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김갑수] 민주당 전당대회 충청인이 주목하는 이유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양승조 의원. (사진: 민주통합당 홈페이지)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양승조 의원. (사진: 민주통합당 홈페이지)

결론부터 말하자. 심한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5.4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도전한 양승조 의원(천안갑)이 만에 하나 떨어진다면 민주통합당은 앞으로 충청도에 와서 “표 달라”고 할 자격이 없다.

내리 3선으로, 자유선진당의 거센 바람 속에서도 18대 총선에서 충남지역 유일의 민주당 의원으로 당선됐고, 세종시 수정안에 맞서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한 끝에 2010년 지방선거에서 큰 결실을 거두게 한 양 의원이 최고위원조차 되지 못하는 구조라면 그 당은 충청도가 안중에도 없거나 충청의 미래를 책임질 자세가 안 됐다고 본다.

칼럼을 통해 수차례 지적했지만,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충청권을 정치적 사각지대로 방치해 왔기 때문이다.

18대 대선 과정에서 선진통일당이 새누리당에 흡수 통합된 이후 충청인은 양당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대체 어느 정당이 충청도를 제대로 챙길 것이냐?”에 대한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 민주통합당 5.4 전당대회는 충청인에게 또 다른 판단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특히 양 의원의 이번 도전은 양 의원 개인이 아닌 ‘충청권 대표 주자’라는 상징성이 크다.

따지고 보면 ‘충청권 대표’라는 이름표를 달고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에 도전한 것은 양 의원이 처음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실정은 그리 녹록치 않다. 민주통합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의 표심이 충청권의 그것에 비해 훨씬 막강한 탓이다. 이 같은 구조는 영남에 기반 한 새누리당도 마찬가지다. 수 십 년간 고착화 된 이 프레임을 깨야 한다는 점에서 양 의원의 도전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하다.

더욱 주목해야 하는 것은 양 의원의 승패가 차기 대권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미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충청권 최고위원도 허락하지 않는 민주통합당이 충청권 대권 주자를 용납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양 의원은 지난 4일 출마선언을 통해 “4050세대인 중간층, 이념적으로는 중도층, 지역적으로는 충청권인 중부권 등 3중의 지지를 얻어 승리하는 민주통합당을 완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충청권 유권자의 이탈을 이번 대선 패배의 최대 요인 중 하나로 꼽으면서도 그 대책과 해법은 제시하지 않았다. 진단과 처방이 따로 놀고 있는 것이다.

단언컨대, 양 의원의 최고위원 당선은 충청권의 민심을 되찾기 위한 첫 발걸음이다. 부디 민주통합당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충청인에게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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