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항 (대전 유성구 어은동 유성구청 옆)

참가자미,학꽁치,청어 등 자연산으로 만든 '막회' 인기

최근 음식문화의 흐름 가운데 하나는 막회의 유행이다. 구룡포나 영덕·울진 등지의 싱싱한 동해안 해물들을 몇 시간 안에 실어다 주는 물류산업의 발달 덕분이다. 막회의 본고장은 경북 동해 바닷가다. 유성구청 뒷골목에서 궁동으로 이어지는 어은동에는 음식점이 많지만 싱싱한 횟감을 동해바다에서 직송해서 만든 막회로 미식가들 사이에 유명해진 곳이 있다.

   
영덕막회.참가자미,홍치,청어,학꽁치를 뼈 째 막 잘라서 양파, 오이채, 무등 여러가지 야채를 섞어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음식인데 모두 양식이 안되는 자연산이다.

대전시 유성구 어은동 유성구청 옆에 있는 ‘강구항’(대표 정명국 56). 이곳은 영덕막회로 동해바다를 옮겨 놓은 듯한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집이다. 이집에 들어서면 먼저 벽면에 ‘강구항’을 찍은 시원한 바다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홀에는 식탁 6개와 2개의 방이 전부인 작고 소박한 식당이다.

이집의 주력메뉴는 영덕막회와 물회, 백고둥이다. 막회는 싱싱한 잡어를 뼈 째 막 잘라서 쪽파, 풋고추, 양파, 오이채, 무등 여러가지 야채를 섞어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음식이다.

   
물회.한마디로 바닷가의 해장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막회와 비슷한 내용물에 찬물에 얼음을 띄우고 자작하게 물을 말아 먹는데 새콤달콤한게 뱃속까지 시원한 느낌이다. 

횟감은 참가자미가 사철을 지키고 홍치,청어,학꽁치 등을 사용하는데 바다 향이 물씬 풍기는 토속적인 맛이다. 고급 어종은 아니어도 모두가 양식을 하지 않는 자연산이라 인기가 많다. 이집에서 특별제조한 초장에 버무린 막회를 깻잎에 싸서 먹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비린내가 전혀 없고 일반회보다 육질이 쫄깃하고 바다냄새가 온몸을 적신다.

막회는 처음부터 한꺼번에 비비면 먹다가 나중에 물이 생겨 안 좋다.그래서 처음엔 앞 접시에 덜어서 각자 입맛에 맞게 특제초장에 비벼 먹는다. 여기에 소주한잔 곁들이면 평상시 마시는 술의 주량이 이곳에서는 두 배로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뒤끝도 깨끗하다.

   
막회는 회와 각종 야채와 섞어서
   
이집 특제초장을 입맛따라 넣고
   
깻잎에 싸서 먹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벽면에 걸려있는 강구항 사진.

매일 포항서 고속버스로 직송해온 횟감은 신선도 최고

여름철 인기 메뉴는 단연 물회. 막회와 비슷한 내용물에 찬물에 얼음을 띄우고 자작하게 물을 말아 먹는데 새콤달콤한게 뱃속까지 시원한 느낌이다. 한마디로 바닷가의 해장국이라고 생각하면 될 정도로 속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인기가 많다. 입맛 없는 여름날의 영양식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국수사리와 밥을 말면 그야말로 여름철 별미가 따로 없다.

   
정갈한 밑반찬.

이집에서 사용되는 횟감은 매일 포항에서 고속버스 편으로 공수되는데 활어가 아니고 선어를 쓴다. 수산물의 생명은 신선도다 고깃배에서 물고기를 잡아 항구에 도착한 즉시 이곳으로 보내진다. 회는 4시간 정도 숙성이 돼야 최고의 맛을 내는데 포항에서 이집까지 4시간 정도 걸리는 걸 감안하면 제일 맛있을 때가 아닌가 싶다.

한마디로 그날 잡은 것은 그날 사용하기 때문에 선도가 뛰어난 게 이집의 특징이다. 당일 재고가 떨어지면 시간에 관계없이 영업은 종료되기 때문에 미리 전화한번 해보는 것도 필수다.

   
백고동. 잘 삶은 백고동을 젓가락으로 속살을 빼내어 특제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백고동은 동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골뱅이의 한 종류로 뱃사람들은 흔히 껍질이 흰색을 띤다하여 백고동으로 불리며 골뱅이 중 유일하게 내장에 독소가 없는 골뱅이다. 별도 백고동 까먹는 젓가락으로 내장을 빼내어 특제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속살이 부드러우면서 특유의 달착지근한 맛이 특징이며 남녀를 불문하고 누구나 즐겨 먹는다. 미네랄이 풍부하고 인체활성물질인 콘드로이친과 셀레늄 등이 들어있어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정명국 대표. 사진찍기를 거부해  부득히 몰래 주방에서 조리하는 옆 모습을 찍었다. 
   
백고동 속살이 부드럽고 달착지근해 특제 초장에 찍어 먹는 맛이 정말 맛있다.

'강구항'은 MBC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촬영지로 유명한 곳

도루묵찌개는 부드러운 육질에 얼큰하고 개운하다. 된장과 무, 야채를 넣고 매운탕 식으로 끓여 나오는데 여름음식의 진수를 보여준다. 된장을 풀어서 비린 맛이 없고 구수하고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도루묵은 물고기의 이름인데 도루묵이라는 이름에는 확인되지 않은 고사가 얽혀있다.

선조가 임진왜란 중 피난을 갔을 때 한 백성이 '묵'이라는 물고기를 바쳤는데 임금이 먹어보니 너무 맛이 좋아 '은어'라는 이름을 하사하였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뒤 임금이 문득 은어가 생각나 먹어보고는 맛이 예전과 달라 '도로 묵이라고 불러라'고 해서 도루묵이 되었다고 한다.

 
 

   
물회에 국수사리와 밥을 말아보자.

   
여름철 별미가 따로 없다.

정명국 대표는 강구항으로 유명한 경북 영덕군 강구면이 고향이다. 강구에서 여러 사업도 해보고 청년회장을 지내는 등 사회활동을 하다 뜻한바 있어 지난 2001년 서울로 진출하게 된다.역삼동 장미상가에서 ‘영덕막회집’ ’강구 미주구리‘등을 운영하면서 맛 하나로 고향의 이름을 드높이고 돈도 벌었다. 하지만 잘못된 동업실패로 7년간의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지난 3월 당시 친구가 운영하던 현재의 강구항을 인수하면서 대전과 인연을 맺게 된다.

강구항이란 이름은 정 대표가 인수하기 이전부터 사용해온 상호여서 그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강구항 음식에 대해 자칫 오해가 있을 수 있다. 왜냐면 그 당시하고는 메뉴도 다르고 솜씨도 다르기 때문이다. 인수와 동시에 영덕막회와 물회를 선보이자 먹어본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금방 유명세를 타게 된다. 지금은 예약을 안 하면 횟감이 떨어져 못 먹을 수도 있는 집이 되었다.

   
도루묵찌개.부드러운 육질에 얼큰하고 개운하다. 된장을 풀어서 비린 맛이 없고 구수하고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피로를 동반하지 않는 유일한 쾌락은 먹는 즐거움이다

강구항은 경북 영덕에 있는 작은 항구지만 지난 97년 MBC주말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최불암의 극중 고향으로 삶의 풋풋함이 물씬 풍기고 드라마 속 일출 장면으로 명소가 된 장사해수욕장 등 무공해 관광자원을 갖고 있는 곳이다. 또 김주영의 소설 '천둥소리'의 주 배경지로 전국에서 갈매기가 가장 많은 항구이기도 하다.

   
대전시 유성구 어은동 유성구청 옆 골목에 있는 '강구항' 전경.

“피로를 동반하지 않는 유일한 쾌락은 먹는 즐거움”이라는 말이 있다. ‘맛있다’는 말만큼 행복감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도 드물다. 막회는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원재료의 맛을 잘 살려낸 야성의 맛으로 자꾸 입맛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이제 동해 청정지역의 순수 자연산 해산물로 입맛을 사로잡은 ‘강구항’에서 먹는 즐거움에 빠져보자. 혀와 몸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연락처,예약 042-863-9288,  018-580-0829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휴일: 매주 일요일만 쉰다.(공휴일 정상영업)
포장: 가능
주차장: 유성구청 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24시간 개방)
주소:대전광역시 유성구 어은동 103-3
좌석: 테이블 11개 45석 (10~20명 단체 받을 수 있는 방 있음)
차림표: 영덕막회 (대) 30,000원,(중) 20,000원, 물회 10,000원, 안주물회 (대) 30,000원,(중) 20,00원, 백고동 20,000원, 도루묵찌개 30,000원, 포항과메기 20,000원(겨울)
찾아오시는 길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