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동강식당 (대전시 유성구 원내동)

옛날 시골에서 먹던 토속적인 맛이 특징

어느 계절보다도 청국장은 찬바람이 불어야 제 맛이 난다. 냄새가 자극적이어서 요즘 아이들은 코를 싸쥘지 모르지만 어른들은 큼큼한 청국장 특유의 진한 향내가 여간 구수한게 아니다. 그런 청국장이 천연 보약으로 각광받으면서 요즘 청국장 열풍이 일고 있다. 그래서 청국장 잘 하는 집을 찾아보지만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토속적인 청국장 집을 찾는게 쉽지는 않다.

   
▲ 그 옛날 어머니의 손맛을 고스란히 담은 제조 방식으로 끓여내는 청국장.

대전에서 청국장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 동강식당(대표: 전백기 55)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집은 유성구 진잠동사무소 앞에 있어 찾기가 쉽다. 진잠은 과거와는 달리 신흥개발지역으로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발전 속도가 빠른 곳이지만 이집은 족히 80년은 되 보이는 오래된 집이다. 그래서 보기에도 허름하고 집 구조 역시 어린시절이 떠올라 왠지 낯설지가 않다. 오히려 친근감을 주는 듯 입구에 들어서면 벌써 구수한 청국장 내음이 코끝을 자극한다.

이집은 청국장과 청국 두부전골 그리고 한방 오리백숙이 주력메뉴다. 청국장은 청양과 공주에서 나오는 순수 국산 콩으로 직접 담그는데 그 옛날 시골에서 먹던 그대로 토속적인 맛이 특징이다. 맛은 진하고 냄새가 역하지 않으면서도 구수하고 깊은 맛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한다.

   
▲ 청국두부전골. 통콩을 쓰기 때문에 영양이 풍부하다.

한마디로 옛날 어머니가 끓여주던 청국장 맛과 토속적인 냄새까지 어우러져 세월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집이다. 그래서 청국장의 걸쭉한 국물을 들이켜다 보면 어느새 시골 사랑방 아랫목에 와 있는 기분이다.그러다보니 그 맛을 잊지 못하는 손님들이 식사 때가 되면 언제나 붐빈다.

청국장 하루 한 숟가락이면 보약보다 낫다.

최고의 청국장을 만든다는 자부심 하나가 별도 특제 육수를 만드는 일은 물론, 청국장에만 들어가는 무청김치를 별도로 담글 정도로 맛에 신경을 쓴다. 보통 청국장에는 잘 볼 수 없는 무청의 익힌 맛과 청국장이 어우러져 텁텁하지 않고 구수하면서 개운한 맛이 뒷맛까지 깔끔하게 만든다.

   
▲각종 한방재료를 넣고 만든 한방오리 백숙

팔팔 끓은 청국장을 밥과 함께 먹으면 금세 숟가락질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밥 한 숟갈 먹고 청국장 한 숟갈 뜨면 입 안에서는 고소한 청국장의 향기와 부드럽게 씹히는 청국장 콩이 두부 등 각종 식재들과 섞여서 기가 막힌 맛을 연출하니 허겁지겁 먹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아니면 큼지막한 대접에 밥을 넉넉히 담고 이집 밑반찬인 콩나물, 열무 겉저리, 무생채등 각종야채를 넣고 걸쭉한 청국장에 쓱쓱 비벼 먹는 맛 또한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내기에 충분하다.

   
▲ 청국장과 한방오리백숙을 시켜놓고 맛있게 먹는 손님들 모습

청국두부전골은 이집에서 술안주용으로 개발한 메뉴지만 매콤하고 개운 한 맛이 특징이다. 청국장에는 절구에 찐 콩을 사용하지만 전골에서는 청국장 통 콩을 쓴다.

청국장을 띄우면 찐득찐득하게 실처럼 오르는 부분이 있는데 이 속에는 혈전을 용해시켜주는 ‘나토키나제’라는 콩 단백 분해 효소가 들어 있어 ‘중풍환자도 겨우내 청국장을 한 사발씩 먹으면 문지방을 사뿐히 넘었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영양이 풍부하다. 거기다 무, 버섯과 직접 주문 제작한 연두부가 끓게 되면 독특한 맛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 식당 앞에 있는 텃밭. 이곳에서 밑반찬으로 쓰는 고추,열무,가지,대파,호박,무 등 모든 채소를 직접 재배해서 사용해서 손님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한방오리백숙은 엄나무,황기,인삼,구기자,대추,녹각등 한약재료를 넣고 백숙을 만드는데 한약에서 나오는 은은한 향과 어울려 구수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하지만 이것 역시 오리,닭뼈와 발을 푹 고아 자체육수를 만드는데 이집만의 그 비법이 있다.

고기를 다 건져먹고 나면 보통 찰밥이나 죽이 나오는데, 이집은 우리 몸에 해열·해독작용을 하는 녹두죽이 나오는게 특징이다. 이 맛 또한 구수하고 담백한 맛을 더해준다.

   
▲ 오리백숙을 다 먹고 난 후 나오는 녹두죽
   
▲ 양푼에다 나물을 넣고 비벼 먹는 맛도 일품

밑반찬은 7가지가 나오는데 모두가 식당 뒤에 있는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무공해 채소로 만드는게 특징이다. 그래서 고추,호박,생채,콩나물,가지,열무겉저리,물김치 등을 먹어보면 맛도 맛이지만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신선한 야채에 손님들의 호평이 대단하다.

   
▲전백기 대표와 정길자부부(오른쪽 부터)

   
▲ 텃밭에서 재배한 채소로 만든 밑반찬

최고의 건강식으로 각광받는 청국장

전백기 대표는 공주 탄천이 고향이다. 대전에서 학교를 다니고 10년 동안 정육점을 운영하다 5년 전 고향에서 어머니가가 해주던 청국장 맛이 생각나 그 비법을 전수받고 진잠에 들어와 토속 청국장집을 열게 된다. 그래서 청국장 담는 일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전대표의 몫이다. 일주일에 50Kg 이상을 소비한다고 하니 청국장 담는 기술이 보통은 아닌 것 같다.

부인 정길자씨(55)는 전 대표와 동갑나기 부부지만 주방을 꽉 잡고 있다. 청양군 청남이 고향인 인심 좋은 전형적인 충청도 아줌마다. 어려서부터 7만m2(2만평)이상 농사를 짓는 부농의 장녀로 태어나 부잣집 딸 소리를 듣고 자랐지만, 집안에 식객이 많아 모든 음식을 담당했던 친정엄마 밑에서 어깨너머로 배운 음식솜씨가 지금은 고향의 맛을 간직하며 동강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손님들에게 뭐든 퍼주는 재미와 음식 만드는 게 천성이라고 말하지만 아직도 수줍음을 타는 새색시 같다.

   
▲ 유성구 진잠동사무소 앞에 있는 동강전경. 100여년 된 구옥이라 허름하다.

Slow food slow life(슬로푸드 슬로라이프), Fast food fast life (패스트푸드 패스트라이프)’라는 말이 있다. “콩으로 만든 청국장이나 두부 같은 슬로푸드를 먹으면 ‘늦게 가고’, 패스트푸드를 즐기면 그만큼 ‘빨리 간다.’는 말이다.

   
▲ 식당 앞에 있는 주차장. 20-30대는 너끈히 주차 할 수 있어 주차문제는 걱정이 없다.

특유의 냄새로 집에서 만들거나 끓여 먹기에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청국장이 이제는 최고의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고혈압을 예방해주고 칼슘 등 영양물질의 체내 흡수를 도와주고 항암효과는 물론 변비와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등 많은 효능을 가지고 있는 청국장. 청국장 하루 한 숟가락이면 보약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오늘 ‘동강’에서 영양만점인 구수한 청국장 한 그릇 두둑이 먹고 건강을 지켜보자. 진잠으로 빨리 가보자.

예약, 연락처: 543-1910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휴일: 연중무휴(명절 때는 쉰다)
주차장: 식당 앞에 20~30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어 주차에는 문제 없다.
주소: 대전광역시 유성구 원내동 225-4
포장: 가능 , 좌석: 60석, - 연회석 완비 20~50명 (각종 모임,단체환영)
차림표:  청국장 4,000원,  한방오리백숙 30,000원, 청국두부전골 (2인)10,000원, 비지장 4,000원, 토끼탕   35,000원, 닭백숙 25,000원
찾아오시는 길

   

이성희 기자는 대전MBC 라디오 FM (97.5Mhz)  오후의 발견 프로그램에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맛있는 토요일' 에 출연하여 우리지역의 맛집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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