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불타는 조개구이 (어은동 유성구청 옆)

먹는 재미를 빼놓고 ‘인생의 낙’을 논할 수 있을까.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직장생활에서 또 다른 즐거움 중 하나다. 최근 무한리필 조개구이집이 유행처럼 생겨나는 것과 달리 조개구이를 코스요리로 만들어 먹는 즐거움을 주는 곳이 있다.

   
동죽,비단조개,홍조개,살조개 등 12가지의 조개가 통째로 나오는데 모두가 싱싱한 자연산이다

대전시 유성구 어은동 유성구청 옆에 있는 ‘추억이 불타는 조개구이’(대표 정용근40). 이집은 조개구이를 한국인의 음식정서에 맞게 다양한 코스요리로 개발해서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전국 최초로 조개구이를 코스요리로 만들어 배불리 소주 한잔 기울이기 딱 좋은 곳이지만,다양하게 먹는 재미도 솔솔하다. 구청 옆 골목에 있어 구청하고 1분 거리 밖에 안 되는 곳에 있다.

이집의 주력메뉴는 조개구이, 드럼통으로 만든 둥그런 화덕 14개가 전부이지만 조개 익어가는 냄새에  묻어나는 여름밤의 진한 향수는 오래전 선술집 풍경 그대로다.

   
저녁시간이 되면 남녀노소 할 것이 몰려드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내부전경

조개구이는 코스요리다. 가격은 3만원이지만 조개와 요리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데 울긋불긋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이 빛깔부터 원초적 미각에 빠져들게 한다. 자리에 앉으면 맨 먼저 동죽,비단조개,홍조개,살조개,소라,돌조개,참조개,모시조개,키조개,가리비,운피조개,민들조개등 12가지의 신선한 조개가 통째로 나오는데 모두가 자연산이다. 겨울에는 굴을 포함하여 16가지 조개가 나온다.

이어서 뜨끈뜨끈한 김치전이 선보이고 양념을 한 대합과 운피 조개가 보인다. 하나씩 맛을 음미해가면 계란 7개 분량의 왕 계란말이가 등장한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럽지만 이것 하나만 가지고도 소주 몇 병은 비울 수 있을 있을 것 같다..

   
뜨끈뜨끈한 김치전

   
양념한 가리비.구워먹는 맛이 일품이다.

   
푸짐한 왕 게란말이
   
양념한 대합,운피조개

곧이어 양념을 한 큼직한 키조개 2개가 나오는데 이것은 초고추장 상태에서 이집의 비법 양념 2~3가지 정도를 넣고 숙성시킨 것인데 이집만의 노하우라고 한다. 그리고 키조개 관자회와 키조개 관자 치즈구이가 식탁을 메운다. 마지막으로 식용 꽃 허브를 올린 가리비회가 나오는데 먹기에 아까울 정도로 아름답다.

이렇게 나온 음식이 화덕 주변을 꽉 채우면서 식탐을 자극하게 된다. 하루일과에 지친 직장인들이 둥그런 식탁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면 저마다 가슴 저미는 삶의 향기가 묻어난다. 지루하지 않게 10번 정도는 직원들의 얼굴을 대면해야하기 때문에 손님들과 친해지는 것도 이집 코스요리의 장점이다. 그러다보니 양이 너무 푸짐하다. ‘배 터져도 책임 못 집니다.’라는 이집 경고문구가 장난이 아니라는 걸 느낀다. 이밖에 조개탕과 가리비회를 판매하고 최근에는 광어회를 1kg에 3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식용꽃 허브가 올려진 가리비회.

   
키조개관자회와 키조개 관자치즈구이

   
먹음직 스럽게 속살을 보이는 조개.

   
1kg 3만원하는 광어회

이집 조개는 80%이상이 북한산이다. 모든 조개는 신선도 때문에 당일 취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조개는 살아서 2~3일이 지나면 육질이 질겨지기 때문에 남으면 손님에게 더 줄망정 다음 날 팔지 않는 걸 경영철직으로 삼고 있다.

   
한상 가득차린 코스요리가 푸짐해 보인다.

이집은 정용근 대표와 부인 강수정씨(35)가 운영하는 집이다. 정 대표는 옥천이 고향으로 멋진 호남형으로 젊은 나이에 이미 산전수전(?)을 겪어 세상사를 달관한 사람처럼 보이는데 시원시원한 성격에 재미있게 사는 사람이다. 3년 전 부인이 조개를 좋아해서 시작하게 된 조개구이는 탁자 6개로 출발했다. 처음에는 의욕만 앞서 조개를 최고급으로 사용하고도 조개를 죽이는 일이 많아 손해도 많이 보았으나 이제는 자타(?)가 공인하는 조개박사가 되었다고 한다.

“조개는 죽어 있으면 안 됩니다. 죽은 것은 곧 상한 것입니다. 그래서 죽은 것을 골라내는 것도 노하우입니다. 죽은 것을 안 쓰는 게 맛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절별로 나가는 조개가 틀리는데 산란기는 피해갑니다. 알이 밴 조개는 구린 맛이 나기 때문입니다.” 정 대표의 조개사랑이 돋보이는 말이다.

   
이집의 노하우인 손질해 놓은 싱싱한 조개류. 죽은 것을 안 쓰는 게 맛의 비결이다.

신선함을 유지하는 노력은 이뿐만 아니다. 입구에 있는 수조에는 각종 살아있는 조개와 해산물이 있는데 냉각기를 달아 수온을 7'c를 유지하기 때문에 최상의 재료를 지켜내고 있다. 조개구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조개를 태우지 않는 것이다, 조개는 익으면 떨어지게 되어있다. 그래서 조개를 구울 때 껍질을 이용해 균형을 잡아줘야 안타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조개구이에서 조개탕이 나오는데 손님이 원하는 조개를 알아서 넣고 끓여 먹는 것도 특징이다.

이집 맛의 비결은 조개 손질에 있다. 조개는 무조건 다 먹는게 아니라고 한다. 조개손질을 할 때 아린 맛이 나기 때문에 떼어 낼 부분이 있다고 한다. 이집만의 노하우다. 이런 영업 방침이 알려지면서 저녁때가 되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최근에는 잘된다고 소문이 나자 궁동, 어은동에 조개구이집이 4군데나 생길 정도다. 그래서 이런 노하우를 여러사람과 공유하기 위해서  기술전수를 해주는 가맹점을 내주고 싶다고 한다. 

   
어은동 유성구청 옆 골목에 있는 '추억이 불타는 조개구이' 전경.오후6시~오전 4시까지 영업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며 타우린 성분이 특히 많은 것으로 알려진 조개류는 간기능 강화, 심근경색 예방에 효과적이다.특유의 감칠맛이 있고 소화 흡수가 잘 되는 영양 만점의 식품이다. 타우린과 베타인은 알코올 성분이 잘 분해되도록 도와주어 술 마신 뒤 간장을 보호하고, 글리코겐 성분은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라 술 마신 다음날 한결 개운한 기분이 들게 한다.

부담없이 4~5명이 먹어도 맛있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이집은 새벽4시까지 영업을 하니 허리띠 풀어놓고 전국 최초로 만든 조개구이 코스요리에 푹  빠져보자. 코스요리의 색다른 맛에 숨겨진 미각을 되찾을 것 같다.늦기전에 빨리 가보자.

가맹점 문의 :042-862-9294 , 010-7937-2369
연락처: 042-862-9294
영업시간: 오후6시~오전 4시
휴일: 2,4째 일요일만 쉰다 (공휴일은 정상 영업)
주차장: 유성구청 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주소: 대전시 유성구 어은동 104-14
좌석: 70석(식탁 14개)
차림표: 조개구이코스요리 30,000원, 조개탕 30,000원, 가리비회 20,000원, 아무거나20,000원, 광어회30,000원 찾아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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