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37

<여설> 지난회부터 이번 회까지는 명심보감의 『순명편』 즉 운명에 관한 내용이었다.
인생자체가 화두이어서 인지 우리는 참으로 많은 화두를 안고 세상을 살아간다.

그중에서 『운명』이란 화두처럼 신비스럽고 좀처럼 풀기 어렵고 그 답이 각기 다른 것도 드물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각 성현들은 운명이라는 화두의 답을 어떻게 풀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명심보감』의 『순명편』외에 『공자』를 비롯한 『맹자』,『노자』『채근담』의 글까지 살펴보았다.
그러나 어느 곳에도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는 것 같다. 또한 독자께서도 필자의 글에 공감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전혀 생각을 달리 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인생이 무엇이냐? 물으면 각자가 살아온 삶 속에서 그 답을 찾기 때문에 그 답이 십인십색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운명』에 대한 답 또한 각자가 살아온 삶 속에서 경험하고 느끼고 깨달은 바에서 찾을 것이니 각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처럼 운명이란 화두에 대한 답은 각각이겠지만 각각의 운명을 안고 살아가는 지혜로운 방법은 여섯 글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 아니겠는가.
다시 말해 그때그때 처한 인연 즉 사람과의 인연, 일이나 사물과의 인연, 시간과의 인연에 최선을 다하고 그런 다음에 하늘의 뜻에 맡기고 기다리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때그때 맞이한 사람, 일이나 사물, 시간과의 인연에 어떻게 최선을 다하라는 말인가. 그것은 誠(정성), 敬(공경), 信(믿음)으로서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천함이나 귀함을 가리지 말며, 또한 내가 만나는 사람에 대한 이용가치를 계산하지 말고 무조건 닥쳐진 일이나 사람에 대해 정성과 공경과 믿음으로서 최선을 다 하라는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천하고 작은 일인 줄 알았더니 후에 나에게 복을 가져다 준 일이 될 줄이야.
복된 일이 되고 아니 되고는 하늘만이 알뿐,
그러니 따지지 말고 지금 맡고 있는 일에 정성과 공경과 믿음으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가 지금 잠시 만나는 사람이 훗날 나에게 은인의 인연이 될 줄이야. 목마른 길손에게 버들잎 띄운 물 한 모금으로 낭군의 인연이 되지 않았던가.

?恩義(은의)를 廣施(광시)하라. 人生何處不相逢(인생하처불상봉)이랴.?라는 말이 있다.
즉 평소에 은혜와 의리를 널리 베풀면 뒤에 어느 곳에서 다시 만나면 그 보답을 받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다.
그렇다, 잠시 스치는 인연 이라고 또한 지금 나에게 이득이 되지 않을 것 같다하여 소홀히 하거나 냉대하지마라.

사람의 인연은 오직 하늘만이 알뿐, 그러니 만나는 그 순간만은 정성과 공경과 믿음을 다 해야 한다.
다시 한 번 내 자신에게 묻고 다짐하자,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 진정으로 誠(정성), 敬 (공경), 信(믿음)으로써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금의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운명의 글을 마치면서 드리는 결론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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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생활 명심보감?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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