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가균형발전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정운찬 후보자의 세종시 관련 발언은 개인적 소신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사진: 한나라당 홈페이지)

‘도대체 세종시에 대한 한나라당의 당론은 뭘까?’

실제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과 차명진 의원 등은 세종시를 건설할 경우 효율성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공무원들 역시 서울로 출퇴근하는 상황이 발생해 ‘유령시’로 전락할 것이라며 원안추진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정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자족기능 확보를 주장했다. 그러나 9부 2처 2청의 정부부처 이전이 없는 상황에서 자족기능을 별도로 확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충청권을 비롯한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권은 정 후보자의 세종시에 대한 시각이 잘못돼 있다면서 이 문제를 총리인준과 연계시킨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과 원희룡 의원 등 일부 소장파 의원들과 친박계 의원들도 세종시 원안추진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 지도부는 정 후보자의 개인적 소신일 뿐이라며 수습에 급급한 모양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자유선진당은 인준 불가를, 민주당은 행정도시와 연계 방침을 밝히고 있다”면서 “개인의 소신과 총리로 취임한 후 과연 실천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반론을 펼쳤다.

김성조 정책위의장도 22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종시와 관련 정 후보자의 ‘행정 비효율’ 발언은 개인적 소신일 순 있지만, 별다른 대안도 없이 입장만 밝힌 것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본다”면서 “세종시를 공약한 이유는 단지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다…누가 뭐래도 국가균형발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역설했다.

김 의장은 그러면서 “효율도 좋지만 균형발전이라는 정책을 결코 포기할 수 없으며, 만약 균형발전을 포기한다면 심각한 지역 간 격차로 국민통합은 저해되고 우리나라는 결코 국민소득 2만 불 이상의 나라로 도약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세종시는 정 후보자의 견해와 같이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단기적으로 수도권 집중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고, 중장기적으로 국가균형발전의 모델로 만들어나가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의 발언만으로는 한나라당 역시 9부 2처 2청 이전을 골자로 한 세종시의 원안추진에 적극 동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놓고 볼 때 ‘이중플레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정 후보자 역시 세종시 관련 질문에 “비효율성”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약속은 지켜야 한다” “이전기관 변경고시는 조속한 시일 내에 하겠다”고 말하는 등 답변이 오락가락 하고 있어 정확한 의중이 무엇인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정 후보자는 22일 오전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제 고향이라서 상당 기간 세종시에 대해 생각해 봤다.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면서 “그러나 이 시점에서 시나리오를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세종시를 자족도시로 만드는데 힘을 쏟겠다는 것을 믿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