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교체 여부 촉각 속 박상돈 사무총장까지 사표
의석수가 넉넉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경우 핵심 당직을 차지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한 것이 사실이지만, 18석에 불과한 자유선진당으로서는 이래저래 판단이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이회창 총재는 권선택 원내대표가 두 번이나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혔지만, 여전히 교체 자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 원내대표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이 총재의 입장에서 웬만하면 1년 더 맡아주길 기대하는 눈치지만, 권 원내대표의 입장이 워낙 단호해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오는 9일부터 19일까지 김형오 국회의장 등과 중유럽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어서 출국 전에 이 문제가 정리되길 기대하는 눈치다.
설상가상으로 박상돈 사무총장까지 4.29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다. 박 사무총장은 지난 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후보를 낸 두 군데에서 모두 당선자가 나오지 못했다. 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인 내 부족과 부덕, 불찰에 기인한 바가 매우 크다는 자책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퇴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아직까지 이 총재가 박 사무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는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원내대표 교체 및 사무총장 사표 수리 여부 등이 맞물리면서 이 총재의 고심은 커지고 있다. 그러나 4일 오전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 총재는 이와 관련된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진급 이상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불러 의견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선진당 한 핵심 인사는 “아직까지 총재께서 원내대표 교체 여부 자체에 대한 결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당도 이제 변화가 필요한 만큼 옳은 판단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내대표나 사무총장을 맡기 위해서는 재선 이상이 돼야 하는데, 인물이 많지 않아 고민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세종시법의 6월 임시국회 통과를 위해서라도 원내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총재의 고심이 길어지면 안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