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교체 여부 촉각 속 박상돈 사무총장까지 사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에게 있어 5월은 ‘고심의 계절’이 될 전망이다. 4월로 임기가 종료된 권선택 원내대표의 교체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박상돈 사무총장까지 4.29 재·보선의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한 것.

의석수가 넉넉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경우 핵심 당직을 차지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한 것이 사실이지만, 18석에 불과한 자유선진당으로서는 이래저래 판단이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이회창 총재는 권선택 원내대표가 두 번이나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혔지만, 여전히 교체 자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 원내대표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이 총재의 입장에서 웬만하면 1년 더 맡아주길 기대하는 눈치지만, 권 원내대표의 입장이 워낙 단호해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오는 9일부터 19일까지 김형오 국회의장 등과 중유럽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어서 출국 전에 이 문제가 정리되길 기대하는 눈치다.

설상가상으로 박상돈 사무총장까지 4.29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다. 박 사무총장은 지난 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후보를 낸 두 군데에서 모두 당선자가 나오지 못했다. 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인 내 부족과 부덕, 불찰에 기인한 바가 매우 크다는 자책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퇴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아직까지 이 총재가 박 사무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는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원내대표 교체 및 사무총장 사표 수리 여부 등이 맞물리면서 이 총재의 고심은 커지고 있다. 그러나 4일 오전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 총재는 이와 관련된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진급 이상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불러 의견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선진당 한 핵심 인사는 “아직까지 총재께서 원내대표 교체 여부 자체에 대한 결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당도 이제 변화가 필요한 만큼 옳은 판단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내대표나 사무총장을 맡기 위해서는 재선 이상이 돼야 하는데, 인물이 많지 않아 고민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세종시법의 6월 임시국회 통과를 위해서라도 원내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총재의 고심이 길어지면 안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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