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산성동 김상균..."고마움 느끼며 살아"

   
구두를 고치면서 작은 선행을 몸소 실천하는 김상균씨.
“어려서부터 직업군인이었던 아버지가 남을 돕는 것을 보면서 자라서인지 지금도 이웃과 더불어 돕고 사는 게 즐겁다”고 말문을 연 김상균(43)씨. 그는 산성재래시장 맞은편에서 14년째 구두수선공으로 일하고 있다.매일 오전 8시면 오토바이에 발바리 종류인 폴(2년생 수컷)과 메리(3년생 암컷)를 태우고 출근하여 저녁 9시까지 일한다.

전북 정읍이 고향인 김씨는 8남매의 7번째로 14년 전 결혼하자마자 대전 산성동으로 이사 왔다. 막상 생계 직업을 찾던 중 대전시내 구두방에서 2개월 간 수습을 거친 뒤에 바로 현 위치에서 구두수선 점포를 차리고 생업에 뛰어들었다.

제2의 고향인 산성동에서 부인 장순덕(37)씨와 신혼살림을 차린 김씨는 동네어른들을 잘 모시고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했다. 기독교집안인 김씨 가족은 아버지 김영근(85)씨가 가을에 농사를 지으면 십일조로 쌀 10가마를 면사무소에 불우이웃돕기로 내놓곤 했는데, 그때마다 형제들을 데리고 현장에서 산교육을 시켰다.
이런 영향으로 처음에 고향에서 보내온 쌀이 남아돌아 곰팡이가 피자 김씨는 마을 통장을 통해 이웃에게 나누어 주었다.

항상 구둣가게 곁에 있는 폴과 메리는 부부견으로 지난해 새끼를 세 마리 낳아 동네 조손가정 할머니 3가족에게 분양해 주었다. 동물 키우기를 좋아 하는 김씨는 몇 해 전에 햄스터를 키웠는데,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유지하던 동네 조손가정 할머니가 손자들이 좋아한다며 달라고 요청해 주기도 했다. 김씨는 현재 메리가 임신 중이라 외로운 분들이 연락을 주면 분양할 계획도 밝혔다.

주민들에게 항상 미소로 대하는 김씨는 “구두수선이 큰 수입은 안 되지만 그냥 덜 쓰고 덜 먹고 사는 수밖에 없다”며 “만사에 고마움을 느끼며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래서인지 부인과 아들 김인석(12)군과 딸 김수현(10)양도 교회에서 이웃돕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정이 들은 산성동에서 주민들 덕분에 살고 있다는 감사한 마음으로 김씨는 복지만두레 회원과 중구환경감시단 회원으로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구두를 고치러온 한 할머니는 “시내에서 잘 안 고쳐주는 신발도 여기서는 웃으면서 저렴하게 고쳐준다”고 칭찬했다.

강길성 산성동 복지만두레 회장은 “김씨는 적은 수입에도 이웃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한다”며 “애완견을 나누어주어 외로운 노인과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구두수선을 평생직업으로 택한 것에 후회 없다는 김씨는 “더욱 친절한 서비스로 주민들에게 편한 신발을 만들어드리고 싶다”며 “앞으로의 소박한 꿈이 있다면 폴에게 재주넘기훈련을 시켜 동네잔치에 선을 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 중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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