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 84

 <원문> 자(子) 왈(曰) 道之以政(도지이정)하고 齊之以刑(제지이형)이면 民免而無恥(민면이무치)니라 .道之以德(도지이덕)하고 齊之以禮(제지이례)면 有恥且格(유치차격)이니라. 
                                                                                         (논어●위정편)

<풀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법령정치로서 백성을 이끌고, 형벌로서 백성을 억제하면, 백성들은 형벌을 모면하려고만 하지 부끄러워함은 없느니라.그러나 덕치로서 백성을 이끌고, 예로서 백성을 가지런히 하면 백성들은 부끄러워 할 뿐 아니라 또한 스스로를 바로 잡느니라.” 

<여설> 위의 공자의 말씀은 법치(法治)보다는 덕치(德治)를 높이는 말씀이라 할 수 있다.
즉, 군주가 나라를 다스릴 때 외형적 제도나 법령만으로 백성을 이끌고 또 형벌을 가해서 백성들을 다 같이 따르고 지키게 하면 백성들은 겉으로 순종하는 척한다.
그리고 법망만을 빠져 나가려하고 죄를 짓고도 스스로 부끄러움을 못 느낀다.
그러나 군주가 솔선수범하고 도덕을 행하고 백성을 덕으로 다스리면 백성들이 감화되어 따르게 되고 예절이나 제도로 사회질서를 잡으면 백성들이 마음속으로 지키려 한다.
그리고 사회질서를 어겼거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고 고치려 한다는 것이다.

위의 글은 나라를 다스리는데 있어서 법가적 방법보다는 유가적 방법의 우월성을 주장한 글이라 할 수 있다.
2500여 년 전 공자가 이러한 덕치를 부르짖었던 춘추시대는 중국역사상 가장 혼란한 시기였고 총체적 난국의 시대였다 할 수 있다.
이러한 총제적 난국에서는 공자의 덕치보다는 오히려 법치 즉 단호한 법가적 강제력이 정치의 안정과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 하겠다 할 수 있다.
그래서 당시에 공자가 각국의 왕이나 위정자들에게 덕치와 예치를 권했으나 극도로 혼란한 난국이었기에 어느 왕이나 위정자들도 공자의 권유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지도자의 통치술에 있어서 덕치는 평화로운 시대 즉 치세(治世)에 필요 되는 통치술이라 할 수 있고 법치는 난세(亂世)에 필요 되는 통치술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덕치나 법치는 어느 한편이 우월하다고 단정 할 수 없이 그 시대의 정치 상황에 따라 필요 될 수 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비록 난세에 살고 있더라도 항상 태평세대를 바라는 것처럼 지도자의 통치술도 지금은 난세라서 법치를 하고 있더라도 태평세대에 필요 되는 덕치가 목표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공자가 주창하는 덕치와 예치는 통치의 목표이며 이상이라 할 수 있다.
현대 국가를 이끌어 가는 국가 지도자에게 있어서 가장 바람직한 통치술은 덕치와 법치의 조화를 이룬 통치술, 다시 말해 덕치를 바탕으로 한 법치의 통치술이 아닐까한다. 

● 덕치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은 도덕과 신의(信義), 청렴과 공명정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본 덕목은 지도자가 되기 전이나 지도자가 된 후 꼭 같이 갖추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장관 등 지도층인사들이 본인은 물론 그 배우자나 가족이 저지른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세금문제, 병역문제, 논문표절 문제 등 부적절한 사생활 문제로 인하여 청문회에서 국민의 지탄을 받는 모습을 보지 않았던가.
이처럼 지도자가 아무리 덕치를 하려해도 이러한 기본 덕목에 부적절함이 있고 부도덕하면 국민들은 신뢰하지 않고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된다.

● 덕치의 기본은 ‘백성의 뜻을 받드는 것’이라 했을 때 이것은 바로 정치 권익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진실로 국민 권익을 위한 정치’ ‘행정의 권위와 편리를 위한 행정’이 아니라.
진실로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의 편익을 위한 행정’을 펼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법치는 덕치의 바탕위에서 행해야 한다.’ 다시 말해 법치를 하는데 있어서 필요불가결한 법이나 행정 명령은 충분한 국민적 동의를 얻어서 만들고 행하는 것이 바로 덕치를 바탕으로 한 법치라 할 수 있다.
또한 국가나 지방 자치단체가 시행하려는 시책이나 사업이 아무리 훌륭하다 하더라도 우선 국민과의 소통을 통한 국민적 동의를 얻은 뒤에 시행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덕치의 통치술이라 할 수 있다.
국민과의 소통을 통한 국민적 동의 없는 시책이나 사업은 그 어느 것도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 할 수 없다.
이처럼 국민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통치술이 덕치이며 그 덕치의 지름길은 바로 ‘소통의 정치’라 할 수 있다.

사회질서나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불가피하게 국민의 생활을 규제하게 될 때는 행정명령이나 강력한 처벌이전에 캠페인' 을 통하여 국민에게 자발적 참여를 호소하는 방법도 바로 덕치방법의 한 예라 할 수 있다.
가령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에서 지정속도 30Km 준수하기‘ 캠페인, 뇌물 안주고 안 받기’캠페인 등의 예를 들 수 있다.
그렇다.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는 도덕적인 지도자, 덕치의 지도자, 사심이 없는 지도자, 소통의 지도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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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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