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관 홍보 수석 질문 차단' 출입기자에 확인

   
 지난 달 30일 이명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출입 기자들이 세종시에 대해 질문하려 했으나 이동관 홍보수석이 이를 차단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 청와대)
지난 달 30일 진행된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에서 출입 기자들이 당초 세종시에 대한 질문을 하고자 했으나 이동관 홍보수석이 이를 차단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대해 보수·진보를 대표하는 언론들조차도 자성과 함께 청와대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청와대 출입 기자들의 증언을 종합, “기자들이 세종시에 대한 이 대통령의 견해를 묻겠다고 하자 이동관 홍보수석은 ‘너무 민감한 사안’이라며 난색을 표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청와대는 대통령 기자회견의 특성상 기자들의 질문을 사전에 조율해 왔다. 이번 기자회견에 앞서 청와대측은 G20 정상회의 관련 2개, 서민·경제 관련 2개, 현안 관련 2개 등 총 5개의 질문만을 받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과정에서 출입 기자들은 세종시 문제를 꼭 질문하려 했지만 이동관 홍보수석이 완강하게 막았다는 것.

한 출입기자는 “(이동관 홍보수석이) ‘세종시는 검토 중인 사안이고, 대통령에게 어떻게 하겠다는 보고도 안 됐고, 대통령이 어떻게 하겠다는 결심도 안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질문을 하면 이상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며 ‘질문을 해도 답변하지 않겠다. 질문을 하지 말아 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고 <오마이뉴스>는 보도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 밝혀온 세종시 원안 추진 의지가 이제는 아예 사라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특히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가 최대 현안인 세종시에 대한 질문은 쏙 뺀 채 그야말로 자화자찬만을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자 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이동관 홍보수석은 이 대통령의 최 측근 중 한 명으로, 이 수석이 이 대통령의 입장을 고려해 세종시에 대한 질문을 차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행정도시 무산음모 저지 충청권 비상대책위’는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성명을 내고 “세종시 정상추진을 다시 한 번 천명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친 서민 정책에 대한 자화자찬만 있었을 뿐”이라며 “조상 묘까지 옮기며 충정을 다 바친 충청인의 가슴을 어루만져 줄 최소한 정치도 없는 이명박 정권하의 지방민의 처지가 참으로 서글프다”고 토로한 바 있다.

한편 <조선일보>와 <한겨레> 등은 1, 2일자 사설과 칼럼 등을 통해 “대통령이 국민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국민이 궁금해 하는 것을 대통령에게 대신 물어야 하는 법이다” “국민이 궁금히 여기는 것을 물어야 할 소임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어떤 변명도 통할 수 없다”며 사실상 반성문을 쓰기도 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