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잔소리] 말과 행동

<원문> 景行錄(경행록) 曰(왈) 恩義(은의)를 廣施(광시)하라 人生何處不相逢(인생하처불상봉)이랴 讐怨(수원)을 莫結(막결)하라 路逢挾處(로봉협처)면 難回避(난회피)니라. 

<풀이> 『경행록』에 이르기를 ?은혜와 의리를 널리 베풀어라 사람이 어느 곳에서 산들 서로 만나지 않으랴, 원수와 원한을 맺지 마라 길이 좁은 곳에서 만나면 피하기 어려우니라?하였다.

<여설> 살면서 은혜와 의리를 널리 베풀어야 한다. 그러나 원수와 원한은 절대 맺어서는 안 된다. 내가 베푼 작은 은혜와 의리가 뜻밖의 큰 복으로 돌아 올수 있음이요. 단 한번 맺은 원수와 원한이 돌이 킬 수 없는 화(禍)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인『仁』자를 파자(破字) 해보면 『人 + 二』즉 두 사람과의 관계, 즉 나와 남과의 관계를 뜻한다 할 수 있다. 나와 남과의 관계에 있어서 일차적 관계로는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 부부관계, 형제관계, 등 혈연관계 이고 그 다음의 이차적 관계로는 친구나 지인, 조직에서 상, 하 관계등 사회에서의 관계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일차적인 관계 즉 혈연관계의 지극한 방법은 무엇인가 유가(儒家)에서는 부모와 자식 간의 지극한 관계의 방법은 부자자효(父慈子孝) 즉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孝)하는 것이라 했다. 이외에도 부부간에는 부화부순(夫和婦順 : 남편은 화(和)하고 아내는 따르는 것)이요, 형제간에는 형우제공(兄友弟恭 : 형은 우애하고 아우는 공손한 것)이라 했다. 그러면 이차적 관계인 친구나 지인, 직장등 일반 사회에서의 인간관계의 지극한 방법은 서로 간에 이해관계를 우선하지 말고, 항상 진실과 겸손과 너그러움으로 대하고 또한 어려움에 있을 때 은혜와 의리를 저버리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덕은 훗날 복으로써 돌아오게 됨이다. 평생에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은 남에게 원수와 원한을 맺는 것이다. 남에게 지은 원한의 앙갚음은 몇 배가 되어 돌아오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남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하면 내 눈에서는 피 눈물을 흘리게 된다.?고 하지 않던가, 또 어른들께서 늘 하시는 말씀이 ?절대 남에게 척(隻)짖지 말고 살라?하시지 않던가. 그만큼 남에게 지은 원수와 원한의 앙갚음은 오뉴월에도 서리를 내리게 하는 여자의 한 처럼 무서운 것이다.

남과의 관계에 있어서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 되기보다는 항상 인덕(仁德)과 겸양(謙讓)과 신의(信義)의 사람이 되어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나도 늘 반갑고 그리운 사람이 되자.

더욱 명심 할 것은 남에게 비록 은혜를 베풀지는 못한다 해도 절대 원수와 원한은 맺지 말 것이다.
결초보은(結草報恩)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글자의 뜻대로 하면 ?풀을 엮어서 은혜를 갚는다.?이지만 속뜻은 ?죽어서도 잊지 않고 은혜를 갚는다.?는 뜻이다.

춘추시대 진나라에 『위무자』란 자가 있었는데 그에게는 애첩이 하나 있었다.『위무자』는 병이 걸린지 얼마 안 되어 아들『과』에게?내가 죽거든 나의 애첩을 개가 시키도록 하거라?하였다. 그러나 『위무자』가 병이 아주 위독해 지자 다시 『과』를 불러 말을 바꾸어 ?내가 죽으면 내 첩도 순장 시키도록 하거라?하고 죽었다. 그러나『과』는 아버지의 유언대로 자신의 서모를 순장 시키지 않고 아버지의 처음 한말대로 서모를 개가 시켰다.

서모는 자기를 아버지의 유언대로 순장 시키지 않고 개가 시킨 것을 의아해 하며 ?어찌하여 아버지의 유언대로 하지 않았소?? 하니 이에『과』가 ?사람은 위독해 지면 정신이 흐려집니다. 저는 아버님의 정신이 맑았을 때 하신 말씀을 따른 것뿐입니다.?라고 그 이유를 말했다. 훗날 진나라가 침공을 받아 전쟁에 나선 『과』가 적장에게 쫓기어서 넓은 초원에서 풀을 베는 노인 옆을 지나 도망가고 있었는데 적장이 그만 그 노인이 역어 놓은 풀에 걸려 넘어져 『과』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날 밤 『과』의 꿈에 노인이 나타나서 말했다. ?나는 전에 당신이 개가 시켜준 여자의 아비 되는 사람이오. 그대가 선친의 바른 유언에 따랐기 때문에 죽을 뻔 한 내 딸이 살았소. 내가 그 은혜에 보답 하고자 그렇게 한 것이오.?이처럼 베푼 은혜가 위기에서 목숨을 구하게 된 복으로 돌아온 것이다.

구한말 탁지부대신을 지낸 『어윤중』은 나라에서 『충숙』(忠肅)이라는 시호까지 받은 문신(文臣)으로써 청나라와 일본을 시찰하며 조선 개화에 많은 일을 하였으나 탁지부 대신으로 있던 시절 권세를 남용하여 남의 조상 묘 터를 강제로 빼앗아 자신의 조상 묘를 써서 큰 원한을 산일이 있다. 그 후 『어윤중』이 『아관파천』으로 고향『보은』으로 피신하여 가던 중 조상 묘를 빼앗긴 원수를 갚으러 달려온 이들에게 용인에서 만나 참혹하게 몽둥이로 맞아 죽었다. 이처럼 남에게 저지른 원한은 그림자처럼 따라 다녀 언젠가는 자기 가슴에 비수로 꽂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볼 때 은혜와 의리를 베푸는 것은 앞길에 융단을 펴는 것이며 원수와 원망을 맺는 것은 앞길에 가시나무를 심는 것 이다.

내가 부귀할 때, 능력이 있을 때, 여력이 있을 때, 덕을 쌓고, 베풀어야 하지 않겠는 가.

<오늘의 잔소리>

?남에게 척짓는 말, 행동은 절대 삼가 할 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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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생활 명심보감?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5455-8308.

필자 김충남 교수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棠)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는 대전광역시 평생 교육문화센터와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생활 명심보감?을 연재하고 있다. 또 어려운 한문이나 경서의 뜻을 쉽고 논리적이고 현대적 정서에 맞게 강의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의서를 집필중이다(김충남의『명심보감』, 김충남의『대학』, 김충남의『논어』, 김충남의『맹자』, 김충남의『중용』, 김충남의『생활한자』, 김충남의『고사성어』) 손전화 010-5455-8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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