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학생회장장’...세종시 은하수공원 화장장에서 엄수

   
충남대는 10일 경상대 중앙현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학생회장장'을 거행했다. 사진은 지난 7일 불운의 사고로 사망한 5명의 무역학과 학생의 영정사진이 놓인 경상대 중앙현관 합동분향소 모습이다.  
장자는 동양철학의 대가로 꼽힌다. 그런 그가 아내의 장례식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던 기이한 일화가 있다.

당시 그 모습을 본 주변 사람들은 장자가 슬픔을 이기지 못해 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자는 그들에게 오히려 “사람이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갔는데 어찌 슬퍼하는가, 축복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가장 가까운 사람의 죽음까지도 초연(趠然)하게 바라본 장자였다.

10일 오전 6시 30분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이 된 충남대 무역학과 학생들의 발인식이 치러졌다. 이날 유가족과 지인은 애써 참아왔던 눈물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오열했다.

   
충남대 학생 및 학교 관계자들이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운구차가 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이날 경상대 중앙현관과 건물 내에는 200여 명의 조문객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을 지켰다.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발인식은 오전 7시 즈음 마무리됐다. 운구차는 7시 20분 경 고인들이 꿈을 키우던 충남대 경상대학을 향했다.

중구 문화동 충남대병원에서 유성구 충남대 경상대까지 걸린 시간은 약 30여 분. 이동하는 동안 차창이 어른거릴 만큼 장대비가 내렸다. 하지만 운구차 5대가 모두 경상대에 도착할 무렵, 하늘도 조문객들의 마음을 읽었는지,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충남대 경상대 현관에는 고인들을 추모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그 아래 200여 명의 학교 관계자 및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의 표정은 하나 같이 침통했고, 운구차가 들어서면서부터 눈물을 참지 못하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운구차에서 내린 유가족과 지인들은 영정사진을 품에 안고, 경상대 건물 안으로 들어와 평소 고인이 생활하던 공간을 함께 돌아봤다. 그리고 중앙현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마지막 향을 피웠다.

   
경상대 건물을 돌아보고 합동분향소를 찾은 유족과 지인들이 침통한 분위기 속에 마지막 향을 피웠다. 사진은 영정 사진을 들고, 애써 울음을 참고 있는 학생과 그 옆을 지키고 있는 유가족 모습이다.
고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영정 사진이 합동분향소에 차례로 안치됐다. 분향소는 모여 있던 충남대 관계자와 학생들의 눈물로 바다를 이뤘다. 고(故) 임재무(26)씨의 어머니는 “가지 말라고 했잖아, 가지 말라고 했잖아”를 되 뇌이며 오열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함께 울었다.

합동분향소를 거쳐 영정사진이 운구차에 올랐다. 한 학생이 버스에 몸을 기대고 서있었다. 그는 곁에 있던 친구가 어깨를 토닥이자 망연자실한 듯 웃다가 다시 웃었다.

   
운구차가 교내를 순회하며, 세종시 은하수공원 화장장으로 떠난 뒤에도 학생들은 자리를 지키며 서로를 위로했다.
경상대 건물에서의 일정을 마친 운구차는 8시 50분 경, 교정을 순회하고 세종시 은하수공원 화장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고인의 마지막을 지키고자 모인 학생과 학교 관계자들은 운구차가 떠난 뒤에도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학생회장장’으로 치러진 이날 발인식은 충남대 경상대 건물과 교정 등을 돌아보고, 화장장에서 고인을 화장하는 절차로 마무리됐다.

죽음을 초연하게 바라봤던 장자와 달리 이날 고인의 마지막을 지켜야했던 유가족과 친구, 선후배, 학교 관계자들은 못내 애석한 마음을 달래지 못했다. 이들의 그런 마음을 알았는지 운구차가 경상대를 떠날 즈음에는 다시 비가 내렸다. 하늘도 떠나는 이들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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