산은 15억 3천만원에, 분담비율도 도비 30%, 시·군비 70%다.

우리 마을 주치의 마을도 지난해 168개소에서 올해는 25곳 늘어난 총 193개 마을이지만, 예산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1억 6천만 원으로 같다. 이 역시 도비는 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시·군비가 책임진다. 

도민 삶의 질 공약이 되레 '올가미' 될라..사업 확대 대신 속도 늦출 때

시·군에서는 매칭 사업의 지자체 분담비율에 ‘말 못할’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도에서는 ‘예산 탓’만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업은 매년 확대하거나 늘리려고 한다. 한정된 예산에서 효율적인 사업 운영은 안중에도 없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겨냥한 속도전인가.

없는 살림살이에 사업만 늘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 몫으로 돌아온다. 도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추진하는 도지사 공약이 되레 도민 허리띠를 옭죄는 올가미여선 안 된다.

다시 말하지만 ‘예산은 없지만, 공약이니까 한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재정 건전성을 위해 무리한 사업 확대 대신 속도를 늦춰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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