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재래시장 기획보도를 마치며

   
천안과 아산지역 재래(전통)시장 상인들을 응원하고,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해 지난 4주간에 걸친 기획보도가 막을 내렸다. <사진: 지난달 24일 온양온천전통시장에서 열린 상인들의 각설이 공연 모습>
한 달여에 걸친 천안·아산 재래(전통)시장 기획보도가 지난 주 모두 끝났다.

지역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거창함보다 골목상권을 보호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한 기획이었다. 대형마트에 밀려 그 옛날 영화(榮華)는 추억으로만 간직한 채 살아가는 지역 소상공인에게 희망을 주고, 응원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4주에 걸친 취재와 보도를 하는 과정에서 기자는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지역 재래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고, 다양한 부류의 상인들을 만나 삶의 일면도 엿볼 수 있었다.

이제 시장도 대형마트에 안 밀리는 '자생력' 키워야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 다퉈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SSM)에 대한 규제를 제도화하면서 재래시장을 비롯한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기자는 취재와 보도를 통해 골목상권이 거대자본과의 싸움에서도 밀릴 지 않기 위해서는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시장 스스로의 자생력과 지자체의 행정적 지원이 절실하다. <사진: 천안 남산중앙시장에서 열린 어린이 사생대회 모습>
그 첫 번째는 바로 상인들의 '의식변화'다.

현재 천안과 아산지역 재래시장 상인들의 평균 연령은 60대 중반이다. 이들이 지난 30~40년 동안 터를 잡고 살아왔던 시장은 시대가 바뀌면서 큰 변화를 해 왔다.

하지만 정작 그들의 소위 '장사 마인드'는 그 전과 변함이 거의 없다. 고객들에 대한 친절도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에는 시장 통의 '욕쟁이 할머니'가 명물이었을지 몰라도, 이제는 그렇지 않다. 고객들에게 친절하고, 공손하며, 서비스에 최선을 다해야만 '단골'을 잡을 수 있는 시대다.

상인들 의식 변화와 행정적 지원 조화 이루어져야

둘째는 상인들 스스로 대형마트와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의지'와 '단합'이다. 이는 상인연합회와 소수의 상인들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몰락한 상권의 재건을 위해서는 ‘지금 나는 벼랑 끝에 섰다’는 심정으로 시장 활성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나 하나쯤..' 하는 자세는 동료 상인들의 힘을 빼놓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온양온천시장 솜사탕 무료 이벤트 모습.
셋째는 시장의 '세대교체'다. 젊은이들이 없는 시장은 미래가 없다. 상인들이 젊어져야 시장이 젊어지고, 젊은 고객도 유치할 수 있다. 1세대 상인들의 은퇴와 맞물려 그 바통을 이어받을 자연스러운 물갈이가 시급한 때다.

마지막으로는 '전폭적인 행정지원'이다. 상인들끼리 제 아무리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쳐도 행정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제도적 뒷받침을 토대로 시장 홈페이지 구축과 상인대학의 활성화, 시설 현대화 사업 등 기본적인 여건 조성에 적극성을 띠어야 한다.

말로만이 아닌, 상인들이 '장사할 맛' 나는 시장, 신구세대가 모두 찾을 수 있는 시장, 시류에 발맞춰 미래를 준비하는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대형마트만 선호하던 고객들의 발길도 하나 둘 돌려세울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그동안 취재에 협조를 아끼지 않았던 천안·아산 상인연합회와 천안시, 아산시 각 부서 담당직원들,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신 독자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