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의 독성과 다이옥신

  다이옥신은 단일 화학물질이 아니라 여러 화학물질을 묶어서 부르는 총칭이다. PCDD(polychlorinated-dibenzo-p-dioxine), PCDF(polychlorinated-dibenzo-furans), PCB(polychlorinated-biphenyl) 등으로 다시 구분된다.

[다이옥신과 퓨란의 구조]
 

  PCB의 경우 절연제로 사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생산하다가 독성이 알려지면서 금지하게 되었다. 나머지 다이옥신들은 대부분 농약과 같은 화학물질 생산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부산물로 발생하거나, 소각장에서 발생된다.

  고엽제에 존재하는 다이옥신은 이 중에서 PCDD 계열이며, PVDD 계열 중에서도 가장 독성이 강한 TCDD(2,3,7,8-tetracholrodibenzo-p-dioxin)이다. 고엽제의 농약 성분 중에 불순물로 함유되어 있다. 캠프캐럴에 매립된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에는 TCDD가 2ppm(0.000002%) 정도 함유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TCDD는 독성이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이 정도 미량이 함유된 것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 고엽제의 독성)

   미국은 지난 1961년부터 1971년까지 4천400만리터의 고엽제를 베트남 주요작전지역에 비행기로 살포했는데 이 중에는 인체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진 170kg의 다이옥신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1969년 동물실험에 의하여, 2,4,5-T계 제초제를 합성할 때 함유하는 초미량의 불순물인 다이옥신이 인체에 들어간 뒤 5~10년이 지나면 각종 암과 신경계 마비를 일으키는 등 이 제초제의 살포로 인한 인체건강장애가 보고되기 시작하여 1971년에는 살포가 중지되었다. 국제연합(UN)은 고엽제를 ‘제네바의정서’에서 사용금지 화학무기로 보고 베트남전쟁 이후 고엽제의 사용을 감시하고 있다.  

  다이옥신은 상온(25℃)에서 무색의 고체로 700℃이상의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존재한다. 다이옥신은 한 번 생성되면 잘 분해되지 않지만 지방에 잘 녹기 때문에 생물체 안에 들어오면 잘 배출되지 않고 지방 조직에 축적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인체에 축척된 다이옥신의 생물학적 반감기는 5~11년으로 알려져 있다.  

 

   다이옥신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며, 생식독성과 신경독성, 그리고 태아에 대한 발달독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TCDD를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인된 1급 발암물질로 정하고 있다. 폐암과 비호즈킨림프종을 일으키는 것이 확인되었고, 유방암에 대한 보고도 있었다. 고엽제법에서는 고엽제 후유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암에 대해 ‘비호지킨임파선암, 연조직육종암, 호지킨임파선암, 폐암, 후두암, 기관암, 다발성골수종, 전립선암, 만성림프성백혈병,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정하고 있다.

  다이옥신 노출과 관련성이 높은 건강영향으로는 염소성 여드름,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CGT) 증가, 생식관련 호르몬인 황체형성호르몬(LH) 및 난포자극호르몬(FSH) 증가,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감소 등이 있다. 관련성이 의심되는 건강영향으로는 콜레스테롤 등 지질농도 증가, 당뇨발생, 면역력 감소(혈장 내 lgG 감소), 갑상선기능, 저하, 간기능 이상, 신경학적 이상, 심혈관계 이상, 자궁내막증 증가 등이 있다. 매우 다양한 질병이 다이옥신에 의해 발생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고엽제가 대량 살포된 베트남에서는 기형아 출산이 확인되었다. 다이옥신에 노출되면 유산율도 높아진다. 한편, 다이옥신 계열이 갑상선호르몬을 억제시킴으로써 태아의 뇌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최근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학습장애, 주의력결핍, 기억력손상, 과잉행동, 정신운동기능이상 등이 다이옥신 계열인 PCB에 의해 발생 가능한 발달장애들이다.

           (고엽제로 인한 오염문제)

  고엽제에 의한 다이옥신 TCDD  오염은 살포, 저장, 운반 등에서 발생된다. 고엽제가 사용된 베트남과 한국의 비무장지대의 경우 살포된 다이옥신이 지금까지도 검출되고 있다. 다이옥신을 저장하고, 혼합하며, 항공기에 싣고 내리는 과정에서 공군기지 토양은 심각하게 다이옥신에 오염된다. 이렇게 오염된 다이옥신은 오염토양이나 미세입자들이 바람에 날리거나 빗물에 실려 이동하면서 주변 생태계로 퍼져나가면서 폐해를 준다. 캠프캐렬과 같이 불법매립에 의한 오염은 극히 드문 사례에 해당한다

  다이옥신을 살포할 경우 광분해가 일어나며, 살포후 1년이 지나면 99% 정도는 분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토양에 결합된 것도 온도가 높아지면 휘발되면서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다이옥신이 오염된 토양이나 미세업자들이 햇빛을 받지 않는 상태(토양 내에 묻히거나 수중에서 침전되는 등)가 되면 매우 오랜 기간 동안 변하지 않고 남아있게 된다.

  토양오염이 발생하였을 경우 물에 녹지 않는 성질때문에 TCDD가 이동되지는 않는다. 땅의 표면오염이 발생되면 약 8cm 밑에서는 표면의 1/10 미만으로 발견된다. 햇볕을 받는 토양표면에서의 반감기는 1-3년이며, 땅속에서는 12년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된다. 뜨거운 온도에 얼마나 노출되느냐가 중요한 변수이다.

  TCDD는 물에 잘 녹지 않기 때문에 물에 오염될 경우 침전물이나 부유물질에 달라붙게 된다. 일반적으로 물에 녹아 있을 경우에는 햇빛에 의해 분해되거나 휘발된다. 광분해에 의한 반감기는 1-5일 정도 걸린다. 물에서 휘발되는 경우 반감기는 46일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물에 있는 침전물이나 부유물질에 달라붙은 경우 반감기는 50년 이상을 추정된다.

  TCDD의 오염확산은 주로 TCDD가 토양이나 미세입자들에 결합한 다음 빗물에 쓸려서 이동되는 경우이다. 특히, 베트남 미군기지 등 고엽제에 의한 오염지역에서는 주로 이러한 경로를 통해 오염이 확산되었다. 강이나 호수로 TCDD가 흘러 들어가면 물고기 등 생물체에 축적되며, 지역 주민들에게도 TCDD의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 확인된다. 사람 몸에 들어온 TCDD의 반감기는 월남전 참전군인 등에서 계산된 적이 있는데, 2774일에서 3640일까지 매우 긴 반감기를 보여주었다. 대략 7-10년 정도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어머니의 혈액과 모유를 통해 태아 및 영아의 다이옥신 오염이 가능하며, 발달장애 들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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