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李, 적극 돕겠다고 했다"…조만간 기자회견서 밝힐 듯

이완구 전 지사가 지방선거 불출마 입장을 재확인함에 따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을 충남도지사 후보로 내정한 가운데, 이 전 지사가 박 전 행장의 선거운동을 얼마나, 또 어떤 방법으로 도울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행장이 세종시 수정안의 필요성을 적극 주장하며 선거전에 뛰어들 경우 이 전 지사가 나서기는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이 전 지사의 영향력이 여전한 만큼, 그에 따른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한나라당 중앙당 공천심사위원장인 정병국 사무총장은 26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동안 충남지역 당협위원장과 후보자들이 이 전 지사에 대한 공천을 강력히 주장해 왔다”면서 “지난 토요일 이 전 지사를 뵙고 (불출마)의사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정 사무총장에 따르면 이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세종시에 대한) 사안 변경이 없는 상태에서 출마를 한다는 것은 도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며 “불출마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도민과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사무총장은 “당에서도 충남도민과 지역 당원들의 뜻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못해 죄송하다”며 세종시 수정안을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고, 이 전 지사는 “후보가 결정되면 당의 승리를 위해 적극 돕겠다”고 답변했다.

정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이 전 지사의 당에 대한 충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통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훈규 충남도당 위원장도 이날 오후 <디트뉴스24>와의 통화에서 “박 전 행장의 경우 인지도가 낮아서 그렇지 훌륭한 인물”이라며 “이 전 지사가 이번 선거를 적극 도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역할을 해 줬으면 하는 구상도 이미 가지고 있는 상태”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정 사무총장이 밝혔듯이 세종시 문제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전 지사가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다. 이 전 지사는 조만간 기자회견을 갖고 불출마에 대한 입장 표명과 함께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서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지사가 정치적 명분과 당인으로서의 책임 사이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측근들도 이 전 지사의 사인(?)을 기다리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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