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TJB 대전방송 토론회…인신공격에 가까운 질문 쏟아져

   
 TJB 대전방송 토론회에 참석한 충남도지사 후보들. (왼쪽부터 박해춘 한나라당 후보, 안희정 민주당 후보, 박상돈 자유선진당 후보)
6.2 지방선거에 출마한 세 명의 충남도지사 후보들이 선거운동 첫날부터 팽팽한 공방전을 벌였다. 박해춘 한나라당 후보와 안희정 민주당 후보, 박상돈 자유선진당 후보는 이날 오후 생방송으로 진행된 TJB 대전방송 토론회에서 물고 물리는 접전을 펼쳤다.

그동안 수차례 토론회가 있었으나 박해춘 후보의 불참으로 일정부분 맥이 빠졌던 것도 사실. 그러나 이날 박해춘 후보가 처음으로 참여하면서 그동안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벌어졌다.

특히 후보 간 인신공격에 가까운 질문이 오가 열기를 더했다. 그 소재는 천안함 침몰에서부터 세종시, 당적변경, 전과 등에 이르기까지 상대 후보의 약점이 모두 쏟아져 나왔다.

선거운동 첫날 TJB 대전방송 토론회서 충남도지사 후보 설전

그 과정에서 안희정-박상돈 후보는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 입장을 밝힌 박해춘 후보를 한 목소리로 비난했고, 박해춘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안희정 후보의 공세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등 이 대통령을 적극 엄호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우선 안희정 후보는 자유선진당이 지역주의 정당임을 지적하며 박상돈 후보에게 “충청도의 이익을 지킬 수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박상돈 후보는 “안희정 후보의 홈페이지를 보니 영남과 호남에 빌붙지 않으면 충청도는 도저히 승산이 없는 지역으로 폄하하는 내용의 글을 읽었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우리 당이 충청도민들의 성원을 얻는다면 전국정당으로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해춘 후보는 “왜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 못하겠다는 것이냐?”는 안희정 후보의 질문을 받고 “원안대로 한다면 음식점과 아파트만 들어서게 된다. 사람이 모이지 않는 빈 도시가 되는 것”이라며 “기능이 들어가야 일자리와 돈이 생긴다. 수정안은 충남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해춘 후보는 천안함 침몰 사고가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사실을 거론하며 안희정 후보에게 “북한에 지원해 줄 것을 선두에 서서 요구했던 분이다. 군대 안 갔죠?”라고 물었다.

세종시에서 전과까지…인신공격 수준 질문 쏟아져

그러자 안희정 후보는 “정말 그렇게 말하면 서운하다. 박해춘 후보도 은행장으로서 참여정부를 함께 이끌었던 분 아니냐? 아무리 당을 바꿨다고 그때 함께 공유했던 가치를 바꾸다니 이해가 안 된다”면서 “천안함 문제를 선거운동 개시일에 발표하다니, 국민을 이렇게 분열시켜선 안 된다. 평화에 대한 관리는 집권세력의 의무”라고 반박했다.

   
 세 후보는 인신공격 수준에 가까운 질문을 쏟아내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박해춘 후보는 이어 박상돈 후보에게 “삼성전자가 들어오는 수정안이 충남도민과 지역 발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빈 아파트만 들어서는 원안은 충남 경제를 망칠 것”이라며 “돈과 일자리가 들어오는 수정안이 낫나, 아니면 삼성이 들어오는 게 좋은가?”라고 물었다.

박상돈 후보는 “삼성전자와 삼성반도체 등이 어느 지역에 입주해 있는지 아나? 천안과 아산 등 100만평이 넘는 공간에 입주해 있다”면서 “이 공장들이 세종시로 옮기길 원하나? 세종시 수정안을 국민에게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충청도민의 자존심을 긁어내리는 잘못된 행위라는 점을 어떻게 같은 충청도 출신인 박해춘 후보가 모를 수 있나?”라고 타이르듯 말했다.

계속해서 박상돈 후보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게 된 배경이 세종시 수정안 찬성이라는 옵션을 수용했기 때문 아니냐?”고 물었고, 박해춘 후보는 “어느 누구에게도 그런 부탁을 받은 일이 없다. 도지사에 출마하기 훨씬 전부터 수정안이야말로 충남 발전의 기회라고 생각해 왔다”면서 “경제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일자리와 돈이 들어와야만 충남이 발전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안희정-박상돈 ‘물고 물리고’...박해춘 후보 세종시 수정안 ‘설파’

박상돈 후보는 곧바로 안희정 후보에게 “전두환 정권과 맞서 싸우다가 처벌을 받았고 군대를 면제 받았다고 했는데, 안 후보의 행적을 살펴보면 10대 때부터 학생운동을 했고, 전과 3범으로 나와 있다”며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안희정 후보는 “2003년 한나라당에 의해 ‘차떼기’라는 말이 유행했을 때 민주당 진영의 대선자금에 대한 책임을 져야 했다”면서 “이를 저에 대한 공격의 근거로 사용하신다면 옳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 했던 것을 제가 지고 감옥에 간 것이다. 앞으로도 그런 의리와 소신으로 정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희정 후보는 이어 박상돈 후보가 “청와대에 앉아서 돈을 받고, 그로 인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교도소에 갔다 온 것이 무슨 큰일인가? 그것은 사법부에 대한 모독이다”라고 지적하자 “사실과 다르고 점잖지 못한 질문”이라며 “청와대에 들어가서 돈 받은 적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계속된 상호 질문에서도 후보 간 치열한 공방전은 계속됐다. 박해춘 후보는 안희정 후보가 특별한 직장 경험을 갖지 못한 것을 지적하며 “생수 장사하다 망한 사람에게 어떻게 200만 도민을 맡기나? 검증을 뒷구멍으로 받았다”고 쏘아 붙였고, 안희정 후보는 박상돈 후보의 당적 변경을 문제 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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