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중부서장 인터뷰서 밝혀..“권력은 견제와 균형 필요”

   
황운하 대전 중부경찰서장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시대적 과제이자 민주주의의 요청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지난 달 25일 단행된 경찰 총경급 전보인사에서 관심이 쏠린 경찰 간부가 있었다. 그 관심은 비단 경찰 내부 뿐 아니라 검찰에서 조차 관심을 둘 수 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2년만에 고향에 돌아온 수사권 독립의 선봉장 황운하 총경

그 주인공은 바로 황운하 총경. 황 총경이 이처럼 검찰과 경찰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그가 바로 몇해전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주창하며 검찰과 대립각을 세웠던 선봉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황 총경이 대전 서부경찰서장으로 발령된 지난 2006년 3월, 황 총경은 검찰에서 요구한 피의자 인치를 거부하며 검찰과 맞서기 시작했다. 검경간 대립이 심각해지자 경찰청은 끝내 황 총경을 경찰종합학교로 문책성 전보 발령했고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난달 자신의 고향인 대전으로 다시금 부임했다.

15일 중부경찰서 자신의 사무실에서 만난 황 총경은 “서부경찰서를 떠난게 정확하게 2006년 9월 25일이니까 만 1년 6개월만에 대전으로 돌아왔다”고 얘기했다.

황 총경은 고향에 돌아온 소감을 “태어나 자란 곳인 만큼 언제나 포근한 느낌을 준다”라며 “2년전에는 공직자로서 주민들에게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투사적인 모습이 아니라 경찰 CEO의 모습, 이상적인 관리자의 모습,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 경찰서장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털어놨다.

“수사권 독립은 견제와 균형이다. 수사와 기소 독점하면 인권 침해”

   
황 총경은 문책성 전보 발령될 당시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인사 발령에 대해 섭섭할 것이 없었지만 그 인사로 인해 마치 경찰과 검찰의 의견 대립에서 경찰이 잘못되거나 힘에서 밀렸다고 생각해 수뇌부를 불신하게 만들까봐 걱정했었다”면서 “그렇게 되면 직원들에게 낭패감과 좌절감, 무력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황 총경은 수사권 독립의 필요성을 견제와 균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사권과 기소권, 재판권 등 형사 사법 시스템은 각각의 권력이 한 사람의 목숨과 인생 전체를 바꿀 수 있는 관계로 국민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라며 “따라서 이들 권력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각각 분권화되면서 상호 견제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수사권과 기소권을 한 기관이 독점적으로 갖는 다른 것은 국민 인권 침해할 수 있는 후진적인 제도”라고 지적한 뒤 “권력은 견제를 받고 균형을 이뤄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 원리고 민주주의 원칙에 충실하자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수사권 독립은 상황 논리가 아닌 시대적 과제이자 민주주의의 요청이다. 형사 사법 제도를 민주화시켜 선진 국가의 표본으로 가자는 것”이라며 “다만 추진하는 전략이 우선적으로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투사적 이미지가 아닌 치안 확보가 우선이다”

황 총경은 이처럼 수사권 독립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지만 지금은 중부경찰서장으로 지역 치안 확립을 우선하겠단다. 황 총경은 “2년전에는 서부경찰서장으로 오기 전 본청에서 수사권 독립을 담당하면서 경찰을 대변하다 보니 강경한 투사적 이미지가 있었다”면서 “지금은 그런 모습보다는 관할 지역의 치안 확보가 우선이고 직원들의 자부심과 명예감을 잃지 않기 위한 관리자적인 모습이 필요할 때”라고 역설했다.

황 총경은 또다시 검찰에서 피의자 인치를 요구할 경우, 방침에 대해서는 “상황을 가정해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그 상황에 맞게 대처하겠다”면서도 “직원들이 위험에 처해지고 도전을 받게 될 경우에는 비겁하게 피하면서 개인의 안위만을 도모하지는 않겠다”면서 속내를 드러냈다.

황 총경은 마지막으로 계급 정년과 관련, “경찰대 출신 등 젊은 간부들이 총경으로 승진하지 못할 경우 우수한 자원들이 조기에 퇴직하게 되는 것은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라며 “그럼에도 해법이 간단치 않다”고 털어놨다.

1962년 대전 출생인 황 총경은 동산중과 서대전고를 거쳐 경찰대(1기)를 졸업한 뒤 경찰에 입문했다. 2004년에는 총경으로 승진한 뒤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을 맡으며 수사권 독립을 주창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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