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 시험지 유츌사태를 보며

우리 아이들을 위해 스승은 존경받아야 한다

맹자의 진심상편(盡心上篇)은 ‘천하의 영재를 모아 교육하는 것(得天下英才而敎育之)이 군자의 세 번째 즐거움(君子三樂)’ 이라고 가르친다.

   
 안기호회장

본시 교(敎)란 ‘회초리를 들어 아이를 길들인다’는 뜻이며 육(育)은 ‘살찌워 키운다’는 뜻이니 교육(敎育)이란 곧 ‘스승이 제자로 하여금 지식과 덕을 닦도록 이끌어 주는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교육자는 우러러 하늘을 보든 굽어 사람을 대하든 한 점 부끄러움이 없도록(仰不愧於天俯不?於人-君子二樂) 스스로 삼가고 또 삼가야 하는 것이다.

물론 현대사회는 맹자가 살던 시대와는 판이하게 다르고 가르치는 일이 호구지책(糊口之策)의 하나로 인식되기에 이른 세태이긴 하지만 교육의 본질과 스승의 도리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교육 현실은 너무나도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다. 군자이락(君子二樂)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부끄러운 일들이다. 게다가 대전.충청 지역 교육계의 수장 3명이 비리로 도중하차한 데 이어 교육감이 수사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이고 보면 우리의 백년대계(百年大計)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필자는 몇 해 전 지역 일간신문 칼럼을 통해 교육감의 선거운동 방법의 문제가 벌어진 문제를 안타까운 심정으로 교육계에 대한 바람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비슷한 일들이 대전.충남에서 연이어 일어나더니 이제는 장학사 시험문제 유출과 관련해 경찰조사를 받던 김종성 충남도 교육감이 음독하는 안타까운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번 사건은 김 교육감 개인의 위기일 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 교육의 위기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수사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좀 반복된 글이기는 하지만 교육계에 관심 있는 분들의 권유로 기고되었던 글을 다시 제언(提言)하고자 한다.

교육계 수장 실정법 어겼다면 지탄받아야 그러나…

누구보다도 엄격한 도덕성과 준법성이 요구되는 교육계의 수장이 실정법을 어겼다면 그것은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현대사회가 공?맹의 시대처럼 군자가 오로지 홀로 아름다움(獨也靑靑)을 지키기 어려운 세상임을 감안할 때 경쟁과정에서 특정인이 얻은 결과를 그가 홀로 만들어 낸 결과라고 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더구나 현행 교육감 직선제 선거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중론에 비추어 볼 때 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분명한 실정법 위반 사실을 묵과하자는 말은 결코 아니다. 교육감 선거 관련 비리가 이처럼 만연한 상황이라면 당장 직선제 폐지를 부르짖지는 않아도 최소한의 보완대책은 마련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다만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수사 내용에 따른 피의 사실이 반복 공표됨으로써 일반 시민들의 뇌리에 부동의 기정사실인 양 각인되고 그에 따라 예단된 최악의 상황이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는 사태로 발전하는 관행은 재고 내지 개선되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더구나 김 교육감이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최종 판결을 받지 않을 경우 향후 충남교육을 이끌어가는 과정에서 교육 수장이 안고 갈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어떻게 할 것인지 우리 모두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스승은 존경받아야 한다. 그것은 가르치는 자의 권위와 이익에 앞서 그들에게 교육받는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서다. 차제에 교육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이 내부적으로 원만하게 조율이 되고 바로잡혀 가는 풍토를 조성해 나갈 때 우리 교육이 더 한층 발전되리라 믿는다. 교육은 교육당국이나 학부모 또는 학생들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에 소재하는 모든 기관과 사회단체 그리고 언론을 비롯한 시민들의 관심과 애정을 갖고 도와줄 때 비로소 명실상부한 백년대계(百年大計) 자리매김할 것이며 우리의 자녀들이 착하고 아름답게 그리고 능력 있는 아이들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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