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별뜨는 집 (대전시 중구 대사동)

서민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고등어조림

연말연시를 맞아 각종 술자리가 많아질 때다. 그러다보면 입맛도 사라진다. 이런 때 잘 익은 김장김치 숭덩숭덩 썰어 넣은 등 푸른 생선 ‘고등어조림’을 먹어보자. 밥도둑이 따로 없다. 국물이 자작한 조림반찬은 김치만큼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그 중에서 고등어조림은 조림반찬 중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포기김치와 익어가는 등푸른 생선 '고등어조림'.

이런 고등어조림 하나로 지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별뜨는 집’(대표: 송화영 )을 찾았다. 이집은 대전시 중구 대사동 보문오거리 현대아파트 앞 복개도로에 있어 이쪽 지리를 잘 모르면 헤맬 수도 있지만,찾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복개도로 밑에 있지만 50년 이상은 족히 보이는 허름한 기와집이다. 이집 주력메뉴는 고등어조림과 갈치조림, 그리고 토종닭백숙과 오리백숙이다.

고등어조림은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음식이다. 이집 고등어조림은 비린내가 전혀 안 나는게 특징이다. 또 보통 고등어조림에는 감자나 무가 필수로 들어가는데 이집은 대신 김치가 들어간다. 김치는 쭉쭉 찢어 먹어야 제 맛이라 포기김치를 그대로 넣는 것도 이집의 특징이다.

   
갈치조림.여기에는 김치가 안들어가고 감자,무가 들어가는데 얼큰한 맛이 그만이다.
곰삭은 김치와 고등어가 어우러져 얼큰하고 새콤한 맛을 내는 고등어조림은 얼마나 얼큰한지 정신없이 먹고 있노라면 어느새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는 걸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걸쭉한 국물에 김치밖에 들어가는 게 없지만 그 맛은 정말 환상적이다. 이 맛에 식사 때가 되면 밀려드는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고등어조림의 맛을 내는 데는 육수와 양념장에 그 비밀이 있다. 다시마,무 등 10여가지 천연재료를 넣고 끊여낸 육수는 이집만의 비법이다. 양념장 역시 고추가루 등 12가지 재료를 넣고 만든 특수양념이 생선의 비린내를 완전히 없애주는데, 이 또한 이집만의 노하우라고 한다.

   
송 대표가 매일 아침 직접 만든다는 밑반찬. 정갈하고 정성이 있어 맛있다.

주인이 직접 만드는 밑반찬에 정성 가득

밑반찬은 매일 계절에 맞는 음식으로 바뀌어 나오지만 고사리무침,호박무침,배추무침,동치미,버섯무침,고사리무침 등 12가지 음식이 뭐하나 버릴 것이 없다. 모두가 입맛에 딱 맞는다. 모든 밑반찬은 어떤 일이 있어도 송 대표가 직접 만든다. 왜냐하면 재료선정에서 부터 맛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함이지만, 주인의 정성으로 손님들의 건강을 기원하기 때문이란다.

“저는 음식을 만들 때 내 부모 형제가 먹는다고 생각하고 음식을 만듭니다. 그리고 매일 아침에 반찬을 만들면서 기도를 합니다. 이 음식을 드시는 손님이 항상 건강하고 하시는 사업 잘되라고 말입니다. 손님들이 건강하고 사업이 잘 돼야 우리 집을 다시 찾을 게 아닙니까.” 송 대표가 겸연쩍어 하면서도 손님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헤아린다는 말에 힘을 준다.

   
닭백숙.쫀득하고 담백하다.

맞는 말이다.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이라 생각하고 만든 음식 하나하나의 정성이 이집을 다시 찾게 만드는 비결이 아닐까. 가격도 6천원이지만 손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점심 때만 5천원을 받는데 별로 남는게 없을 것 같다.

이집은 고등어조림 외에 갈치조림과 닭백숙, 그리고 오리백숙도 인기가 많다. 닭백숙은 엄나무를 비롯하여 10여가지 한방재료로 국물을 우려낸 다음 고명으로 대추.밤.은행.인삼.구기자.마늘.황기 등을 넣고 나오는데 구수하고 쫀득한게 일품이다. 하지만 이집의 특색은 살코기를 소금에 찍어 먹는 것이 아니라 잘 익은 배추김치와 함께 싸서 먹는게 다른 집과 다르다. 벌건 김치에 닭고기를 듬뿍 싸서 입안에 넣으면 김치향이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둘이서도 닭 한마리는 금새 해치운다.

   
벌건 포기김치와 함께 싸 먹는 백숙 맛이 별미다.

음식 달인이 만든 '등푸른 생선' 고등어로 건강 챙겨

송화영 대표는 금산이 고향이다. 대전에서 음식업계에 종사한지 17년이 지났지만 이런 송 대표를 보고 종업원들은 음식의 달인이라고 평한다. 어린시절 친정에서 음식 만들기에 관심이 많아 초등학교 다닐 때 이미 두부를 만들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런 송대표가 고등어조림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원래는 아귀찜과 백숙전문가였다. 이집을 운영하기 전에 동구 가양동에서 오징어칼국수와 아귀찜으로 유명했던 ‘명동칼국수’를 10년간 운영해서 웬만한 미식가들에게는 낮 설지 않은 인물이다. 하지만 이곳으로 오면서 서민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음식을 개발한 것이 오늘날의 ‘고등어조림’이다. 한마디로 주특기가 바뀐 셈이다. 
 

   
송화영 대표. 음식의 달인 소리를 듣는다.
   
포기김치. 백숙에도 싸먹고 조림에도 들어간다.

 다소곳한 맵시에 얼굴도 예쁘지만 영락없는 현모양처다. 항상 미소 띤 얼굴과 친절함,그리고 푸짐한 인심 때문에 손님들이 한 가족같이 좋아한다. 실제로 이집을 찾는 손님들은 단골손님이 대부분인데 손님들이 종업원들과 가족처럼 허물없이 지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모두가 송 대표의 후덕한 인심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대전시 중구 대사동 충무체육관 후문 앞 복개도로 밑에 있는 별뜨는 집.
정어리와 전갱이,꽁치와 함께 4대 ‘등 푸른 생선’으로 불리는 고등어는 동맥경화나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성인병 예방과 혈압강화 및 편두통 해소에도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는 불포화지방산과 머리를 좋게 하는 DHA 성분을 많이 포함한 ‘우리 몸에 이로운’ 생선이다.

이제 식사시간이 되면 '무엇을 먹을까'하는 고민은 하지말자. 별뜨는 집이 모두 해결해 줄 것 같다..

예약, 연락처:  042-222-3838
영업시간: 오전11시 30분~오후10시
휴일: 매주 2,4째주 일요일
주차장: 별도 주차장은 없지만 식당 앞에 있는 복개도로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주소: 대전광역시 중구 대사동 69-2
좌석 :70석
차림표: 고등어조림6,000원(점심특선 5천원),  갈치조림 6,000원,  토종닭백숙, 오리백숙 30,000원.
찾아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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