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갈치와 생태(서구 갈마동 경성큰마을 단지촌 옆)

<지난 2012년 4월 부터 생갈치와생태 식당 이름이 철따라맛집으로 바뀌었습니다. 주인과 전화번호. 장소는 그대로이고 생태찌개와 제철에 나오는 음식을 취급하는 곳으로 간판만 바꾸었으니 착오없으시기 바랍니다.-이성희 기자>

생태찌개하면 통통한 살과 얼큰한 국물 맛이 생각난다. 대전에서도 생태요리를 잘 하는 집이 많다. 하지만 집에서 어머니의 정성이 가득 담긴 깔끔한 맛을 내는 생태집을 찾기란 쉽지 않다. 

   
생태찌개. 속이 니글거리지 않고 시원하면서도 뒷맛이 개운한게 일품이다.

대전시 서구 갈마동 경성큰마을 아파트 단지촌 옆 위너스빌 2층에 있는 ‘생 갈치와 생태’(대표 송경화 50).  어머니의 손맛을 느껴가며 정성이 물씬 묻어나는 생태찌개를 맛 볼 수 있는 곳이다. 위치는 한마디로 말하면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큰길 건너편에 있다. 12시가 조금 지났을 뿐인데 가게 안은 벌써 손님들로 버글버글하다. 매큼한 생태찌개 냄새가 코 속을 파고들며 식욕을 자극한다. 

주방에 들어가니 새벽시장에서 가져온 싱싱한 생태가 소쿠리에 가득하다. 한쪽에선 밑반찬 을 만들고, 다른 한쪽에선 생태를 손질하느라 주방 안이 분주하다. 이집은 3년이 지났지만 어느새 갈마동에서 이집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만큼 꽤나 유명한 생태찌개 전문식당이다.

   
돼지고추장 엎어치기. 이름자체도 생소하지만 돼지두루치기다. 전지 살과 쫄떼기 살만 사용하기 때문에 육질이 쫄깃하고 고추장이 들어가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맛을 낸다.

이집 주력메뉴는 생태찌개와 돼지고추장 엎어치기. 생태찌개 큰 것 하나를 시켰더니 세숫대야만한 냄비에 생태하고 야채가 그득히 올려져 나온다. 살이 터지지 않고 그대로 있는 생태가 탱글탱글하다. 비린 맛이 전혀 없고 살은 부드럽다. 알이며 내장도 입안에서 톡톡 터지며 구수하게 퍼진다.

생태찌개가 끓고 육수를 떠먹으면 담백하면서 깊은 맛이 난다. 육수의 착착 감기는 감칠맛이 숟가락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우선 야채를 먼저 먹고 생태 등 내용물을 먹는데 국물이 졸여질수록 더욱 맛이 우러난다. 국물은 얼큰한데 눈물이 핑 돌게 얼얼한 것이 아니라 은근하게 맵다. 연거푸 국자를 퍼 올려도 바닥이 쉽게 드러나지 않을 만큼 양도 넉넉하다.

   
생태찌개는 끓일수록 깊은 맛이 우러난다.

   
앞접시에 국자로 퍼올려도 바닥이 안보인다.

   
돼지고추장 엎어치기를 한점 들어

   
곰취에 시골 된장을 넣고 쌈을 싸서 먹어보자

생태찌개에서 중요한건 육수. 이집육수는 각종야채와 5가지 천연재료를 넣고 4시간정도 끓여 뽑는다. 거기에 고명으로 두부,미나리,콩나물,무,대파,미더덕 그리고 곤이를 넣고 갖은 양념을 해서 나오는데 조미료를 쓰지 않기 때문에 속이 니글거리지 않고 시원하면서도 뒷맛이 개운한게 일품이다.

보기만 해도 싱싱해 보이는 하얀 속살의 생태를 한입 넣으면 입안에서 살살 부서지면서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런 맛 때문에 속 풀이는 물론 식사 때가 되면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밑반찬 10가지.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취나물,총각김치,버섯볶음,고추조림,호박부침,콩조림.시골된장찌개 등과 특히 감칠맛이 돋보이는 부추겉절이가 별미다. 

돼지고추장 엎어치기는 돼지두루치기의 개념을 초월한 맛이다. 집에서 직접 담근 고추장에 갖은 양념을 넣고 듬성듬성 썰은 돼지고기를 불판에 익히면 얼큰하면서도 돼지고기 특유의 부드러운 육질을 맛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집 고추장 엎어치기를 맛본 사람들은 어머니의 손맛이 가득한 두루치기를 떠올릴 법하다.

전지 살과 쫄떼기 살만 사용하기 때문에 육질이 쫄깃하고 고추장이 들어가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맛을 내는데 여기에 곰취와 상추에 쌈을 싸서 먹으면 그 맛이 환상적이다. 거기다 소주한잔 쭉 들이키면 금상첨화다. 고기를 다 먹었으면 남은 양념장에 밥을 비벼 먹어보자. 매콤달콤한 맛이 또 하나의 별미다.

   
부추겉절이. 오뉴월 부추는 인삼 녹용하고도 안 바꾼다는 말이 있다.

   
돼지고추장 엎어치기를 다 먹고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는 맛 또한 별미다.

밑반찬은 10가지가 나오는데 모두가 집에서 해 먹는 맛 그대로다. 반찬 하나에도 정성이 가득하다.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취나물,총각김치,버섯볶음,고추조림,호박부침,콩조림.시골된장찌개 등과 특히 감칠맛이 돋보이는 부추겉절이가 압권이다. 오뉴월 부추는 인삼 녹용하고도 안 바꾼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예로부터 뛰어난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시골에서 담은 된장과 고추장.
   
시골 냄새가 물씬 풍기는 된장찌개

이집의 특징은 주인이 모든 식재료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시장에 가서 직접 사오기 때문에 신선하고 싱싱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음식을 주인이 혼자 다 만든다. 다른 사람 손을 빌릴 수도 있는데도 본인이 직접 만들어야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모든 음식을 찾아주는 손님 한분 한분에게 정성껏 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남의 손에 맡길 수 없다고 한다. 대단한 정성이 아닐 수 없다. 이집을 알 수 있는 대목이 또 있다.

이집 상호에 생 갈치가 들어가는데 처음 시작할 때는 생 갈치로 조림을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생 갈치 공급받기가 어려워 냉동갈치를 취급한다고 한다. 그냥 급냉동한 갈치를 녹여서 생 갈치라고 해도 된다고 하는데 양심을 속이는 일 같아 생 갈치라는 말은 안 한다고 한다.

   
돼지고추장 엎어치기. 이름도 생소하지만 돼지두루치기를 한단계  업(up)시킨  맛이다.
   
송경화 대표. 미모를 자랑하지만 음식만큼은 정직하게 정성을 다해 내놓고 싶다고 한다.

송경화 대표는 충북영동이 고향이지만 대전에서 터를 누른지도 30년이 훌쩍 넘었다. 결혼 후에 남편이 은행 지점장까지 올라 어려움 없이 살았는데 지난 외환위기 때 남편이 퇴출되면서 단란했던 가정에 어려움이 봉착하게 된다. 거기다 설상사상으로 새로 시작한 남편사업이 실패하고 빛 보증까지 문제가 되어 전업주부로 있던 송 대표를 생업전선에 뛰어들게 만든다. 지난 세월의 굴곡은 몇 권의 책을 써도 모자란다고 한다.

생계를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문득 떠오른게 생태찌개였다고 한다. 생태는 남편과 함께 평소에도 즐겨먹었고, 집에서도 자주 생태찌개 요리를 해왔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식당초보(?)가 음식점을 한다고 했을 때는 주변에 있는 친구나 지인들이 6개월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음식하나하나에 내 가족, 내 식구가 먹는다고 생각하고 정성을 담아 음식을 만든다면 손님들이 그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얼마 안돼 음식을 먹어본 미식가들의 입소문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이 지역 최고 웰빙 생태찌개집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대전시 서구 갈마동 경성큰마을 단지촌 옆 위너스빌 2층에 있는 '생갈치와 생태' 전경

“저는 음식 만드는 게 너무 좋습니다. 제가 음식점을 안했으면 여길 찾아주는 좋은 분들을 어떻게 만나겠습니까. 맛이 있던, 없던 간에 마음을 바쳐서 만들기 때문에 우리 집 음식을 먹는 손님들은 건강해 질 것입니다.” 송 대표가 초심을 잃지 않고 손님건강을 생각하며 정성을 다해 만든 음식이기에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변치 않고 이집을 찾을 것이다.

더위 때문에 입맛을 잃기 쉬운 요즘, 미각을 되살리고 싶다면 이집을 찾아보자. 온갖 정성과 최고의 재료가 어우러진 생태찌개 맛만큼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이제 이집을 알았다면 ‘오늘은 뭘 먹을까?’ 하는 고민은 사라질 것 같다.

연락처, 예약: 042-525-2131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30분
휴일: 매주 일요일만 쉰다.(공휴일은 정상영업)
포장: 가능
주차장: 건물 지하에 주차장이 있고 노상에도 무료 주차장이 있다.
주소: 대전시 서구 갈마동1442 위너스 2층 (경성큰마을 단지촌 옆)
차림표: 생태찌개 (소)16,000원, (중),24,000원, (대) 32,000원, 돼지고추장 엎어치기 1인 6,000원.(2인 이상), 돼지수육 (중),20,000원, (대) 25,000원 . 겨울에는 과메기가 일품.

찾아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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