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화 만년고 수석교사

  정일화 만년고 수석교사.  
정일화 만년고 수석교사.

‘사회적 자본’이 연초부터 대전시정의 화두가 되고 있다. 염홍철 시장이 누차 강조한 부분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에서 거듭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참여와 소통으로 서로 믿고 배려하는 시민공동체’를 사회적 자본 확충을 위한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대전시는 사회적 자본을 사회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사람들 사이의 좋은 관계망으로 정의하고, 신뢰, 배려, 나눔, 협력, 소통, 참여 등을 좋은 관계망에 포함되는 요소라고 밝힌 바 있다.

사회적 자본의 상대적인 의미는 ‘사회적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사고는 치료비, 입원비, 간병비, 후유증으로 인한 손실, 그리고 사회적 역할의 소홀 등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한다. 상거래를 예로 들면, 서로를 믿지 못해 거래가 지연되거나 성사 직전에 취소되어 엄청난 손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학교폭력은 어떠한가? 학교폭력으로 인해 학업을 중단하거나 심지어는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진다. 피해학생과 가족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한다. 학교는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에너지를 소진하게 되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입게 된다. 이 모든 일들이 사회적 비용에 해당된다.

법규를 엄격하게 적용하여 교통사고를 줄이거나, 상거래 질서를 바로 잡거나, 학교폭력을 예방하여 발생할 경우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직접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질서의식을 높이거나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상거래 문화를 조성하거나 인성교육을 통해 서로를 배려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은 사회적 자본을 확충함으로써 간접적이긴 하나 상대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사회적 자본 확충은 성숙하고 건강한 사회를 이루어 안정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가장 바람직하고 지속가능한 적극적인 방법이다.

사회적 자본을 확충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우리의 전통에서 배우는 지혜가 필요하다. 전통적으로 권선징악과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만든 향촌의 자치규약과 협동조직체인 향약(鄕約)이 있다. 또한 지역공동체 관계망을 형성하여 협동노동을 통해 공동체의식을 북돋은 ‘두레’가 있다. 향약과 두레는 오늘날에 사회적 자본을 확충함에 있어 되새겨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대전시의 복지 브랜드이며 사회적 자본의 성공 사례인 ‘복지만두레’는 마을 단위로 조직된 두레를 일컫던 ‘만두레’의 전통을 잇고 있지 않은가. 요즘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사회적협동조합도 상부상조의 전통 정신에 뿌리를 둔 협동체다. 사회적 자본 확충은 우리의 전통 가치 회복이 우선 되어야 한다. 두레와 향약뿐만 아니라 ‘동방예의지국’, ‘충(忠)과 효(孝)’, ‘선비정신’ ‘군사부일체’ 등의 훌륭한 사회적 자본을 되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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