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인사청문회서 병역 기피 의혹 지적…"슬프고 짜증난다"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와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 (왼쪽부터) |
임 의원은 특히 부동시로 정당하게 면제를 받았을지라도 군 법무관 등 얼마든지 국방의 의무를 감당할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애국심이 부족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임 의원은 먼저 일반국민의 현역 복무비율은 89.5%에 달하지만, 면제는 2.4%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지적한 뒤 “이명박 정부 내각의 군 면제 비율이 23%다. 일반 국민의 면제 비율에 10배에 달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그는 “어제 북한의 3대 세습 발표가 있었다. 김정일은 장군 칭호를 받았는데 선군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라며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국무총리는 대통령 유고 시 권한대행을 해야 하는데, 군 면제자가 총리가 된다는 것이 남북관계 상 적당하다고 보나?”라고 꼬집었다.
이 대목에서 임 의원은 “안타까운 것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군 면제자라는 사실인데, 이를 생각해 보면 슬프기도 하고 짜증도 난다”라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임 의원의 지적에 공감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이 시대에 저에게 주어진 것을 극복하고도 남을 사명이 있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 총리직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계속해서 김 후보자가 부동시로 인해 면제를 받은 뒤 사법시험 합격 후에는 정상 판정을 받은 것을 지적하며 “안과 전문의를 통해 확인한 결과 20세가 되면 눈의 성장이 다 이뤄진다고 하는데, 어떻게 2년 만에 개선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국군병원에 가서 기계로 측정한 결과”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임 의원은 특히 “사법고시에 합격했으면 결국 고위공직자로 들어가는 것인데, 도덕적으로도 군대에 가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군 법무관으로도 갈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은 애국심이 부족하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제가 군 법무관을 가기가 싫어서 그렇게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지 않겠나?”라며 “제 신체의 상태를 정확하게 판정을 해 놓고 다음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병역기피 의혹 등을 집중 추궁하며 공세를 이어갔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를 적극 두둔하는 등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