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세론 비판적으로 보기] 야권 인사들의 '혹평'

<디트뉴스24>는 ① ‘충청인의 절대적 지지 어떻게 형성됐나?’를 시작으로 ‘박근혜 대세론 비판적으로 보기’ 특집 기사를 연재한다. ② 박근혜는 진정 세종시를 지켰나? ③ 박근혜에 대한 야권 인사들의 평가 ④ 대전·충남 친박 인사들을 꼽아보니 ⑤ 박근혜, 충청인에게 ‘생얼’을 보여라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조언, 그리고 제보를 부탁드린다. 이메일: kksjpe@daum.net .../ 편집자 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자료사진)
“콘텐츠가 없다” “신비주의가 최대 강점일 정도다” “현재의 지지율은 인기투표 성격이 강하다” “야권 후보와 1대 1 경쟁 구도로 간다면 필패할 것이다” “조·중·동 등 언론이 너무 띄우고 있다” “대선 후보가 되는 순간 끝장이다”

‘미래의 권력’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야권 인사들의 평가는 혹독하고 냉엄했다. <디트뉴스24>가 대전·충남지역 주요 정계 인사들의 그동안의 발언과 21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평가 결과를 종합해 보면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은 좀 심하게 말하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정도였다.

이들 대부분은 박 전 대표가 충청권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에 대한 향수를 비롯해 세종시 정국에서 호감을 샀기 때문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분위기가 차기 대선으로까지 연결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원이 부인했다.

대전·충남 야권 인사들 “박근혜 대세론” 질문에 고개 ‘절레절레’

우선 대전·충남 주요 인사들의 박 전 대표에 대한 그동안의 발언을 살펴보자. 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양승조 의원(천안갑)은 “박근혜 신드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차기 대선까지는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차기 대선이 ‘손학규 vs 박근혜’ 구도로 간다면 손 대표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나오는 것보다 오히려 낫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권선택 자유선진당 최고위원도 당에서 발간된 <여성이 나서야 세상이 바뀐다>라는 책자에서 “박 전 대표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임에 틀림없지만, 오늘날의 박근혜를 만든 건 안타깝게도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의 후광”이라고 진단했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얼마 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세론’에 대한 질문에 “(1997년, 2002년 대선) 당시엔 나도 (대통령이) 될 줄 알았지”라며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군계일학이다. 확실한 대세다. 그러나 대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고 답했다.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소속인 안희정 충남지사도 지난 달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를 겨냥 “박정희 시대의 쿠데타와 독재자의 역사를 합리화시키거나 옹호하려고 해선 안 된다. 그럴 경우 국민들을 모두 안지 못할 것”이라며 “어떤 후보든 20세기의 옳지 못한 역사에 대해서는 정의롭게 자기 입장을 정리해서 국민들을 통합의 길로 이끌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양승조 “김문수보다 박근혜가 손학규에 유리”...권선택 “박정희 후광”

이 같은 평가에 대해서는 나머지 야권 인사들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박범계 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디트뉴스24>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세가 일정부분 견고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차기 대선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야권 후보가 단일화 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완주 민주당 지역위원장(천안을)은 “박 전 대표의 높은 지지도는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 때문으로, 국가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살아 있는 권력과의 투쟁이었다면 앞으로는 미래 권력에게 화력을 집중할 것인 만큼 박 전 대표에 대한 검증은 이제부터가 시작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자유선진당 한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실체가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았다고 본다. 신비주의가 그의 최대 강점일 정도”라며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35% 정도였는데, 거꾸로 보면 나머지 65%는 반대하고 있다는 것인 만큼 1대 1구도로 간다면 패배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자유선진당 의원은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는 연예인과 마찬가지로 인기투표의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그런 만큼 정작 대선 때 국민들이 박 전 대표에게 표를 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며 “지역적으로 볼 때 박근혜 마케팅이 경쟁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내분 양상까지 발생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박 전 대표에게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권 내부서도 “대세론 독약” 경계심…상당수 약점으로 부각될 듯

이밖에 상당수 야권 인사들은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높은 이유가 언론의 과대 포장 때문이라는 지적과 함께,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비판을 많이 했다. 이들은 동시에 박 전 대표에 대한 충청인의 절대적 지지 역시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들어 여권 내부에서도 박근혜 대세론에 대한 경계심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의 ‘아바타’로 통하는 이동관 언론특보가 최근 발간된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대선은 전문가도 동의하듯 박빙의 선거가 될 것이므로 특단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박근혜 대세론’은 독약”이라고 말한 것이 단적인 예다.

이에 대해 친박계인 서병수 전 최고위원은 “해당행위”라고 질타한 반면 정두언 전 최고위원은 “충정에서 나온 얘기”라며 “박 전 대표는 이런 얘기를 고언으로 받아들여서 피가 되고 살이 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주문하는 등 공방전 양상마저 연출되고 있다.

종합해 보면 야권 인사들이 박 전 대표를 높이 평가할 리 만무하지만, 이들의 지적 중 상당수는 앞으로 박 전 대표의 최대 약점으로 부각될 공산이 커 이를 극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동시에 이를 극복하는 것은 전적으로 박 전 대표의 몫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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