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애정남] 차수변경은 이가삼배(異家三拜)해야 인정

요즘 애정남이 대세다. 愛情男이 아니라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란 약어로 개그프로그램이다. 일상생활에서 겪은 애매한 상황들에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는 내용의 코너다. 이와관련 디트뉴스에서는 술에 관한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란 뜻의 ‘술애정남’을 연재한다. 푸드칼럼니스트 이성희 맛전문기자가 술과 술자리에서 경계가 애매모호해한 사안을 해결해 준다.<편집자 주>

‘애정남’이 등장하고 나서야 세상에 ‘애매한 것’이 이렇게 많은지 새삼 깨달았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술자리에서도 애매한 것이 너무 많다. 술자리 2차는 필수, 3차는 선택이라는 말이 있다. 한국 직장인들이 술자리 차수변경 때마다 외치는 말이다.

 

   
 

술자리를 우아하게 파하고 내일을 기약하며 헤어져야 되는데 뭔가 아쉬움이 있기 때문에 2차로까지 이어지는데 이것은 우리 술 문화의 특징이다.

술을 마신 다음 날 많은 차수변경을 무용담으로 자랑삼아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다. 애매한 차수변경에 관해 ’술애정남‘에서 기준을 정한다.

◆ 술자리에서 차수(次數)변경은 어떤 때 인정하나

문)1차에서 술을 마시다 2차 가기가 귀찮다고 그 자리에서 안주와 술의 종류(주종)을 바꿔 먹으면 2차로 인정하는가.
답) 인정 안한다. 술자리에서 2차를 가기 위해서는 장소변경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문)1차에서 술을 마시다 다른 장소로 옮기지 않고 다른 빈 테이블로 옮겨 주종을 바꿔 먹었을 때
답)술자리에서 차수변경은 장소를 변경해야 인정된다. 인정 안한다.

문)1차에서 술을 다 마시고 나가려다 같은 집에서 지인을 만나 합석해 다시 마셨을 때
딥)1차에서 술자리가 끝나고 2차로 옮기려고 할 때 동일 술집에서 다른 지인과 합석해 새롭게 술판이 이어졌다면 예외적으로 차수변경으로 인정을 한다. 1차에서 먹었던 사람이 아니고 새로운 얼굴이기 때문이다.

문)1차에서 술을 마시고 2차로 장소는 옮겼으나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
답)차수변경의 원칙은 장소변경이나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이가음주(異家飮酒) 원칙에 의거 차수변경으로 인정 안한다. 장소를 변경한다는 것은 그곳에서 음주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차수변겅으로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문)그렇다면 1차에서 술을 마시고 장소를 옮겼는데 술을 한잔만 마셨을 때
답)이것 역시 인정 안한다. 이가삼배(異家三拜)원칙에 벗어나기 때문이다. 장소를 옮겨서는 3잔 이상 마셨을 때 차수변경으로 인정한다.

문)1차에서 술을 마시고 2차를 술집이 아닌 상대방의 집으로 가서 마셨을 때
답)장소를 변경한다는 것은 그곳이 술집인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술집이 아닌 가정집에서 술을 마시는건 가정방문으로 보기 때문에 차수변경으로 인정 안한다.

문)1차에서 술을 마시고 다른 장소(술집)로 이동해 3잔 이상 술을 마셨을 때
답)차수변경으로 인정한다.

정리를 해보면 차수변경의 기준은 1차 장소에서 일단 다른 장소로 이동해서 술을 마시지 않으면 차수변경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원래 차수변경은 한 자리에서 먹는 술판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한 자리이기 때문에 장소만 옮기고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2차로 인정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상당히 취한 상태에서 일단락되는 한국인의 술자리는 독특한 시간적 차원을 가진다. 흔히 장소를 옮겨가며 하루저녁에도 몇 번씩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흔히 '차수 변경'이라고 일컬어지는 이 '차이 속의 반복'은 시간의 경과에 리듬감을 주며, 그것을 순환적으로 느끼게끔 하여 술자리의 지속을 덜 지루한 것으로 경험하도록 하는 효과를 낳는다.

결국 차수 변경은 술자리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무모한 음주보다는 건강을 위해 적당한 음주가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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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와 술에 관해 애매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있으면 kisinzer@hanmail.net로 내용을 주면 이 코너를 통해서 깔끔하게 해결해 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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