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

<여설> 인류가 사용하는 글자는 크게 소리글자와 뜻글자로 나눌 수 있다.
우리 한글을 비롯한 영어, 일어등 세계의 모든 글자는 거의 소리글자라 할 수 있고 뜻글자로 서는『한자』밖에 없다 할 수 있다.

소리글자와 뜻글자의 차이는 소리글자는 각각의 글자마다모양(形:형) 소리(音:음)는 있지만 뜻(義:의)이 없어 하나의 글자로만으로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뜻글자인 한자(漢字)는 글자마다의 모양과 소리 외에 뜻이 있어 각각의 글자로도 그 뜻을 알 수 있다. 

뜻이 있다는 것은 그 글자에 만물의 이치와 철학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자』를 통해 만물의 이치와 철학을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行』자의 예를 들어 보면, 『行』(행)자에는 ?간다.?와 ?행한다.?라는 뜻이 있다. 그런데 그 『行』자를 더 깊이 헤아려 보면 엄청난 이치가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行』자를 파자(破字 : 글자를 깨뜨림)해 보면 『?』(자축거릴?척?)과 『?』(앙감질?촉?)자로 되어있다.

?자축거린다.?(?)는 뜻은 ?다리를 절뚝거리며 걷는다.?는 모양을 뜻함이고 ?앙감질?(?)은 ?한쪽 발을 들고 한발로만 걷는 모양?을 뜻함이다. 이처럼 『行』자는?간다.??행한다.?는 표면의 뜻 속에 더 깊은 뜻을 담고 있다.

즉 우리 인간은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行』자의 표면의 뜻처럼 쉽게 가고 행해지는 게 아니라 『行』자의 속뜻처럼 ?자축거리며 가고?또한?앙감질 하면서 간다.?는 것이다.
즉 人生(인생)이란 힘들고 어렵게 가는 것 이라는 이치가 담겨있는 것이다. 또한 만사를 행하는데 있어서도 『行』자의 표면의 뜻처럼 쉽게 행하고 이루어지는 법이 없이 『行』자의 속뜻처럼 만사가 자축거리며 행해지고 앙감질하며 행해진다는 것이다.

즉 만사가 힘들고 어렵게 행해지고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내 인생이 고달프고 힘들더라도 또한 내가 행하는 모든 일이 어렵고 힘들게 행해진다 해도 이 모두가 『行』자의 깊은 뜻처럼 누구에게나 주어진 어려움과 고통이라 달게 받고 각자 나름대로 지혜롭게 잘 극복해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힘들고 어렵게 가고 행해지는 것이 어디 우리 인생사(人生事)뿐이겠는가.

『제행무상(諸行無常:우주만물은 항상 돌면서 가고 변하여 잠시도 한 모양에 머무르지 않음)하는 모든 우주 만물 즉 저 무한한 우주에서부터 한 알의 모래알, 이름 없는 풀포기까지도 나름대로 어렵고 힘들게 가고 행해지고 있는 이치를, 다시 한 번 『行』자의 깊은 뜻에다 헤아려보자, 

그렇다. 우리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또는 어떤일의 성공의 뒤안길에는 “자축거리며 앙감질 하면서 가는” 行자의 속뜻처럼 반드시 고통과 어려움이 뒤따르고 이것을 극복 한 자만이 뜻을 이룰수 있다는 하늘의 섭리를 行자를 통해 다시 한번 절감해야 할 것이다.

<오늘의 잔소리>
종이에 『行』자를 쓰고 또 써 보면서, 내게 지금 처한 어려움과 고통의 의미를 헤아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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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생활 명심보감?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2109-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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