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정우택 지사 만나 충청권 공조 이끈 박 시장

그동안 충청권 공조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던 터에 박성효 대전시장이 히든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신이 그토록 매진해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위해 말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정우택 충북지사를 향한 것이었다. 박 시장은 휴가 첫날인 30일 오전 9시 충북도청을 방문해 정 지사를 만났다. 어쩌면 적지(敵地)를 찾은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첨복 단지 유치를 위해 충청권이 공조하자는 내용이었다.

박 시장, 적지 찾아 정우택 지사와 공조 다짐

박 시장 스스로도 “충청권 어디에 유치되더라도 오송은 오송 나름대로 장점이 있고 대전은 대전 나름대로 인력과 인프라 등 장점이 있기 때문에 양 지역의 장점을 살려 권역별로 유치되는 것이 국가 발전에도 도움된다”고 말할 정도로 특정 지역의 단독 유치가 아닌 권역별 유치를 위한 적과의 동침인 셈이다.

사실 그동안 박 시장은 정 지사를 향해 여러번 서운함을 토로했었다. 충청권이 공조하고 싶었지만 충북에서 미온적으로 나오면서 공조가 무산됐고 이에 박 시장은 공개적인 석상에서 서운한 감정을 여실히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찰나에 가장 강력한 경쟁지역인 대구 경북과 광주 전남이 공조한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끝내 박 시장은 먼저 정 지사에게 손을 내밀게 됐다. 박 시장의 제스처에 정 지사도 수락해 이날 전격적으로 회동이 이뤄졌다.

박 시장의 이처럼 한발 접으면서 노린 노림수는 정치권에 대한 압박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도 “어떤 지역에 오든 연계하는 것이 국가 발전에 옳은 일이기 때문에 충청권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합리적이다”면서도 “정치권이 최종 지역을 결정하는 부담감을 주는 모습이다”고 얘기했다. 쉽게 표현하면 대전이나 충북이나 어디에 유치되더라도 협력할테니 충청권에만 달라는 것이다.

박 시장의 읍소와 이완구 지사의 상대적 무관심

하지만 속내는 개운찮다. 우선 박 시장이 먼저 읍소한 것이라는 점이다. 박 시장이 그만큼 절박했다는 표현일수 있지만 그동안의 모습을 보면 아쉬워하는 쪽은 대전이었고 충북은 상대적으로 여유를 가져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충남의 무관심도 그다지 좋은 모습은 아니다. 지역 현안 해결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던 이완구 충남지사가 다른 일정을 이유로 이날 자리에는 참석치 않았다. 채 부지사가 이 지사를 대신했다. 물론 다른 일정도 중요하겠지만 정치적인 역량이 필요한 현 상황에서 이 지사의 불참은 못내 뒷얘기를 남기고 있다.

박 시장 스스로의 말처럼 가장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를 수 있다. 3개 시도지사의 공조가 불과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결전의 날, 어떤 결과를 낳게 할지 주목된다.

박 시장이 승부수를 띄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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