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염홍철 시장의 언론 대응전략과 대전시 SNS 대응

   
이른 새벽 손수 시정에 대한 소식을 작성하는 염홍철 대전시장의 페이스북 사랑은 정말 대단하다. 페이스북를 전담하는 공무원을 둬서 시정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모니터링하고 표출을 봉쇄하고 있다.

‘칭찬합시다.’ 요즘 기자가 A4 용지를 놓고 자로 줄을 쳐가며, 100번 쓰기하며 되새기는 문구다. 지면을 오로지 비판기사로 채우기보다는 세상을 밝게 하는 칭찬 글을 써보라는 주위의 권유에서다.

페이스북 글 잘 올리는 시장, 댓글 잘다는 공무원

염홍철 대전시장이 진짜 잘하는 것이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활용이다. 오전 5~6시면 어김없이 그날의 시정이 손수(?) 작성이 되어 트위터를 통해 올라온다. 곧이어 트위터 계정과 연동된 페이스북에 올라오고 대전 사람이 모인 페이스북 커뮤니티에도 다시 한 번 같은 글을 올린다. 무려 3번 이상 볼 수 있다. 2~3번 새로운 시정들을 복습하게 해주니 염 시장의 수고가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르겠다.

근래 들어 염 시장의 페이스북 글 만큼이나 들어 눈에 띄는 댓글이 생겼다. 페이스북 대전지역 커뮤니티에 무엄(?)하게도 염 시장의 시정을 비판하는 불충스러운 글들이 있을 경우에는 이를 바로잡고 안구가 정화되는 충정스런 댓글을 다는 주인공이다.

충정 댓글의 작성자는 염 시장의 시정을 비판하는 글들을 조목조목 해명해주고 있다. 때로는 글쓴이를 머쓱하게 몰아붙이며 따져 묻는다. 또한 논박하는 댓글의 일부분은 사실과 다른 허위로 그럴 듯 하게 포장해 언론사에 ‘빅엿’을 먹이는 훌륭한 꼼수도 갖고 있다. 정말 염 시장의 시정을 이토록 잘 아는 시민이라니 궁금증이 절로 생겼다.

   
대전시 '댓글사무관'은 시정에 부정적인 페이스북 글들을 감시하고 사실이든 허위든 댓글로 응징하는 것이 주된 업무인 듯 보인다. 삭제되지도 않은 기사를 삭제했다고 허위사실을 올려 언론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꼼수도 부린다.

시장에 불충스런 SNS글 ‘댓글사무관’이 응징

삭제하지도 않은 기사가 삭제됐다고 올리는 배포에 감동을 먹고 작성자가 누구인가 알아보기 위해 페이스북 ‘정보’를 눌러 봤다. 뉴미디어담당업무 종합기획, 온라인시정홍보기획, 영상홍보 및 인터넷방송운영종합 기획 담당으로 자기 직무에 충실히 일 하는 시청 공무원이었다. 얼마나 보람된 일인가! 기자의 얼굴에 핵융합로보다 더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댓글사무관은 시정에 비판을 가하는 불충한(?) 네티즌들을 발견하면,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홍반장'처럼 어김없이 나타나 의견을 표출한다. 이런 댓글사무관의 존재만으로도 시정에 불충한 네티즌들을 쫄게 만드니 그야말로 대전시에 큰 도움이 되고 존재가치가 있는 직책이다.

댓글사무관이 불철주야 시정 홍보를 위해 손가락 땀나도록 키보드를 두드려 대는 정성을 떠올리니 불현듯 4개월 전 측두엽 해마에 장기기억으로 저장된 염 시장의 발언들이 재빠르게 단기기억으로 전환됐다. 지난 6월 말 염 시장이 시청 간부들에게 주문한 언론대응 전략과 오버랩이 되는 것이다.

염 시장, "청와대 비서관 시절 언론대응 어떻게 했는줄 알아"

지난 6월 29일 하반기 정기인사 발표가 나고 그날 5시 30분 시청 10층 사랑방에는 사령장을 받기 위해 4급 이상 고위 간부들이 모였다. 사령장 받는 풍경이 궁금했던 차에 기자는 이날 행사를 살짝 엿봤다.

염 시장은 승진자도 많은 기쁜 자리에서 시 간부들을 크게 나무랐다. 당시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 예타 신청을 앞두고 대전시가 대덕구민과 갈등을 겪으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다.

사령장을 수여한 뒤 염 시장은 “열심히 일하다 그릇 깨는 것은 책임이 없다”며 “간부들의 언론 대처가 미흡하다”고 크게 질책했다. 이어 과거 청와대 비서관 시절의 이야기라며 소개했다. 염 시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시절 정무비서관을 역임했다.

당시 염 시장은 “대통령이 중요한 담화문을 발표 할 때 출입기자, 데스크, 논설위원 등을 전 비서관이 각각 맡아 ‘도와 달라’, ‘봐줘라’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 간부들도 공보관 혼자 언론을 다 못 막는 만큼 적극적으로 주요 언론에 정당하게 써달라고 부탁해야 하지 않겠냐”, “대전시의 조직력이 대덕구에 밀린다”며 서운함을 표출했다. 그는 "열심히 일하면 큰 보상을 받는다"고도 했다.

그래서 일까? 염 시장에게 불충스런 기사가 실리면 여러 간부 공무원들에게 호된 전화가 걸려 왔다. 역시 시장의 훈계 약발과 보상 당근이 대단했나 보다.

시청 공무원 언론대응 주문 "시장님 약발 대단하네"

지난달 10월 10일 위클리디트 창간호 표제 기사가 마음에 안 든다며 새벽부터 언론사 대표에게 ‘찌라시’ 운운하며 버럭 화를 내는 서기관도 있었다. 정말 이른 새벽 신문부터 챙겨보던 부지런한 시청 과장이 존경스러웠다.

염 시장의 한 측근 공무원은 기자를 불러 염려하는 마음이라며 충고를 해줬다. 최근 기자가 쓴 불충스러운 기사에 염증이 났나 보다. 그 분의 말을 요점만 정리 하자면 ‘시장님에게 잘하는 기자가 잘되고 나중에 존경도 받더라, (당신도) 대전에서 오래 살려면 좋은 기사를 써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얼마나 기자의 심금을 울리는 말이었던지 한마디 한마디 단어들을 곱씹어봤다. 반성하는 마음에 100번 쓰기로 암기까지 했다. 행여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이 기자, 밤길 조심해라, 염장 지르지 말고’란 말로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럴 분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대전시 산하기관 모 사무처장이 기자를 찾아와 '(자신을)곤란에 빠뜨린 기사에 대한 제보자를 밝히라'며 정말 친절하고 예의바른 말씀을 하고 가기도 했다. 염 시장이 강조한 여론대응이 SNS를 비롯해 착착 잘 이뤄지고 있어 손발이 잘 맞는 행정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부러운 꽃보직' 댓글사무관에 격려를...

그건 그렇고 댓글사무관, 정말 부러운 대전시 꽃보직이다. 14년간 열심히 일해도 눈에 띄지 않아 승진을 못하는 사무관도 있고 힘들게 보직경로 밟고 올라와 굳은 일 다 했는데 갑자기 바뀐 들쭉날쭉 근평에 죽 쑨 차관(시청에서는 선임 6급을 차관으로 부른다)들도 많다. 이런 현실에서 페이스북 작은 글귀 하나 사실 확인도 안 한 허위 글을 적으며 페이스북 잘하는 염시장 눈에 잘 띄니 일하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할까?

이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부탁드린다. 매일매일 시장과 시정에 부정적인 네티즌들의 글을 찾아내 올바른 길로 계도하는 '댓글사무관'의 페이스북 댓글을 발견하면 '좋아요!' 버튼을 꾸욱 눌러주고 '댓글'도 정성스럽게 달며 '친구' 신청도 해주길 바란다. 대전시의원들도 대전시의 이런 기특한 업무에 관심도 가져주고 아낌없는 배려와 격려도 해줬으면 좋겠다.

염홍철 대전시장이 시민 세금으로 월급 줘가며 대전시 '공무'로 맡긴 일이니 열심히 힘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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