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충성맹세 안했다고 배척?언론통제 심각

  정용기 대덕구청장  
정용기 대덕구청장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남자들 가운데 중?고등학교 시절 보았던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The Godfather(대부)’라고 대답하지 않을까 싶다. 마론 부란도, 알 파치노의 중후하고 포스(?) 넘치는 연기를 보면서 한때는 그들이 최고의 남성상인양 부러워했던 철없던 사춘기 시절도 있었다.

마피아 조직은 이태리 시칠리아 섬을 근거로 하는 강력한 조직을 만들었고, 조직 유지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자국 뿐 아니라 미국의 대도시에서 거대한 조직체로 성장했다.

이렇게 마피아가 굳건히 그 세력을 유지하며 세를 확산할 수 있었던 밑바탕은 오메르타라고 불리는 침묵의 강령(The code of silence) 때문이다.

마피아 구성원들은 대부를 향해서 목숨을 바쳐 충성을 다했고, 대부는 충성을 저버리지 않은 조직원들을 철두철미하게 보호해 줬다. 만약 조직원이 감옥에 가는 경우 가족들의 생활비까지 책임져 줬다.

반대로 충성을 저버린 구성원이나 반대세력은 철저하게 응징했다.

조지오웰의 소설 ‘1984년’을 보면, 빅브라더가 지배하는 디스토피아는 개인의 모든 사고를 금지한다. 주인공은 과거의 모든 기억을 세뇌당하고 빅브라더의 사상을 주입받는다. 글을 쓰는 것도, 당원끼리 말을 하는 것도 금지한다. 사람들의 의식을 억제하는데 귀를 막고 입을 막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디스토피아는 이런 공포로 묘사되고 있다.

시장에게 충성 맹세 안했다고 배척당하고 묵살

문득 이 두 이야기를 꺼낸 것은 민선 4기와 5기 21만 대덕구민의 대표로 구청장 업무를 수행하면서 현재 대전에서 이런 무서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21만 대덕구민도 대전시민의 구성원임에도 불구하고, 대전의 최대 현안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과 대덕구 관내에 만들어질 회덕IC 건설 논의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영화 대부에서처럼 충성 맹세를 하지 않아 철저하게 배척당하고, 묵살당하고 있지 않나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더욱 기막힌 것은 2011년 우리 구에 대한 악의적인 보도로 인해 법정에서 반론보도를 내도록 판결을 받았던 한 언론사의 기자는 무상 급식, 도시철도, 회덕IC 문제 등과 관련해 구민의 염원을 간절하게 호소하는 대덕구를 ‘대덕공화국’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사사건건 시장하는 일에 발목잡고 딴지 건다’는 표현으로 매도하는 등 철저하게 시장의 나팔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부정적 기사 쓴 기자에게 항의전화 등 철저한 언론통제 심각

여기에 바쁜 공무 중에도 시장은 시정에 부정적인 기사를 쓴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하며, 철저하게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지역의 뜻있는 언론인들은 시장의 전화가 부담되고 심지어는 무섭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사석에서 나눈 대화마저도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어디서 무슨 말을 듣고 한 얘기인지까지 따져 묻는다고 한다. 이런 시장의 의중이 무엇일까 궁금하기 그지없다.

심지어 모 인터넷 신문의 칼럼과 기사에 대해 시정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시청 출입기자와 주필, 편집위원 등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냈다.
“비판언론에 대한 철저한 ‘재갈물리기’ 시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어떤 자리에선, 누구나 말하면 알 수 있는 선출직이, 시장을 ‘큰형님(빅브라더)’로 모시고 재선에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이 돼 주자고 말한 적이 있다. 선출직이, 그것도 공적인 자리에서 이런 말을 서슴없이 한다는 사실에 기가 막힐 뿐이다.

 염정(廉政)에 염증(炎症) 느끼는 시민 늘고 있는 까닭 생각해야
 
시장님께 정중히 묻고 싶다.
‘우리 대덕구민 좀 봐주세요, 대덕구민도 대전 시민입니다’ 이런 간절한 우리 구민의 바람을 단 한 가지라도 들어 주실 수는 없는 것인지....

이제는 ‘염정(廉政)에 염증(炎症)을 느끼고 있다’ 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까닭을 생각해 주기 바라며 모든 구민이 합심해 내는 간절한 소리에 귀 기울여 주길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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