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조규선 한서대 대우교수(전 서산시장)

4월이다. 요즘 4.24 재?보궐 선거가 관심을 끈다. 대선이 끝난 뒤 민심을 가름 할 수 있는 첫 번째 선거이다. 충남 부여?청양, 서울 노원병, 부산영도에서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된다. 여.야, 무소속 예비후보들이 표밭을 누비고 있다. 그러나 벌써 선거 판세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표심의 현상은 그 시대의 민심이다. 사람 마음을 움직여야 표를 얻는다. 사람 마음을 사로잡는 힘, 진심이다. 이렇게 선거는 인물, 정당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후보자가 살아 온 삶의 궤적이 중요하다. 성격과 의도, 태도는 물론 자격과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또 유권자는 자기가 선호하는 정당의 후보를 찍는다. 더 중요한 것은 공약이다. 미래의 국가와 국민, 그 지역과 주민을 위해 할 일 이다. 비전이다. 공약은 사회 공중에 대한 약속이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슬픈 것 중의 하나가 정치인의 공약이라고 했다. 하천이 없어도 교량을 놓는다고 했다. 옛날 이야기이다. 시대는 변했다. 주민은 신이다. 너무 잘 안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민주 통합당 후보는 기초단체장과 기초 의원의 정당 공천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지방자치 활성화와 정치 개혁차원에서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대선이 끝난 뒤 5개월이 되지 않아 이에 대해 양당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정말 슬픈 일이다.

다행히 새누리당에서는 이번 선거부터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지만, 최고 위원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런데 민주통합당에서는 법이 개정 되지 않았다며 공천을 고수 하고 있다. 지키지 못할 공약을 무엇 때문에 하였는지 궁금하다. 표를 얻기 위한 공약이였다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더 가관인 것은 법을 핑계대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약은 공약이고 약속은 약속이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공약은 지켜야한다. 이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대선 당시 공천 폐지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문제점을 인정했다. 이는 국민이 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대선이 끝났다고 딴 소리를 한다면 누가 그 정당을, 그 사람을 믿겠는가?
지난 80년대 덴마크 농협을 방문한 적이 있다. 농협이 발전된 특징은 3무라 했다. 조합법이 없고 조합원 명단이 없고, 조합 직원이 없다는 것이었다. 법이 없어도 조합은 잘 운영되고 있었다. 인상적이었다.

법이 존재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법 이전에 약속이 중요하다는 것은 신뢰의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 공천제 폐지를 공약해 놓고 이를 이행치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정치권이 기득권을 갖게다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권력을 쥐고 흔들겠다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국민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을 위해 정치적인 도구로 사용하겠다는 착각이다.

이제 세상이 변했다. 시대의 순리를 누구도 막지 못한다. 국가의 권력이 완전히 국민에게 이동 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1995년 무소속으로 서산시장에 출마했던 경험이 있다. 그 후 나는 자치분권 전국연대 상임공동 대표로, 전국 시장 군수 구청장 협의회 공동회장단의 일원으로 기초단체장의 정당 공천 폐지를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지방자치란 무엇인가? 자기가 사는 지역을 주민들 스스로 다스리는 제도이다. 지역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또한 정치를 하는 힘이 정부와 국회에만 집중 되는 걸 막으니 함부로 독재를 할 생각도 못한다. 지역의 민주주의가 발달 하니까 나라의 민주주의도 발전하게 된다.

지방자치는 주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지역의 특색을 살려서 문제를 해결 하게 된다. 현대 사회는 국가 간 경쟁의 주체가 국가에서 지역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역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의 근원이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변화, 개혁, 혁신, 환골 탈퇴 등 말로만 외친다. 변화는 과거의 낡은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을 몸에 익혀 행동하는 것이다. 이는 진정한 반성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할 때 국민들은 마음을 준다.

  조규선 전 서산시장.  
조규선 전 서산시장.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 통합당의 경우, 이기는 선거에서 졌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도 계파 간 힘 겨누기 양상이다. 계파 싸움에서 이기면 무얼 하나. 선거에서 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 알고도 그러는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정말 답답할 뿐이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정당이 승리 할 것이다. 이것이 오늘의 민심이다.

지역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어서는 안된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하고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 공천제는 폐지되어야 한다. 이것은 양당 대통령후보의 공약이다. 공약을 지키는 것이 신뢰이다. 신뢰가 쌓여야 선거에서 이긴다. 4.24재?보궐 선거에서 약속을 위반한 정당은 민심의 역풍을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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